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욱경

2024.02.01 ▶ 2024.03.03

국제갤러리

서울 종로구 소격동 58-1 국제갤러리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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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ess Release

    국제갤러리는 오는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한옥 공간에서 최욱경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프레젠테이션 형식의 이번 전시는 지난해 8월 부산에서 개최된 최욱경의 개인전 《낯설은 얼굴들처럼(A Stranger to Strangers)》 전시작 중 일부 종이 작업과 크로키(인체 드로잉)을 포함해 총 21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부산 전시를 아쉽게 놓친 서울 관객 및 미술 관계자들이 최욱경의 개인 및 작가로서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작업들을 새단장한 한옥 공간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대담한 필치와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며 한국 추상회화의 대표 작가로 손꼽히는 최욱경은 초기 미국 유학시절 본격적으로 자신의 독자적인 추상문법을 구축했다. 부산 전시의 제목이었던 “낯설은 얼굴들처럼”은 최욱경이 1972년 첫번째 미국 체류를 마치고 잠시 한국으로 돌아와 활동하던 시기에 출간한 국문 시집의 제목이다. 유학 시절에 쓴 45편의 시와 16점의 삽화로 구성된 이 시집은 작가가 ‘뿌리를 흔드는 경험’이라 표현했을 만큼 모든 것이 새로웠던 당시의 생경한 환경과 자극을 마주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능동적으로 다져가던 과정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텍스트 및 이미지의 기록이다. 특히 시집에 삽화로 소개되는 16점의 작품 중 〈습작 (習作)〉, 〈실험 (實驗)〉, 〈 I loved you once 〉, 〈 Study I 〉, 〈 Study II 〉, 〈 experiment A 〉 6점은 부산에 이어 이번 전시에도 포함된다. 작가만의 유머를 기반으로 때론 직설적인 제목이 붙여졌던 다수의 회화 작품이 일견 한 편의 완결된 이야기를 전달했다면, 이번 전시의 드로잉들은 작가의 일상을 채우던 생각의 파편, 일기장 속 미완의 이야기를 엿보는 듯하다.

    시집을 통한 소개를 필두로, 최욱경의 종이 드로잉 작품들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작업하던 작가의 당시 고유한 감정과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전달한다.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컴바인 페인팅을 연상시킨다고 평가받는 최욱경의 콜라주 작품들이 현실과 이슈들을 즉각적으로 반영한 것과 대조적으로, 드로잉 작품에는 종종 의식의 흐름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단어 또는 생각 등이 담긴 텍스트가 등장한다. 이를테면 〈 Untitled 〉(c. 1960s)에서는 최욱경 자신인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이질적인 인물 옆에 영문으로 “I DON’T KNOW WHAT YOUR DOING, BUT. I CAN’T HELP YOU BECAUSE I DON’T LIKE IT. (당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렇지만. 내 맘에 안 들기에 난 도와줄 수 없겠다.)”라 쓰인 문구가 등장한다. 작가가 직접 들은 말, 혹은 생각의 단상인 이 문구를 통해 최욱경은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감정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1963년 서울대학교 회화과 졸업 이후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최욱경은 작가로서의 역량을 확장하기 위해 유학을 결심한다. 유학 중 작가는 잉크, 연필, 차콜, 콩테, 판화 등 다양한 매체를 접하고 탐구했고, 낯선 환경 속에서 숱한 실험과 수행을 거쳐 자신만의 독자적인 언어를 구축할 수 있었다.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Cranbrook Academy of Art) 대학원 과정에 진학한 후에는 그간 단순히 연습 과정이라 여겼던 드로잉 작업의 중요성을 인지해 다시 기본기에 충실하고자 방대한 양의 소묘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때 정말 많이 그렸다” 회고하던 작가는 “2년을 그렇게 그리고 나니까 졸업할 무렵엔 ‘아, 이것이 그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나는 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마음을 굳힐 수가 있었다”라 말했다. 끝없는 연습으로 회화에 대한 탐구를 지속했던 작가의 의지는 어쩌면 자신이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매체로 찾아낸 시와 드로잉의 언어를 통해 가감 없이 발현된다.

    또 다른 작품 〈 Untitled (AM I AMERICAN) 〉(c. 1960s)을 통해서는 작가가 머나먼 땅에서 혼자 작업하고 생활하며 느낀 ‘나는 미국인인가?’와 같은 자기 정체성의 혼란을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집에 담긴 시 「그래도 내일은」(p.36)에서 작가는 “그래도 내일은, 다시 솟는 해로 밝을 것입니다. 꽃피울 햇살로 빛날 것입니다.”라고 쓰며, 무수히 괴롭고 외로운 나날들 속에서도 내일은 희망찰 것이라 믿는다. 머뭇거림 없이 대범한 자신의 필치대로 꾸밈없이 솔직했던 최욱경의 시와 드로잉 작업을 통해, 제 자리에서 저마다의 혼란을 헤쳐 나가야만 하는 오늘의 우리도 각자의 위안을 얻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Kukje Gallery is pleased to announce Wook-kyung Choi’s presentation at the gallery’s Hanok, on view from February 1 through March 3, 2024. The presentation features a selection of 21 works comprising works on paper and black-and-white ink drawings previously shown in A Stranger to Strangers, the artist’s solo exhibition at Kukje Gallery Busan last August. Situated in the Hanok, this presentation provides an opportunity for the public and the art professionals in Seoul, who missed the Busan exhibition, to engage with Choi's works that highlight the artist’s formative years of experimenting with diverse mediums and conveying frank observations of America as both an artist and a cultural outcast.

    Best known for her expressionist use of bold brushstrokes and vivid colors, it was during her early years of studying abroad in the United States that Choi started constructing her unique grammar of abstraction. A Stranger to Strangers, the title of the Busan exhibition, was taken from a poetry book of the same title that the artist published in 1972, when she briefly returned to Korea after her first phase of living in the U.S. A collection of 45 poems alongside 16 artworks, A Stranger to Strangers was a highly personal compilation of texts and images that powerfully captured the artist's experience finding her identity amidst the confusion and barriers she experienced as a foreigner, an experience that she recalled as having "shook her to her roots." Among the works included in the book, six are on view in the current presentation: Study, Study I, Study II, Experiment, experiment A, and I loved you once (all c. 1960s). While some of her later works—many of which had very candid titles originating from her unique sense of humor—seem to each narrate a complete story, the body of work presented in this presentation gravitates toward the depiction of fragments of thoughts. Recording everyday observations, the works can be understood as honest yet unfinished entrees in a diary.

    A Stranger to Strangers intimately explores an artist whose emotions and consciousness are actively evolving. This unique voice, in addition to the artist's decision to publish books that combine art and poetry, immediately set Choi apart. While her collage works, which are often compared to Rauschenberg’s Combines (1954–1964), more directly reflect social issues such as war and racism, her drawings include more impromptu wordplay alongside thoughts born out of a stream of consciousness. In Untitled (c. 1960s), a deformed portrait featuring the text “I DON’T KNOW WHAT YOUR DOING, BUT. I CAN’T HELP YOU BECAUSE I DON’T LIKE IT.” dramatically fills the page. Whether it's words that the artist is directing at herself or something more extemporaneous, the image presents unfiltered emotions in a raw state.

    After receiving her BFA in Painting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in 1963, Choi felt the need for change and decided to study abroad in the U.S. In an unfamiliar cultural and linguistic environment, she began establishing her own visual language through countless experiments, exploring various mediums such as ink, pencil, charcoal, conté, and printmaking. During her time at Cranbrook Academy of Art in Michigan, Choi reacknowledged the significance of drawing and revisited its basic practices, producing a large number of studies of the figure in croquis. “I really drew a lot during that time,” Choi commented, “after two years of intensive drawing, by graduation I could say ‘Oh, this is what it is,’ and reaffirm my path to draw and paint more.” The artist’s relentless will to persistently study the logic of painting was at last vigorously manifested through what were perhaps her most liberating media—the languages of poetry and drawing.

    As in Untitled (AM I AMERICAN) (c. 1960s), in which Choi frankly questions her identity in a foreign country, one can witness the confusion the artist felt so far from home. Nonetheless, as we read through her poetry, Choi’s courage and forthright voice assert repeatedly that “tomorrow will shine with new sun / with blooming sunshine.” Upon reading her candid poetry alongside her drawings, emerges a portrait of the artist as relentless and as liberated as her mixed-media compositions. As witnesses to her experience and powerful vision, the contemporary audience too can experience navigating their own storms and seeking the glimmer of tomorrow’s sun.

    전시제목최욱경

    전시기간2024.02.01(목) - 2024.03.03(일)

    참여작가 최욱경

    관람시간10:00am - 06:00pm / 일, 휴일 10:00am - 05:00pm

    휴관일매주 월요일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국제갤러리 Kukje Galle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58-1 국제갤러리 한옥)

    연락처02-733-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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