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기 사진전: 나의 할머니, 오효순

2020.03.31 ▶ 2020.04.12

류가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6-4 (청운동, 청운주택) 전시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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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20년 03월 31일 화요일 06: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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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기

    나의 할머니, 오효순 Archival Pigment Print,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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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기

    나의 할머니, 오효순 Archival Pigment Print,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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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기

    나의 할머니, 오효순 Archival Pigment Print,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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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기

    나의 할머니, 오효순 Archival Pigment Print,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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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기

    나의 할머니, 오효순 Archival Pigment Print, 2005

  • Press Release

    ‘나의 할머니, 오효순’.

    1924년에 태어나 일제 식민치하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이십대에 6.25전쟁을 겪었다.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서 6남매를 기르며 밥벌이를 하느라 노년에는 성하게 남은 손발톱이 없었다. 95세에 임종하기까지 15년 동안 치매를 앓았다. 처음엔 귀가 잘 안 들리다가 점점 기억과 인지능력을 잃어갔다. 밥벌이로 해 온 바느질의 기억만은 남아, 불편한 손으로 바늘이 들어가는 것이면 무엇이든 집안의 물건들을 꿰매었다.

    어느 날부터 ‘아픈 할머니’와 살게 된 손자는, 할머니와 교감하고 난생 처음 맞닥뜨리는 낯선 병을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 카메라를 손에 들었다. 당신을 찍는 것에 손사래를 치는 할머니에게 카메라가 혹시 폭력은 아닐까 고민하는 사이, 할머니가 먼저 카메라를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나중에는 다른 가족은 물론이고, 관계의 가운데에 카메라를 두었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손자조차 알아보지 못하였다.

    처음 귀가 잘 안 들린다 하시던 무렵부터 임종을 맞기까지, 치매를 앓는 할머니의 십 수 년을 사진으로 기록한 김선기의 사진 <나의 할머니, 오효순>. 쇠잔해가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를 보살피는 가족들의 모습 사이에, 실로 삐뚤빼뚤 꿰맨 바느질 자국이 상흔처럼 남아있는 곰 인형의 얼굴이 함께다.

    사진 속에서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듯, 청년이던 손자는 그 사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었다. 현재는 MBC 영상미술국의 촬영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이런저런 다양한 실상들을 영상으로 기록하여 전파하는 일을 하는 그이기에, 자신의 사적 이야기인 <나의 할머니, 오효순>을 우리가 함께 나누고 생각해보아야 할 질병, 늙음, 돌봄, 죽음에 관한 공적 이야기로서 세상에 내보이게 되었을 것이다.

    애잔하면서도 뭉클한 40여 점의 흑백사진이 전시되는 <나의 할머니, 오효순>은, 3월 31일부터 종로구 청운동에 소재한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 전시2관에서 열린다.

    ‘할머니 1주기를 맞아 산소에 꽃을 심었다. 화분에 담겨있던 풀과 꽃이 땅에 뿌리를 내리자마자 벌이 찾아왔다. 할머니께서 찾아와 인사를 한 것처럼 따뜻한 봄바람이 가족에게 불었다.’ 김선기의 작업노트, 마지막 문구다.
    ■ 류가헌



    작가 노트

    몹시 아프던 날 나를 들쳐 업고 달리던 땀에 젖은 등자락
    이제 난 알지 돌아가셨어도 나에게 누나에게 살아있음을
    어머니, 아버지에게 숨 쉬는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中 루시드폴

    어린 시절 명절에만 할머니를 만났던 나에게 애틋한 할머니와의 추억은 한 손을 펴서 헤아려도 손가락 개수가 남을 만큼 별로 없었다. 그런 할머니와 갑자기 함께 살게 되었다. 아버지께서 칠순이 넘은 노모를 모시기로 하셨다. 처음엔 잘 안 들린다고 말씀하시던 할머니는 점점 기억과 인지 능력을 잃어갔다. 치매는 당사자에게도 힘든 시간이지만 가족에게도 고통이었다. 집을 나서 돌아오지 않는 날에는 온 가족이 나서 할머니를 찾아야 했고 밤새 소리를 지르시는 날에 우리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아픈 할머니를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할머니와 교감의 시작이었다. 치매 초기에 혈기 왕성한 할머니는 이유 없이 집을 나서 거리를 방황하셨고 방에 있는 서랍을 모조리 꺼냈다 넣기를 반복하는 등 알 수 없는 행동을 하셨다. 당신을 찍는 것에 육두문자를 남발하는 할머니 앞에서 나는 카메라가 폭력은 아닐까 망설인 적도 많았다. 내가 고민의 결론을 내리기 전에 할머니께서 먼저 카메라를 신경 쓰시지 않게 되었다. 할머니와 나는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벽을 허물었다.

    할머니는 점점 기력이 쇠하셔서 걷지 못하게 되었고 가끔은 나의 존재를 그리고 가족을 몰라보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나는 카메라를 놓고 바쁜 일상에 쫓겨 살았지만 어머니께서는 변함없이 할머니를 돌보셨다. 흑백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며 간직했던 할머니의 형상이 화석이라도 된 듯 야윈 할머니의 모습만이 남았을 때 나는 의무감처럼 할머니를 다시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어머니께서 할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하던 때의 연세가 되셨다. 병간호의 세월 동안 어머니는 함께 아프시고 늙으셨지만 담담하게 일상으로 받아들이셨다. 2019년 3월 1일, 할머니께서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소천하셨다.

    1924년생 할머니, 오효순.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일제 식민지 시대, 6.25 전쟁도 아닌 6남매를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짊어졌어야 할 삶의 무게를 감당하는 시간이지 않았을까? 그 짐이 너무나도 무거웠기에 할머니의 여생 동안 성하게 남은 손발톱은 없었다. 밥벌이의 무게가 남긴 몸의 기억은 치매를 앓는 동안에도 불편한 손으로 바느질을 하는 상흔을 남겼다. 그렇게 할머니는 삶을 내려놓을 때도 쉽게 놓지 못하시고 계속 꿈을 꾸셨는지도 모르겠다. 치매를 앓고 떠나신 할머니의 15년의 세월이 그동안 꿈을 꾸시다 돌아가신 것만 같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처음엔 악몽이었을지 몰라도 마지막에는 행복한 꿈이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할머니 1주기를 맞아 산소에 꽃을 심었다. 화분에 담겨있던 풀과 꽃이 땅에 뿌리를 내리자마자 벌이 찾아왔다. 할머니께서 찾아와 인사를 한 것처럼 따뜻한 봄바람이 가족에게 불었다.

    전시제목김선기 사진전: 나의 할머니, 오효순

    전시기간2020.03.31(화) - 2020.04.12(일)

    참여작가 김선기

    초대일시2020년 03월 31일 화요일 06:00pm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장르사진

    관람료무료

    장소류가헌 Ryugaheon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6-4 (청운동, 청운주택) 전시 2관)

    연락처02-72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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