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진 : 거룩한 생명들의 탄생

2022.01.12 ▶ 2022.01.18

갤러리 도스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 (팔판동, 갤러리 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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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진

    도식적 원형의 군집1 장지에 동양화 물감, 80cm×80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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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진

    붉은색 원형의 군집1 장지에 동양화 물감, 80cm×80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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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진

    초록색 원형의 군집1 장지에 동양화 물감, 80cm×80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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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진

    초록색 원형의 군집4 장지에 동양화 물감, 80cm×80cm, 2016

  • Press Release

    생명의 한 형태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혜린

    롤랑 바르트는 자신의 저서 『사랑의 단상』에서 사랑에 대한 담론을 재현하는 텍스트들을 구성했다. 그 중 “그대로 TEL”에 대해서는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이를 정의해야만 하는 그 끊임없는 요청 앞에 자신이 내리는 정의의 불확실성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모든 형용사가 배제된,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받아들이는 지혜를 가질 수 있기를 꿈꾼다, 라고 밝혔다. 어떠한 대상이든 가치이든 현상이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과정과 가치가 있다. 바로 본질에 대한 인정과 그로부터의 파악과 이해이다. 이를 통해 모호하고 신비로운 것, 숨겨진 것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로 긍정함으로써 어떠한 것에 대한 주체가 되고 그에 따른 권리를 획득할 준비를 마치게 되는 것이다.

    권민진의 작품세계는 기독교적 의미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작가는 종교에 의해 조직된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성도들의 관계에 궁금증을 가졌다. 초반에는 하나의 작고 막연한 관심이었을 것이나 빛이자 절대자로서 역할하는 예수라는 존재에 대한 인정은 그로부터의 하나됨과 이를 소망하는 구성원들에 대한 존중과 파악 그리고 이해로까지 사고를 확장시켰다.

    기독교 미술은 서양미술사에서 끊임없이 언급되는 만큼 역사가 깊다. 예수가 탄생하기 이전의 상태부터 예수의 탄생은 물론 그 이후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과 같이 성서를 기반으로 한 주제들이 광범위하게 담겼다. 교회와 성당이 소장하는 제단화의 경우에는 예수를 은유하는 양 같은 동물의 피 흘리는 모습은 물론 온전한 모습까지 여러 모습을 화면 안에 시각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죽음을 통해 부활하는 예수와 그에 대한 믿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예수와의 만찬을 주제로 삼은 작품들에는 떡과 포도주가 묘사되어 있음으로써 성서에 대한 지식이 없는 현대의 이들조차도 그것들이 예수의 몸과 살을 대변함을 직관할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작품을 성경구절과 연관 지어 해석함으로써 이해하고자 한다. 떡과 포도주의 만찬은 예수를 먹고 마시는 행위와 같으며, 양은 피를 흘리며 죽었으나 영적인 몸을 입고 다시 태어난 바 이는 육신의 죽음을 통해 영적으로 부활하며 하나님 안에서 모두 살아 있게 됨으로 수용한다. 즉 있는 그대로의 기독교적인 도상들을 파악하고 그로부터 본질적인 의미를 도출시킴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간직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사랑의 작업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작업은 정신적이고 감성적이기는 하나 감정을 앞세우지는 않는다. 작가는 작품관의 확립을 위해 영리하게 이를 과학적인 의미와도 결부시킨다. 예수와 동일시되는 빛을 양자역학의 원리에 근거하여 광자인 흰 알갱이 즉 흰 점들로 표현하고자 한다. 또한 비가시적이지만 원자 및 광자들이 교류하고 변화한다는 과학적 사실을 인간의 생로병사와 하나님을 믿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기독교적인 의미와 관계 짓는다. 또한 예수가 세상에 태어나고 죽고 다시 부활하여 재림하는 순환적 일대기를 태어나고 성숙되다가 흩어지고 사라짐으로써 다시 새로운 생으로 창조되는 생명의 한 형태로도 헤아리고자 한다. 이를 통해 어떤 삶을 수태하고 빛을 향해 낳아 기름으로써 찬란하게 생존하도록 만들다가 순리에 의해 흐드러지는 것을 통해 또 다른 새로운 생을 기약해 주는 세상 만물의 이치가 작품에 묻어나게 되는 것이다.

    권민진의 이러한 철학은 화면 안에서 만물의 원리인 원자가 빛을 마중하는 순간으로 만발한다. 크고 작은 점을 닮은 원형들은 단순한 도식이나 도형에 머무르지 않는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루는 원자의 형태로 이식되고 빛을 받는 순간으로의 전이를 통해 윤기를 얻는다. 이 뜨겁고도 따스한 만남은 생명력으로 생동한다. 절대자로 표상되는 빛을 머금어 색을 입고 생으로 잉태된 원형의 형태들은 서로 마주하고 스치며, 조화를 이루고 균형을 잡으면서 교감한다. 그들이 어우러지며 관계될수록 생기를 띠는 화면이 조성된다. 선명하게 밝은 빛이 내리쬐고 온화하게 푸른 생명수가 흐름으로써 마침내 무수한 원자들이 생명으로 기록되는 순간에, 영과 혼과 육을 갖춘 기독교적 세계관의 생명이 전율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권민진은 기독교적인 철학을 온전히 존중하고 이해함으로써 자신만의 것으로 체득한 것이나 다름없다. 오래 전 하나님의 말씀이 죽음과 변화에 대한 부정과 두려움 없이, 탄생과 죽음을 통해 다시 새로운 삶을 얻는 자연의 순리 그대로로 긍정됨으로써 사랑의 철학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때문에 바로 여기 고개를 들어 기꺼이 환한 빛을 맞는 하나의 생이 자리한다. 사랑을 머금고 환희하는 생명의 한 형태가 빛난다.


    작가노트

    사도신경의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 ‘하나님을 머리로 그의 몸을 이루는 교회의 하나 됨’은 성찬식의 예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심과 연관되어 탐구되었고, 이는 양자역학으로 이어졌습니다. 양자역학의 지식이 없는 상태로 그려진 그림의 형태 안에 발견한 양자역학적 질서는 표현하고자 하는 성경의 진리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이러한 발견들은 저에게는 아서 단토의 예술의 종말 선언에 대한 낙담에서 고흐의 영혼을 송두리째 표현한 존엄한 예술의 발견이 되었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자양분이 되어 주었습니다.

    예수의 성찬식은 성도 안에 성령으로 임하여, 예수의 삶을 이어가게 되는 성도들의 피와 살을 나눔으로 연상되었습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하여 시작한 점을 찍음은 성도들이 살과 피가 점으로 서로에게 나눠주며 공동체를 이루고 있음을 표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또한 게슈탈트의 부분의 합은 총합과 다르다는 이론처럼 다양한 색의 원형들이 맞닿는 교집합은 새로운 색을 만들어 내는데, 이를 통해 공회가 이루어 감을 ‘도식적 원형의 군집’ 시리즈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는 성경에 예수는 빛이라는 선언을 바탕으로 하여 빛의 생명으로 탄생하는 성도들의 모습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실제로 만물을 구성하는 원자들은 광자(빛알갱이)를 매개로 불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보고 듣고 만지는 행동뿐 아니라, 생각하는 기능도 광자들의 전자기력으로 가능하기에 인간은 원자들과 광자들로 구성된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죽음은 원자들과 광자들의 흩어짐이며, 흩어진 원자들과 광자들은 다른 물질을 구성하게 됩니다. 즉, 죽음은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집니다.

    오산리기도원에는 먼저 천국 간 성도님들의 많은 무덤들이 있고, 그곳에 존경하고 사랑하는 고 조용기 목사님 내외분의 무덤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 목사님의 죽음의 충격과 슬픔은 천국의 안식의 측면뿐 아니라 양자역학의 질서에서도 슬퍼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을 구성했던 원자들과 광자들은 흩어져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지며, 그들의 헌신과 기도와 정신은 현세대와 다음 세대의 정신의 토대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시의 작업들은 그들의 죽음이 또 다른 거룩한 생명의 탄생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을 목도한 기록입니다. 르네 위그는 예술이 총체적인 우리의 본성을 표현하는 영혼의 언어라 하였습니다. 저의 작업이 저의 영혼의 총체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계시는 하나님과 그 신앙을 이끌어 준 고 조용기 목사님의 사랑과 헌신에 조금이나마 보답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전시제목권민진 : 거룩한 생명들의 탄생

    전시기간2022.01.12(수) - 2022.01.18(화)

    참여작가 권민진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 (팔판동, 갤러리 도스) )

    연락처02-737-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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