한상재: 석작 _ 어머니의 버들고리

2019.10.15 ▶ 2019.10.20

류가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6-4 (청운동, 청운주택) 전시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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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9년 10월 19일 토요일 05: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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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재

    석작 Digital Prin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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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작> _ Digital Print. 201 Digital Prin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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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ess Release

    석작. 한 세대 전만해도 자주 쓰이던 물건인데 이제는 아는 이가 드물다. 나무로 만든 궤나 농이 발달하기 이전부터 생활용품을 담는 용도로 사용되던 바구니 함으로, 20세기 초까지 서민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버드나무가지로 주로 엮어서 버들고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었다.

    사진가 한상재는 몇 해 전 노모가 홀로 지내시던 친정집에서 석작 하나를 발견했다. 사진을 하면서부터 사람의 동태에서 소소한 물건들의 형태에 이르기까지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시선이 생겼다.

    낡은 석작 안에는, 어머니의 세월이 응축되어 담겨 있었다. 손 글씨로 ‘미싱’이라고 써 붙인 재봉틀기름에서부터 쓰다 남은 공책으로 만든 가계부와 돌아가신 아버지의 은수저, 브로치 같은 작은 장신구들... 쓰임이 다했는데도 버리지 않고 석작 안에 간직했으니, 어머니가 오래 사랑했던 물건들이다.

    군데군데 좀이 먹은 빛바랜 한복 치마에 남아있는 고운 산호색은 그런 엄마의 꽃다운 시간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산호색 치마를 보면서, 작가는 이 사물들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했던 엄마의 마음을 무심히 지나칠 수가 없었다. 버려지기 전에 사진으로 기록해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올해 93세인 엄마는 병원 침대에 누워, 언제 다시 집으로 돌아올지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가끔씩 비어 있는 엄마의 아파트에 가서 화분에 물을 줄 때마다 엄마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에 초조해졌다. 딸인 내가 엄마의 물건을 챙기고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상재는 25년간 학교에서 역사 선생님으로 재직했고, 명예퇴직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했다. 카메라에 가장 먼저 담은 피사체는 남편이었다. ‘가깝고도 먼 타자’로서 남편을 사진에 담아 <오래 기다려온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전시를 열었다.

    첫 전시 당시, 가족들의 이야기와 여성의 삶의 자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작업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자신의 생활 속에서, 가까운 관계 안에서의 ‘사유와 성찰로서의 사진’을 5년 여 만에 <석작>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어머니께 묻고 기억을 되살려서, 각각의 사물에 얽힌 사연들까지 더해 동명의 작은 사진집도 엮었다.

    한상재 사진전 <석작>은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류가헌 전시2관에서 열린다.



    몇 년 전 부터 엄마 혼자 계시는 친정집에 갈 때 마다 소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 왔다. 그것은 내가 사진을 배우기 시작 하면서부터 나타난 변화였다. 오랜 세월 엄마와 함께 한 물건들이 버려지기 전에 사진으로 찍어 두고 싶어서 그것 들을 조금씩 챙겨 왔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서서히 관심에서 멀어졌다.
    2년 전 엄마는 아파트 경로당에서 운동을 하다가 허리에 통증이 생겨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1927년생으로 올해 93세인 엄마는 병원 침대에 누워 생활을 하다 보니 근력이 약화되어 언제 다시 집에 돌아올 수 있을지 기약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가끔씩 비어 있는 엄마의 아파트에 가서 화분에 물을 줄 때 마다 엄마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에 초조해졌다. 그러면서 딸인 내가 엄마의 물건을 챙기고 정리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뒤적여 보던 어느 날 석작을 열어 보게 되었다. 석작 안에는 오랫동안 켜켜이 쌓인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좀먹고 얼룩진 치마와 한지, 광목 이불 호청, 숟가락 등이 몇 십 년 만에 햇빛을 보게 되었다.
    물건 하나하나에서는 엄마와 내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자연스럽게 잃어버렸던 내 유년의 퍼즐들이 듬성듬성 조각을 맞춰가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엄마와 함께 나의 시간들을 찍기 시작했다.

    유난히 빨리 흐르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나는 아직 엄마와의 이별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이 책을 나의 엄마 안계현 여사에게 바친다.

    2019. 9
    ■ 한상재

    전시제목한상재: 석작 _ 어머니의 버들고리

    전시기간2019.10.15(화) - 2019.10.20(일)

    참여작가 한상재

    초대일시2019년 10월 19일 토요일 05:00pm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사진

    관람료무료

    장소류가헌 Ryugaheon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6-4 (청운동, 청운주택) 전시2관)

    연락처02-72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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