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선 - The World of Copy & Paste

2012.07.04 ▶ 2012.07.24

갤러리 나우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9 성지빌딩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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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partment blocks archival pigment print, 150x10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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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partment blocks archival pigment print, 150x10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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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artment blocks2 archival pigment print, 100x70cm, 2012, 국립현대미술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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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artment blocks1 archival pigment print, 100x70cm, 2012, 국립현대미술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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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babel blocks archival pigment print, 70x10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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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partment blocks archival pigment print, 100x4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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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artment blocks archival pigment print, 50x5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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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partment blocks archival pigment print, 100x7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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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partment blocks series archival pigment print, (50x50cm)x3,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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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 part of apartment blocks archival pigment print, 100x4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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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 part of apartment blocks archival pigment print, 100x4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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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 square of artificial nature archival pigment print, 30x3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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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 triangle of artificial nature 재료archival pigment print, 30x3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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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 circle of artificial nature archival pigment print, 30x3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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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n oval of artificial nature archival pigment print, 30x30cm, 2012,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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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artificial nature archival pigment print, 100x30cm, 2012, 개인소장

  • Press Release

    인간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유익을 철저히 배반한다. 공존과 공생의 대상에서 착취와 지배의 논리로 되갚아 주고 있다. 이미 인간에게 자연은 더 이상 자연이 아닌 인공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인공은 문명, 진보란 이름으로 포장된 인간의 욕망의 산물이다.
    시간성을 본질로 하는 자연에게 붙혀진 자연보호라는 구호는 자연의 시간성의 흐름을 고정하고 이용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의 표명인 것 이다. 자연은 인간이 만들고 없앨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신의 권한으로 원래 그대로 있음에 기반한다. 자연의 질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파괴되고 변화물상하다. 그 질서를 거스를 때 자연은 더 이상 자연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자연을 만들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만들어진 자연. 달리 말하면 자연을 파괴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인공자연을 만들기 위하여 존재하는 자연을 파괴하는 모순된 시대 속에서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자연을 거스르는 행위를 하게 만드는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산업화 이후 자본주의 시대에 등장한 아파트는 대단지를 형성하여 매매의 거래수단으로서 인간의 의식주의 기본권리 중의 하나인 주의 개념을 소유의 개념으로 바꾸어 놓았고
    그 단지 안에 들어선 인공자연은 자연이 도심 속의 실내가 되어버리는 기이한 현상을 가져왔다. 아파트 단지 내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조경은 그 아파트의 소위 집값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욕망은 인간의 의식주의 기본권리 중의 하나인 주의 개념뿐만 아니라 자연마저도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편리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시대 속에서 순식간에 사리지고 새로 생겨나는 우리 삶의 터전은 어그러져 유토피아적 도피성 현실이 되어 마치 디지털 가상 세계처럼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진짜와 가짜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복수, 복제, 편집이 용이한 디지털매체의 특성을 가지고 이미지의 편집을 넘어 의미의 편집으로 새로운 이미지와 의미를 창출해 내고자 한다.
    편리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현대사회는 디지털의 특성을 잘 반영해준다.
    최소단위인 하나의 이미지가 모여서 한 화면을 형성해 나간다. 또한 이 한 화면에 복수성을 부여하여 거대한 그룹을 이룬다.(multiple image) 하나의 이미지로 시리즈(Series)화 하는 작업이다. 실제 작업과정 또한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컴퓨터상에서 Ctrl+C, Ctrl+V 로 하나의 이미지를 계속 복사해 나가고 있으며 이는 방법적 측면뿐 아니라 개념적으로도 디지털을 매체로 활용하는 당위성을 찾기 위함이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컴퓨터 안에서 레이어(layer)를 형성하여 이미지의 중첩효과로 끊임없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 간다.

    대 단지를 형성하는 아파트, 거대한 산맥을 이루는 나무 등 디지털이 지닌 속성 중 개체와 무리의 관계에 대한 작업으로 복제와 삭제가 용이한 디지털 특성을 현대 사회로 비유하였다. 마치 디지털 가상세계에서처럼 똑같은 것들의 반복이며 쉽게 생겨나며 쉽게 사라져 버리는 세상에 대한 유쾌한 통찰이다.
    한정선

    유토피아의 시작과 끝
    이선영(미술평론가)

    한정선의 작품에서 디지털 세계와 아날로그 세계는 별 반 다를 바가 없다. 작가는 아파트에서 양자가 중첩된 세계를 발견한다. 출력된 작품들은 아파트의 부분을 복제하여 계속 붙여나가는 방식이다. 아파트의 구성요소 중 베란다는 전체 장면을 구성하는 세포, 즉 픽셀에 해당된다. 복사해서 붙여넣기 방식은 아파트의 형태 뿐 아니라, 아파트가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개발 과정에도 관철된다. (재)개발을 추동하는 것은 돈이다. 한정선의 작품에서 아파트는 주거지라기보다는 호환성이 큰 매개물, 요컨대 돈으로 간주된다. 돈의 순환과정이 그렇듯이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는 빈과 부의 구별을 확실히 하고 그 간격을 점차 넓혀 나간다. 근대건축의 선지자들이 가졌던 유토피아적 이상과 달리, 다수가 비슷한 구조에 몰려 사는 아파트는 경쟁과 독점이라는 시장 원리가 가장 잘 작동되는 곳이다. 한국이‘아파트 공화국’이 된지도 꽤 오래된 지금, 81년생의 한정선은 3살 이후부터 계속 아파트에서만 살아왔지만, 생활인이 아닌 작가로서 자신이 속한 생태계에 대해 반성한다.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는 편리의 한편에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이다. 루이비통 무늬로 도배된 아파트를 표현한 이전 작품 [사는(buying) 집](2007)은 동음이의어 말장난을 통해 주거 이상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아파트의 상징성을 드러낸바 있다. 기존의 자연과 주거지를 밀어내고 다시 건축된 곳에 장식적으로 삽입된 자연 또한 인공적 속성이 강하다. 여기에서도 자연과 인공은 아나로그와 디지털처럼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 베란다가 픽셀이 되어 구조를 이루듯이, 똑같은 크기와 형태의 나무들은 모여서 산을 이룬다. 아파트나 나무는 프랙털 구조처럼 전체 속에 부분이 있다. 세모 네모 동그라미 같은 기본 도형 안에 배열된 나무는 도식화된 자연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요즘은 아파트의 모양들이 약간의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작가는 거기에서도 규칙적인 차이, 요컨대 수치화된 차이를 발견할 뿐이다. 같은 브랜드의 아파트는 어디나 똑같다. 작품에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구조들로 가득하지만 사람은 안 보인다. 작가는 그 이유에 대해, 아직까지 사람은 복제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람이 환경을 만들었다면 환경은 또한 사람을 만든다. 이미 도시인들의 생활 패턴은 많이 유사하며 생김새도 비슷해져 간다. 한강변 아파트 숲과 그 사이사이에 선만으로 표현되어 있는 유람선과 비행기는 사실주의적 환영 대신에 도상적 기호로 나타나며, 게임의 요소처럼 비현실적이다. 모듈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파괴와 생성을 거듭하는 테트리스 게임 같은 방식은 보편화된 특정 주거문화를 움직이는 원리이다. 복제에 복제를 거듭하는 픽셀 구조는 무채색을 기본으로 하고, 화사한 팝 적인 색채가 방점을 찍는다. 색 역시 하나의 코드로서 형태나 기능과 관계없이 순환된다. [apartment blocks 1,2,3] 시리즈는 정사각형 틀 안에 한강 가에 늘어선 빽빽한 아파트촌을 표현한다. 베란다를 모듈로 한 골조들로 이루어진 밀집된 구조들이 멀찍이서 조망된다. 아파트 위에 떠 있는 구름만이 인적 없는 풍경들을 구별하는 요소이다. 구름이나 강물처럼 명확한 형태가 고정될 수 없는 실재 또한 데이터 뱅크 속에 쟁여져 있다가 필요시에 호출되는 코드가 된다. 이러한 강물은 실제의 강물과 달리,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담글 수 있을 것이다.

    삼각형, 사각형, 원, 직사각형 등의 판 위에 배열된 나무들은 가느다란 줄기에 같은 크기와 형태로 어느 날 함께 이식된 것이 분명하다. 정원 술은 똑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아파트에 부가가치, 즉 차이를 주는 요소였지만, 곧 그 차이는 추월된다. 베란다가 아파트를 이루듯이, 같은 단위구조로 된 나무들은 산을 이룬다. 강에 비친 나무(산)의 반영상은 시뮬라크르의 속성을 강조한다. 무채색 아파트 풍경에 생기를 주는 요소는 색색의 사각형 구조이다. 사각형은 중력과 원근을 무시하고 화면에 점점이 떠 있다. 모듈화 된 사각형, 나무들은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조합되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인상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모듈의 증식방식은 근본적으로 한정되어 있기에, 아파트, 한강, 비행기, 유람선, 나무(산), 도로 같은 요소들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진 풍경들은 그곳이 그곳 같다. 요소들은 거듭된 복제에 지친 듯 간혹 축 늘어져 있기도 하다.

    많은 작품이 정사각형 구조라서 그림 자체가 모듈로 보이기도 한다. 같은 형태와 사이즈가 병렬된 작품 [apartment series1,2,3]이나 [block series1,2]가 그렇다. 작품 [babel blocks]는 아파트라는 블록을 곧 무너질 바벨탑과 비유한 묵시론 적 작품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모듈은 사선의 불안한 구성 속에 배치되어 있고, 건물이 서있어야 할 대지는 이미 사라져 있다. 멀리서 조망하거나 자동차, 배, 비행기 같은 빠른 이동 수단을 타고 지나치듯 포착된 풍경에서 현대의 도시의 구성 방식이 드러나 있다. 그곳을 가상현실처럼 빠르게 접근하고 탐색한 후 이동하는 시점이 지배한다. 즉 초고층의 대단지 아파트는 인간들끼리 사회적으로 교류하거나 머무는 장소와는 거리가 있다. 칸칸 속에 자리한 개인주의는 서로의 존재가 인식되지 않는 것을 최대의 에티켓으로 삼는다. 아파트를 비롯한 초고층 빌딩들은 균등한 동질의 환경을 조성하며, 인간적 활기를 대신에 생산과 소비, 또는 건설과 파괴의 리듬을 전면화한다.

    ‘살기 위한 기계’로서, 근대 건축의 대명사인 아파트는 발전이나 성장을 촉구하는데, 그것은 무엇인가의 축출과 배제, 삭제를 전제한 것이다. 네모난 픽셀로 이루어진 세상은 복제와 삭제, 그리고 속도가 지배한다. 한정선의 작품에서 모듈화 된 구조는 어느 부품과도 교체될 수 있는 잘게 쪼개진 생산-소비의 단위로 빠른 복제와 삭제라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아파트 도시를 지배하는 것은 경제적 합리성 타인과의 익명적 관계인데, 이 관계를 움직이는 것은 자본이다. 자본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공통 언어이다. 한정선은 이전 작품 [돈이 되는 미술](2007)에서 상품권 형식으로 만들어진 만원짜리 지폐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만원짜리 지폐에 모나리자 얼굴과 작가의 도장도 찍혀 있고, ‘현대 미술권’과 ‘현대미술’이라는 글자도 교묘하게 삽입되어 있다. 물질화를 거부하는 개념미술조차도 상품화된 지 오래된 지금, 이 개념적 작품은 자기 반영적인 현대미술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2007년 전시에서 판화를 전공한 작가는 판화의 복수성을 활용하여 뒷면에 사인이 들어간 여러 장의 에디션을 유통시켰다. 그것은 미술 시장이 붐을 이루었을 때, 자신의 작품도 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미술시장에 대한 냉소적 풍자가 결합된 작품이지만, 이번 전시와 관련되어 보다 중요한 점은 화폐가 모듈의 원형처럼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사각형이라는 형태적 유사에 기인하지 않는다. 근대 자본주의 이후 돈은 보편적 질서의 상징이 되었다. 모든 것들이 교환되기 위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환원이다. 돈은 비교할 수 없는 것도 비교하게 하고, 가질 수 없는 것도 가질 수 있게 한다. 질은 양화되어 같은 평면상에 배치됨으로서 호환성을 갖춘다. 그것은 균질화를 통해 통합하고, 동시에 화해할 수 없는 차이 또한 벌려 나간다. 화폐는 모듈의 원형이다. 정보화 사회 속에서 모듈화는 더욱 강력하게 작동한다. 코드는 전자적으로 매개된 소통을 이끌며 기술 유토피아를 구축한다. 그것은 가상을 넘어 현실을 생성한다.

    가상공간은 점차 현실 공간을 식민화 한다. 식민화란 ‘세계를 바라보는 특정한 방식들이 지배적으로 되는 것’(미셀 푸코)을 말한다. 유럽의 어느 성, 어느 정원을 모방한 한국의 아파트와 그러한 아파트들이 대단지를 이루어 만들어진 신도시는 이제 중동 같은 나라에 통째로 이식되기도 한다. 재개발 모델은 서로 다른 인종과 땅, 역사를 가진 국가 간에도 공유되고 순차적으로 반복된다. 거기에는 재현의 질서가 작동한다. 동일한 질서로의 환원은 선적 질서 또는 진보를 의미한다. 실재와 모델이 구별 불가능한 세계에서 복제와 삭제는 더욱 원활하다. 실재는 시뮬레이션에 의해 만들어진 모델로 일치된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출발한 사각형 모듈은 가상공간에서 태어나 조합되어 파생실재를 만들어낸다. 기호 체계 속에서 인위적으로 부활된 생태계는 바람 한 점 불 것 같지 않으며, 강물은 영원히 제자리에서 출렁거릴 듯하다.

    기호는 모든 등가의 체계를 이룬다. 기호와 실재는 구별되지 않기에 모든 것들이 무중력 상태에서 손쉽게 조합된다. 물질과 정보를 혼동해서는 안 되지만, 비트로 나뉜 정보가 현실을 대체하는 대세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누구나 새로운 자연이 된 데이터 뱅크에 접근하고 조작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것은 아니며, 게임 원리의 창출이나 변경 또한 권력의 문제이다. 그것이 말끔하게 조합된 모듈과 코드의 세계에서 느끼는 불안감의 원인이다. 코드화 된 세계의 지루함 이면에 자리하는 것은 어떠한 흔적도 없이 단번에 삭제될 수도 있는 불안한 삶의 조건이다. 배제, 또는 삭제되어 있는 것들은 디지털 방식으로 재현될 수 없는 것들이다. 디지털 복제는 이미 재현도 초과한 상태이지만, 재현될 수 없는 것은 실재로 간주하지 않는 사실주의 이데올로기를 답습한다. 약호화 할 수 없는 것들은 가상공간에 드러나지 않으며 현실공간에서도 사라진다.

    베란다의 반복구조로 되어 있는 실체감 없는 건물들 사이사이로 비슷한 무늬의 산과 물, 그리고 외곽선으로만 처리된 비행기와 유람선은 자본의 원활한 회전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물질성을 점차 떼어내는 정보 언어의 경향을 나타낸다. 정보언어는 이제 스스로를 반복해서 재현할 뿐이다. 모듈과 코드는 자기지시(self-reference)적인 언어로 기표의 흐름자체를 객체로 만든다. 인과관계 없이 ‘그리고’로만 연결된 모듈과 코드는 돈처럼 세계를 평면적인 것으로 만든다. 실체는 비워지고 관계만 남지만, 서로 비교될 수 없는 수많은 관계들이 돈관계로 함열 되는 현실은, 이러한 비워짐을 단순한 공허나 허무를 넘어서 위협으로 다가오게 한다. 작품 [babel blocks]는 동질적 질서로 온 우주를 가득 채우려는 욕망의 말로를 보여준다. 서로 다른 언어에 의해 무너졌다는 고대의 신화와 다른 점은, 묵시록적 붕괴가 똑같은 언어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소멸된 차이가 재앙을 낳는 역전된 신화이다.

    전시제목한정선 - The World of Copy & Paste

    전시기간2012.07.04(수) - 2012.07.24(화)

    참여작가 한정선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사진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나우 Gallery Now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9 성지빌딩 3층 )

    연락처02-725-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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