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
어떤여행-왕 사암, 31x17x75cm, 2009
이영주
어떤여행-왕비 사암, 30x12x71cm, 2009
이영주
어떤여행-60 대리석, 27x16x63cm, 2009
이영주
어떤여행-그때 그느낌 대리석, 30x17x43cm, 2010
이영주
어떤여행-꽃씨1 대리석, 32x27x52cm, 2010
이영주
어떤여행-꽃씨2 대리석, 31x31x48cm, 2010
이영주
어떤여행-마음의 정원 대리석, 51x32x29cm, 2010
구체적인 표현으로 리얼리티를 추구하기 보다는 대상을 섬세하게 바라보는 숙련된 작가의 시선과 표현의 은유가 작품세계에 반영되어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우화가 가미된 15개의 반신상 작품들과 대상의 소소한 눈빛까지 담아낸 다양한 표정의 작품들은 사람을 향하고 사람냄새가 나기에 자연스럽게 작가의 작업세계를 공유할 수 있다.
사람냄새 나는 조각
이탈리아를 주무대로 유럽에서의 활동 후에도 국내에서 오랫동안 석조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는 조각가 이영주. 작가의 작업은 지금까지 ‘어떤 여행’이라는 주제를 삶의 희로애락 그리고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다. 돌이라는 튼튼한 기록의 장(場)에 고된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한 점, 한 점 서술해 왔기에 작가의 감정과 주제들은 결코 쉬이 보이지 않는다. 소재들을 새로이 조합하고 구성하는 과정은 조각의 조형성을 창조하는 동시에 폭 넓은 3차원공간을 끌어들이며 사람과 풍경, 동물과 사물, 현실과 상상이 한 덩어리 위에 부조적인 정면성과 입체감을 가진 채 관객을 응시하고 있다.
이별한 이. 사랑에 빠진 이. 기다리는 이. 고민에 빠진 이. 미소를 머금은 이. 화해를 위해 기회를 엿보는 이.
이 모든 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이자 작가의 모습이기에 차가운 돌에 감정이 흐르기 시작하고 이야기가 시작되며 사람의 냄새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작가의 조각은 관찰자의 내면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와 깊은 추억과 잊혀졌던 감정들을 다시금 회상하게 하며 우리의 유대감을 통해 사람을 위한, 사람을 향한, 사람냄새 가득한 작품으로 되살아 난다. 흔들림 없이 작가의 땀과 노력으로 창조한 순수 조형예술의 세계를 즐기고 있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길 기대한다.
눈치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종종 우리의 모든 촉각을 앞세워 느끼는 감정. 한국사회에서 ‘눈 치’라는 행위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읽어내는데 소중한 소통수단 중 하나이다. 남의 기분과 생각을 빠르게 잘 알아내는 행동을 뜻하기도 하지만 타인을 배려하기 위한 마음에서 나오는 함축적인 소통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조각 속 화자들은 각각의 상황을 눈치로써 우리들에게 전달한다. 서정적이고 은유적인 표정과 몸짓으로 보는 이의 상황과 눈치에 따라 만가지의 감정과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연인의 눈치를 살피고 엄마의 눈치를 살피고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는 사람냄새 나는 작품들은 보는 이를 포용하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낸다.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는 것. 세상과 사회, 사람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래본다.
1963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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