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낙원'을 그리다 - 뉴욕의 한인화가 포 킴

2022.05.06 ▶ 2022.06.12

갤러리 학고재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소격동, 학고재) 학고재 본관, 학고재 오룸(O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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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 킴(김보현)

    파랑새 Blue Bird 1986-88, 캔버스에 아크릴릭 Acrylic on canvas, 213.36x548.6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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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 킴(김보현)

    파란 Ŀư Blue Curtain 1992, 천에 유채 Oil on cotton, 101.6x121.9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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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 킴(김보현)

    일곱 개의 머리 Seven Heads 1992, 리넨에 아크릴릭 Acrylic on linen, 182.88x152.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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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 킴(김보현)

    따스한 섬 Warm Island 1998, 캔버스에 아크릴릭 Acrylic on canvas, 213.36x182.8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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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 킴(김보현)

    연못 1 Pond 1 2000, 리넨에 아크릴릭 Acrylic on linen, 63.5x76.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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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 킴(김보현)

    날아가는 새와 물고기 Flying Birds and Fish 2006, 캔버스에 콜라주, 아크릴릭 Collage and acrylic on canvas, 182.88x152.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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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 킴(김보현)

    호랑이 1 Tiger 1 2002, 캔버스에 아크릴릭 Acrylic on canvas, 116.84x96.52cm

  • Press Release

    ‘지상의 낙원’을 그리다

    1. 포 킴(Po Kim, 1917-2014). 본명은 보현(寶鉉). 1955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살았던 제1세대 한인 화가다. 일본에서 그림을 배운 그는 해방 이후 조선대 교수로 후진을 양성하는가 하면, 광주를 중심으로 선구적인 작품 활동을 펼쳤다. 시간은 해방공간과 6. 25전쟁의 소용돌이로 내달리고 있었다. 이 격동기에 김보현의 삶도 크게 출렁이었다. 좌익 혐의로 고문을 당하는가 하면, 친미 반동분자로 몰려 죽음의 문턱에 섰다.

    김보현은 미국으로 훌쩍 떠났다. 일리노이대학의 연구원 자격이었다. 1년이 지난 뒤 아예 뉴욕에 눌러앉았다. 이념의 족쇄를 스스로 풀어 제치고 자유의 세계로 ‘탈출’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으리라. 미국으로의 이주는 화가 포 킴의 생애 궤도를 극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것은 벅찬 자유로의 여행이자 외로운 디아스포라(diaspora, 이산)의 출발이었다. 그 이후 김보현의 이름은 한국미술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포 킴의 삶이 활짝 열렸다. 포 킴은 60여 년 동안 뉴욕에서 살다 그곳에서 눈을 감았다.

    포 킴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이미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굵직한 전시가 열려 그 예술적 성가(聲價)가 알려진 바 있다. 그의 예술 유산의 일부는 오래전부터 ‘어머니의 땅’에서 숨 쉬고 있다. 그러나 포 킴은 여전히 한국 미술계에 낯선 인물이다. 그래서 디아스포라 예술가 포 킴의 영혼은 아직도 목마르리라. 멀고 먼 뉴욕에서도, 생을 마감하고서도 이어질 수밖에 없는 고향으로의 회귀 본능. 그의 전시는 회향(懷鄕)의 의미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혼의 귀향이다. 이국에서 이룩한 포 킴 예술의 길고 긴 여정을 되짚고, 그 고난과 환희, 위안과 영광을 함께 나누는 자리다.

    2. 포 킴은 미국으로 건너가기 이전까지 재현적 사실주의, 자연주의적 구상 작품에 몰입하고 있었다. 그 당시 한국작가들의 일반적인 조형 어법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그의 작품은 새로운 길을 걷는다. 세계미술의 심장, 그 힘찬 박동은 포 킴의 예술세계를 뒤흔들었다. 그것은 한마디로 ‘동시대성’과 어깨동무하는 일이었다. 포 킴의 예술 여정은 크게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 (1)1950년대부터 60년대까지 이어진 추상표현주의 시기, (2)1970년대에 정물을 소재로 한 극사실주의 시기, (3)구상과 추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양식적 완성 시기. 이번 전시는 세 번째 시기의 작품을 소개한다.

    포 킴이 미국에 정착하던 시기, 뉴욕 화단은 추상표현주의의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추상표현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국미술, 이른바 ‘뉴욕파의 승리’를 상징하는 빛나는 ‘깃발’이었다. 포 킴은 추상표현주의의 자율적인 형상에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 즉흥적인 붓질, 강렬한 색채, 유려한 필치, 신체의 떨림을 실어내는 격렬한 제스처…. 포 킴 작품의 붓의 흔적에는 속도와 촉각과 중량이 실려 있었다. 화면은 터질 듯 에너지로 충만해 있다. (포 킴의 격렬한 화면은 저 과거의 사슬에서 벗어나고픈 가열한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추상 충동은 지워버리고 싶은 한국에서의 상처, 가위눌림과도 같은 내면과 무관하지 않았다.) 포 킴의 추상표현주의는 서양의 그것과는 또 다른 특색을 보여주었다.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전성기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동양 전통미술의 기법과 사상을 작품에 끌어들였다. 추상표현주의의 조형적 특징을 드러내면서도 전통미술의 방법을 구사하는, 이른바 동양과 서양 미학을 융합했다. 특히 기(氣), 서체적 충동, 색채, 여백 등에서 서양의 회화와는 차이를 보였다.

    포 킴은 1970년대 초부터 정물 드로잉에 집중한다. 추상표현주의의 격렬한 파고가 한풀 꺾이고 다시 구상으로 돌아갔다. 딸기, 복숭아, 배, 사과, 망고, 호두알 같은 과일, 그리고 양배추, 홍당무, 파, 브로콜리 같은 싱싱한 채소를 소재로 삼아 색연필로 정밀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포 킴은 이 작업을 약 7년간 지속했다. 얼핏 보기에는 부드러운 수채화 같기도 하고, 정밀한 다색판화 같은 완벽한 묘사가 신비감을 자아낸다. 흰 종이에 배경을 완전히 배제하고 대상의 실존만을 색연필로 묘파했다. 구도와 구성을 단순 명쾌하게 설정한 그림이다. 화면에는 과일과 채소 이외에는 테이블도 배경의 벽면도 아무것도 없다. 차가운 정신적 고립감마저 느껴진다. 마치 참선하듯 묵시적 수행에 가까운 극사실의 드로잉 작업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포 킴의 작품은 대형 캔버스 작업으로 되돌아간다. 꽉 짜인 엄격한 사실주의가 돌연 해방을 맞는다. 객관적 표현 대상으로부터의 해방이요, 색채와 형태로부터의 해방이었다. 형식에서 내용으로의 전환이다. 그는 자신의 감정이나 이야기를 거침없이 토해내고, 화면 크기를 끝없이 확장해 나갔다. 얼핏 보면 1980년대 세계 화단을 지배했던 신표현주의 회화, 특히 미국의 뉴페인팅이나 이탈리아의 트랜스아방가르드의 화면을 떠올린다. 포 킴의 작품 변화는 동시대 미술의 ‘공기’와 무관하지 않다.

    바야흐로 ‘포 킴 양식’은 절정으로 내달린다. 그것은 역동적 필치의 추상과 극사실 묘사의 구상, 양자를 모두 끌어안는 ‘제3의 양식’이라 할 수 있다. 화면은 마치 시간과 공간의 진공상태와도 같다. 마치 종교화에서 자주 활용하는 이시동도(異時同圖,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의 사건을 한 그림에 구성하는)의 수법을 대하는 느낌이다. 이야기의 통일성이 없이 여러 배우가 각자의 개별적 몸짓으로 연기하는 연극 무대가 연상되기도 한다. 다양한 동작의 벌거벗은 인물 군상이 줄지어 있는가 하면, 느닷없이 잘린 신체 부위가 꽃과 물고기와 새와 동물 등 온갖 생명체와 한데 어우러진다. 화면의 물상(物象)은 때로는 고통으로 아우성치듯, 때로는 평온한 안식을 취하듯 대지와 물과 하늘을 떠돌고 있다.

    포 킴은 자신의 오랜 삶 속에 녹아 흐르는 잠재의식을 즉흥적인 붓놀림으로 그려냈다. 사전에 어떤 주제나 내용 전개의 구상도 없이, 붓을 움직이는 순간순간에 자유롭게 형상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노련한 연주가의 즉흥곡에 비유하면 어떨까. 포 킴의 작품은 논리나 합리화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의식 세계로의 무의식의 침투, 물리적 세계로의 형이상학적 침투, 혹은 양자의 통합으로 치닫는 것이다. 혼돈 속의 질서로 이룩한 거대한 화면. 인간과 동물, 식물 등 모든 생명체가 한데 어우러져 어둠도 슬픔마저도 화평으로 요해한 세계가 아닌가. 그것은 파라다이스 혹은 아르카디아(arcadia)의 세계다.

    3. 포 킴은 뉴욕의 다국적 예술의 세계에서 한때는 아방가르드의 비옥한 토양에 젖어 들었으며, 또 한때는 불교의 좌선(坐禪) 수행처럼 무아정적(無我靜寂)의 세밀한 묘사에 몰입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포 킴의 예술은 원숙한 노년에 이르러 서양과 동양을 뛰어넘는 자기화의 길, 무한의 자유 세계로 한껏 날갯짓했다. 화면의 파노라마에는 젊은 시절을 억압했던 구속의 삶과 상처 입은 영혼을 이겨내고, 디아스포라의 땅에서 고립과 망향마저 씻어 내려간 포 킴의 삶의 승리가 투영되어 있다.

    포 킴 예술은 한마디로 ‘아르카디아의 염원’. ‘낙원의 동경’이라 풀이할 수 있다. 영원한 희원(禧園) 아르카디아는 인간이 쫓는 행복의 땅이다. 그것은 미래의 희망으로 가득 찬 신화 같은 세계지만, 또한 좋았던 과거에 대한 동경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아르카디아란 손에 잡을 수 있는 희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제는 결코 되돌아갈 수 없는 잃어버린 시간을 향한 애절한 향수이기도 하다. 포 킴의 작품에는 한국과 일본, 한국과 미국으로 이어지는 디아스포라의 삶, 그 희망과 향수의 수레바퀴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포 킴의 작품에는 때로는 죽음처럼 어두운 과거가, 때로는 유토피아 같은 밝은 미래가 교차한다. 포 킴은 ‘지상의 낙원’ 을 그렸다.
    ■ 김복기(아트인컬처 대표. 경기대 교수)

    전시제목'지상의 낙원'을 그리다 - 뉴욕의 한인화가 포 킴

    전시기간2022.05.06(금) - 2022.06.12(일)

    참여작가 포 킴(김보현)

    관람시간10:00am - 06: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학고재 Gallery Hakgojae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소격동, 학고재) 학고재 본관, 학고재 오룸(OROOM))

    연락처02-7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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