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
Tae Kwon76 wood, 95x40x175cm, 2010
김석
way home wood, 150x70x160cm, 2010
김석
taekwon V 76 wood, 43x15x73cm, 2010
김석
taekwon V 76 wood, 75x55x195cm, 2010
김석
lonly night- wood, 2010
김석
Horse Riding Tae Kwon V wood, 140x80x120cm, 2010
김석
GunDam RX-78 wood, 55x50x110cm, 2010
김석
Praying Gundam Plastic, 40x50x20cm, 2009
김석
believe Tae Kwon V plastic, 20x20x32cm, 2009
김석
Crucifix Tae Kwon V Plastic, 45x55x15cm, 2007
김석
for you wood, 2010
김석
engage SR-1 wood, 2010
로봇은 철학과 과학, 예술 등 사회 담론의 여러 분야에서 흥미롭게 다뤄지는 주제 중 하나이다. 첨단과학은 오래지 않아 정서, 지능, 감각처럼 인간적 요소를 갖춘 고차원 로봇을 만들어낼 것이다. 인간 육체 역시 의학과 과학의 힘을 빌어 신체나 장기를 고기능 대체물로 갈아 끼울 날이 멀지 않았다. 로봇과 인간이 점차 닮아가게 될 현실을 앞두고 로봇/사이보그/안드로이드 등과 인간, 둘 사이의 정체성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김석의 로봇들은 소재와 주제 양 측면에서 인간과 로봇의 경계, 교차 지점을 다룬다. 우선 만화, 애니메이션이 갖는 환타지적 비현실, 로봇의 정체성이라는 현실 사이의 경계가 두드러진다. 태권브이, 마징가 Z, 건담은 인간 능력을 훨씬 뛰어 넘는다.
하늘을 날아 로켓주먹을 쏘고, 악의 힘을 물리치는 일은 한계를 초월하고픈 인간의 욕망을 대리 충족시켜 준다. 그러나 육체적으로는 훨씬 우월하지만 인간을 모방하여 인간에 의해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로봇은 항상 인간 아래 있어야 한다. 환상적인 능력을 갖지만 인간의 명령체계에 복종하는 것, 로봇의 현재적 위상이다. 그는 영웅적, 초월적 능력의 대리만족물이라는 원래적 정체성 이면의 또 다른 정체성에 주목한다. 십자가에 매달린 태권브이 연작, 말탄 중세 기사 로봇 등은 구세를 위해 희생하는 고독한 영웅이라는 오랜 신화적 주제의 변주이다. 희생은 명령이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가능한, 오직 인간에 속한 영역이다. 손상된 팔을 안고 슬퍼하는 로봇은 연민과 고독감에 빠져 있다.
아기를 안은 성모 혹은 피에타 상을 떠올리게 하는 로봇의 자세는 희생을 홀로 감당하는 영웅의 고독감을 배가시킨다. 슬픔, 고독, 외로움은 기억과 정서를 토대로 하는 인간만의 감정이다. 로봇이 인간고유의 가치를 나눠가질 때, 둘 사이를 나누는 금은 어디에 그을 것인가. 감정은 편리를 위해 제작된 도구, 로봇이 감히 탐해서는 안 될 금단의 열매일지도 모른다. 자기정체성이 소거된 존재들의 정체성 자문이야말로 그의 작품 배면에 깔린 슬픔의 원천이다. 경계에 선 로봇들의 물음은 그가 매질로 사용하는 소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로봇은 레디메이드를 특징으로 한다. 공장에서 동일한 것을 대량생산해야만 필요할 때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재 역시 신소재나 고기능 합금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김석의 로봇은 잣나무의 거친 질감을 살려 수작업으로 깎은 유일한 것들이다.
로봇은 아무 때나 교체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나아가 감정과 기억도 있는 생명체라는 것이다. 표면에 입힌 크레파스나 니스의 질감도 나무의 투박한 결과 어울려 자연성을 강조한다. 2, 30 대 성인들이 로봇에 열광하는 것은 일면 경쟁적 삶에 지친 현대인의 키덜트적 욕망을 반영한다. 정글같은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불안과 피로를 잠시나마 어린 시절에 행복을 주었던 소재로 달래려는 마음일 것이다. 일견 가벼워 보이는 그들의 퇴행 욕망 속으로 삭막한 경쟁사회에 지친 어른들의 소리 없는 비명이 울린다. 가벼움으로 무거움을 버텨나가는 일, 키덜트적 가벼움에는 어깨를 짓누르는 삶에서 잠시 한숨 돌리려는 사회인들의 무겁고도 서글픈 생존전략이 깍지를 끼고 있다. 키덜트 욕망을 겨냥한 상업자본주의의 가벼움은 위험한 지뢰가 될 수도, 유연한 도약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뢰를 피하며 정체성을 확장시켜가는 것, 양자의 균형감각에도 그가 사랑하는 로봇들의 미래가 달려있다.
- 박선영(문학평론가)
1976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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