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유리상자-아트스타Ⅰ 윤영화 – 「유산-항해」
2025.01.24 ▶ 2025.03.30
2025.01.24 ▶ 2025.03.30
전시 포스터
윤영화
유산-항해 2025 가변설치, 영상(3분), 프로젝터, 블루투스 스피커, LED라이트, 태운 나무 배 구조물(340×120cm), 네온, 소금(20kg×30ea), 2025
윤영화
유산-항해 2025 detail cut
윤영화
유산-항해 2025 detail cut
작가 노트
배, 바다, 파도, 항해.
이런 말들은 오랫동안 바닷가에 살아온 나에게 자연스레
나, 세상, 역경, 인생 등으로 번안되어 뇌리에 새겨진 듯하다.
유산 - 억겁의 시간의 흐름 가운데 우주 속 미물인 인간 존재가 남긴 생과 사멸의 흔적.
거친 파도를 헤쳐 바다를 누비며 맞닥뜨린 삶의 풍경 - 그 다양한 스펙트럼이 주는 숱한 환희와 절망들.
꽁꽁 얼어붙은 땅에서 이런 것을 녹이고 묶어 예술적 사색으로 풀어낸 퍼포먼스, <유선-동토(凍土)에서>와 <유산-항해2025> 유산 연작 설치영상작업은 신체행위를 기반으로 궁극의 질료인 소금, 영상미디어와 LED라이트, 네온 등을 매체로 나, 너, 우리네의 운명과 삶의 풍경을 표현한 것이다.
과거, 불의의 사고로 날 지탱해 주었던 목발은 붕대를 감싼 채 노로 거듭나 이제 성소(聖所 / SANCTUM)를 향해 소금밭 항해를 결행한다. 유산을 가슴에 안고서...
도시 불빛 없는 어느 한적한 바닷가,
바람까지 숨죽인 그곳 잔잔한 파도 위에 비친 보름달은
황금빛으로 나를 휘감아 바닷속으로 쓸어간다.
작가 / 윤영화
작품 평문
윤영화의 트랜스 카테고리(Trans Category) - 유산(遺産)에 대한 예술적 사색
윤영화 작가에게 창작의 원천은 현실 직시와 질문 그리고 도전정신이 아닐까 한다. 작가 윤영화는 1988년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 졸업과 군 제대 후 1991년에 종교적 주제 [그는 그리스도인가]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후 도불(1992년), ‘아르스날 소나무’ 국제공동작업실에서 창작하며 파리 제8대학교 학·석사(BFA~MFA, 1999) 및 파리 팡데옹-소르본느 제1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심화연구학위과정(DEA, 2001)을 마쳤다.
종교적 분위기의 가정환경에서 자란 그는 파리 유학시절 중(90년대 말) 포스트모던 미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신학자 마틴 부버(Martin Buber) 등의 저서를 탐독하며 예술과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찾아 헤맸다. 2002년 귀국 후에도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자신을 다그쳤다. 다그침은 예술창작의 진정성을 향한 담금질 같은 것이다. 이번 유리상자展에 설치한 작품 <유산(遺産)-항해2025>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작가는 지금까지 회화와 사진, 영상, 설치,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업했다. 2002년부터 이미지를 간섭하는 망(Grid)을 사진 위에 덧입히는가 하면 영상과 설치를 결합하다가 탐구영역을 확장하면서 2008년부터 퍼포먼스에까지 이르렀다. 하여 관람자들은 전시 현장에서 포토드로잉, 영상과 설치작업, 그리고 퍼포먼스와 그 흔적인 퍼포먼스페인팅 등의 복합장르와 마주할 수 있었다. 다양한 시도는 단순한 시각예술의 범주를 넘어선다. 매체와 장르 간의 넘나듦에 대하여 작가는 관심의 확장에 따른 결과라고 한다. 자의식(自意識)을 토대로 견고하게 다져온 일련의 과정이 ‘트랜스 카테고리(Trans Category)’를 열어놓았다. 윤영화 작가의 말을 들어보자.
“어쩔 수 없이 모순되고 부조리한 시대의 모든 유산을 떠안고 살아야만 하는 우리가 그 원죄의 굴레로 허우적대는 몸짓들 속에서 과연 한 줄기 빛을 발견할 수 있을까? 아니면 한 줄기 빛이 저 우주에서부터 다가와 우리를 감싸 안아 줄 것인가? 현대예술은 그 의문에 대한 답변자로서가 아니라 광기 어린 괴팍한 질문자로서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고, 내가 아직까지 예술의 언저리를 배회하고 있는 진짜 이유는 어리석게도 바로 그 사실에 집착하는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작가노트, 2011)
윤영화 작가는 마치 천형(天刑)처럼 스스로에게 부여한 미션을 안고 10여 년 전부터 <유산(遺産)/Heritage> 연작에 매진한다. 이번 작품 <유산(遺産)-항해2025>는 ‘유산(遺産)’에 대한 예술적 사색을 펼쳐놓은 것이다. 작품을 구성하는 배(Boat)와 빛(LED), 영상(숲, 바다, 파도, 석양), 고서(古書), 소금은 삶이 배태한 것으로 종교와 철학을 아우르며 인류사를 관통한다. 삶의 시·공간적 좌표가 되어줄 이 오브제들은 작가의 내적 표상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 <유산(遺産)-항해2025>에서도 인간이 남긴 생사(生死)의 흔적인 ‘유산(遺産)’을 은유한다.
작가는 수 해 전 한라산 등정 중 불의의 사고로 구조된 적이 있다. 구조레일에 실려 시선을 하늘로 향하던 순간 상공으로 펼쳐지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맞닥뜨렸다. 극한의 순간에 마주한 삶의 환희였다. 그것이 작품이 되었다. 고랑과 이랑처럼 생(生)과 사(死)는 잇닿아있다. 인간은 살기 위해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지만, 그 가운데서 옳고 그른 것과 정당함 또 부당함을 목격하고 경험도 한다. 사진과 영상(예술)은 있는 그대로의 순간을 잘 포착하며 그때그때 소비되고 잊히는 분절된 현재를 생동감 있게 살려낸다. 전제 조건은 예술가의 손이 닿았을 때 비로소 가치가 매겨진다는 것이다. 윤영화 작가의 ‘유산에 대한 예술적 사색’도 같은 맥락이다.
십우도(十牛圖 또는 심우도(尋牛圖))를 보았을 것이다. 수양을 통해 본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불화(佛畫)다. 소년이 소의 흔적을 찾아가는 과정에 윤영화 작가의 예술 행보가 오버랩된다. 반 심미주의적 태도로 자기대로의 작업방식을 소화한 포스트 개념미술과의 조우도 간과할 수 없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 버무려진 영화 ‘My Life’가 전하는 메시지도 얼비친다. 공통점은 현실 직시와 자기반성에 더한 성찰의 태도이다. 내면의 충일(充溢)함으로 스스로 몸을 쪼개어 버린 석류처럼 윤영화 작가는 삶의 본질을 찾아서 자신을 예술의 도구로 삼는다. 내면에 고인 고유한 정서와 결기 그리고 소신과 견해를 녹여낸 윤영화 작가의 작품에서 순례자의 아우라를 읽는다.
하루만 떼어놓고 보면 오늘은 그저 의미 없이 반복되는 작은 일상처럼 보일 수 있다. 현실은 씨실과 날실로 엮이어 따로 놓고 보면 존재가 불명료한 것 투성이다. 예술은 때로 이러한 시간을 사는 인간들에게 지도가 되어준다. 지도는 실재와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길을 찾을 때는 도움이 된다. 시선을 안으로 돌릴 때 우리도 윤영화 작가의 예술적 성찰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투명한 유리상자 안에 침투한 ‘유산’이 우리 삶의 좌표가 되는 순간이다. 범주를 넘나들며 의식의 확장을 불러오는 예술창작은 작가의 존재가치를 드높인다. 더불어 관람자가 마주할 시야의 폭도 넓어진다. 우리가 진정성 있는 예술창작을 주시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미술학 박사 / 서영옥
전시제목2025 유리상자-아트스타Ⅰ 윤영화 – 「유산-항해」
전시기간2025.01.24(금) - 2025.03.30(일)
참여작가 윤영화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월요일, 설 연휴 전시 없음
장르설치
관람료무료
장소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77 (봉산동, 봉산문화회관)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
기획봉산문화회관
연락처053.661.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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