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e of human nature
2012.01.27 ▶ 2012.03.02
2012.01.27 ▶ 2012.03.02
이상원
White Night Oil on canvas, 194x259cm, 2011
마이클 밀러
Plantheads hand colored linocut, 61x46cm, 2011
박지혜
My Sister In This House 빅토리안 스크랩_콜라주_동판, 46.5x52.5cm, 2011
마이클 밀러
HEAD STACK hand colored linocut, 70x45.7cm, 2011
박지혜
Deviant Love 빅토리안 스크랩_콜라주_동판, 37x45cm, 2011
마이클 밀러
SOLDIERS acrylic on paper, 40.6x50.8cm, 2011
박지혜
Forbidden Fruits 빅토리안 스크랩_콜라주_동판, 46x47cm, 2011
마이클 밀러
SOLDIERS acrylic on paper (mounted on panel), 24.6x50.8cm, 2011
박지혜
Mary 빅토리안 스크랩_콜라주_동판, 39x39.5cm, 2011
이상원
Swimming Pool watercolor on paper, 26.5x38cm, 2011
이상원
Ski Resort watercolor on paper, 25.9x37.5cm, 2011
이상원
Music Concert watercolor on paper, 20x30cm, 2011
Trace of human nature
신승오(선 컨템포러리 디렉터)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본질은 무엇일까? 아마도 이 명제는 모든 인문학과 과학, 예술 등 인간이 연구하고 탐구하는 모든 것의 바탕이 되며, 이들의 목적도 결국 인간의 본질을 찾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은 미술에서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화두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인간의 본질을 다양한 곳에서 찾아내어 자신의 작업에 담고 있는 작가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의 작업은 크게 세가지 이야기를 가진다. 첫 번째는 시간이다. 시간은 규격화되어 있거나 물질이나 형태를 가진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시계를 발명하고 달력을 만들고 이러한 규격화된 시간을 만들어 자신의 활동과 생활을 통제하고 있다. 두 번째로 신화에서부터 전설, 소설, 영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언제나 아름답고 행복한 결말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극적인 결말과 주인공의 좌절과 갈등 욕망 등이 뒤섞인 이중적이면서 기괴하면서도 잔인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만들고 이를 소비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은 돈이나 보석과 같은 종이나 금속에 의미를 부여하여 그 허상을 쫓아다니고 사회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갈등을 하고, 그 허상에 의해 세상에서 도태되고 경쟁에서 밀려난다. 그리고 수많은 갈등 속에서 자신을 숨기며 스스로에 대해 갈등하며 고민하고 살아간다. 물론 이러한 것들뿐만 아니라 인간만의 본질과 본성은 많겠지만, 이들 작가들이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본질의 흔적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상원은 사람들이 휴식하는 공간의 풍경을 그려낸다. 산에서 등산하는 풍경, 수영장, 스키장, 축제가 열리는 현장, 공원, 경기장 등 현재 우리들이 흔히 여가시간에 즐기는 모습들이 담겨있다. 여가 활동은 현대사회에 필수적인 활동으로 현대인들은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개인 취향으로 수영, 등산, 스키, 조깅, 산책, 스포츠 관람 등의 지극히 개인적인 활동이다. 그러나 작가는 동일한 공간에 공동의 목적으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몰개성적인 모습으로 표현해 냄으로써 집단행동으로 나타나는 사람들의 풍경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러한 방식을 통하여 과연 여가라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 것인지 묻고 있다. 다시 말해 여가생활과 활동은 개개인의 자발적인 행동으로 자유로운 모습인지 아니면 사회가 만들어 놓은 또 다른 틀 속에 맞추어져서 또 다른 구속을 가지게 만드는 것인지 다시금 우리 자신들에게 되묻게 하고 있다.
박지혜는 사람들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이중적인 모습들을 소설이라는 인간의 창작물 속에서 발견하고 이를 콜라주 작업을 통해서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들로 재 구성해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읽는 사랑을 주제로 하는 소설 인간의 창작물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은 상상을 통해서 만들어져 소설가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가상의 이야기이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소설들도 있지만 이 또한 작가의 상상력이 덧붙여져서 실제의 이야기와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다른 이야기이다. 이러한 소설들은 다양한 사랑의 유형들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대부분 비극으로 끝나거나 현실의 장벽에 무너져 내리는 갈등과 한계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고난과 갈등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언제나 우리가 가지고 얻어야 할 마음인 듯이 느낀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안타깝고 어려운 사랑, 그리고 기괴하고 무섭기까지 한 사랑 이야기들이 평범한 사랑이야기보다 우리를 자극시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렇듯 작가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면, 다시 말해 아름다우면서도 추하고, 선하면서도 악한 면들이 동시에 어울러져 나타나는 인간의 본성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마이클 밀러는 현대의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갈등과 경쟁 구도 속에 권력과 사회적인 위치에 따른 갈등들이 첨예하게 얽혀 있는 인간 군상의 모습들을 단순한 선으로 캐리커쳐를 그려내 듯이 가벼우면서도 재치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그는 인간의 정신상태를 그려내고자 하고 있다. 현대의 생활 속에서 외부에서 보여지는 모습과는 달리 마음속에서 펼쳐지는 진부하고 괴로운 갈등들도 점철된 현대인의 삶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 버리는 내면의 정신세계를 인간의 얼굴 모습에서 시각적으로 발견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호소력 있게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따라서 밀러가 만들어내는 작품들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나오는 것이지만, 관객들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들의 모습인 것이다.
이들 작가들이 표현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그들이 새롭게 발견하거나 우리가 모르던 부분들을 일깨어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것들은 모두 우리들이 쉽게 지나쳐버리거나, 생각조차 못했던 것일 수도, 이미 알고 있지만 현실의 삶 속에서 망각해 버린 것들일 것이다. 다시 말해 이러한 본질은 우리의 유전자에 혹은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본성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 보여지는 작품들은 우리에게 전혀 낯설게 다가오지 않으며,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친근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의 본질과 직면할 때 편안함과 불편함 그리고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경험들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며 새로운 것들을 모색할 수 있는 동인이자 근원으로서 작용할 것이다.
1978년 충남 청양출생
1981년 부산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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