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포토 페인팅 - 텔레비전 - 이것은 종이입니다 사진 위에 유채, 실크스크린, 67.5x87.5cm 4점, 1979, 국립현대미술관
니콜라 물랭
웜드워 싱글 채널 비디오, 18분 57초, 2006, 국립현대미술관
문범
A Weak Body 납판 2개, 붉은색 MDF 스틱 11개, 59.5x90.5, 96.5x73.3, 245x10x0.8x(11), 1993, 국립현대미술관
윌리엄 켄트리지
나는 내가 아니고 그 말은 나의 것이 아니다 프레그먼트 필름(DVD) 8개, 48’(각 6’), 2008, 국립현대미술관
진기종
CNN 비디오 설치(4 채널), 혼합재료, 실시간 상영, 200x120x120cm(가변적 설치), 2007, 국립현대미술관
남관
겨울창 캔버스에 유채, 99x64cm, 1956, 국립현대미술관
박수근
정물화 종이에 연필, 색연필, 28x43cm, 미상, 국립현대미술관
박수근, 남관, 윌리엄 켄트리지 등 2011년도 수집 소장품 140여 점 공개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엄선된 소장품 기획전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은 2011년 한 해 동안 수집한 소장품을 일반에 선보이는 ≪신소장품 2011≫전을 12월 4일부터 2013년 1월 13일까지 과천 본관 제1전시실과 중앙홀에서 개최한다. 박수근, 남관, 문범, 진기종, 윌리엄 켄트리지, 니꼴라 물랭의 작품 등 국내․외 근․현대미술의 주요 흐름을 반영하는 엄선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본 전시는 근대기의 작품, 1950-70년대의 추상 및 실험 작품, 2000년대의 대표적인 비디오 설치작품을 조망하고, 시대별 이야기에 따라 구성된다. ≪신소장품 2011≫전은 미술장르의 경계가 옅어지고,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이 공존하는 최근 현대미술의 경향을 반영하며, 특히 비디오와 설치 미술이 동시대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매년 수집되는 엄선된 소장품들은 수집 당시의 미적․문화적 시각을 잘 보여주며, 이는 동시대 미술계의 동향을 파악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1년의 수집정책은 왕성한 활동을 전제한 주요 작가들의 대표작품, 동시대 미술의 국제적 맥락에서 주요한 위치에 있는 작품, 한국미술사 정립을 위한 1970-80년대 실험미술작품 등의 우선적인 수집을 원칙으로 이루어졌다.
2011년도 수집 작품은 총 140점으로 78점은 구입을 통해(구입예산 약 31억), 62점은 기증을 통해 수집됐으며, 주요 작품에는 박수근의 ‘정물화’(제작시기 1957년 전후로 추정), 남관의 ‘겨울창’(1956년 작), 윌리엄 켄트리지의 ‘나는 내가 아니고 그 말은 나의 것이 아니다’(2008년 작) 등이 있다. 현재 구입, 기증, 관리전환의 경로를 거쳐 수집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은 약 6,800여점 규모이다.
2011년은 특히 ‘기증문화 확산’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개인 소장가 신옥진(부산화랑 대표)은 이우환의 ‘선으로부터’(1977년 작) 등 미술사적 연구가치가 높은 작품 53점을 일괄 기증했다. 이러한 기증문화의 확산은 매년 제한된 예산으로 수집의 어려움을 겪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향후에도 기증문화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소장품을 꾸준히 확보하여, 2013년 말 서울관 개관과 함께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미술관’으로의 도약을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올해 전면 개편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2, 3층의 상설전시장과 1층 원형전시실에서는 현재 전시되고 있는 소장품 중 작년에 수집된 작품들을 별도 표기하여, 2011년 신소장품의 경향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Ⅰ.20세기 초의 한국미술사는 아카데믹한 양식이 주요한 특징이다. 정물화, 풍경화,
인물화 등 구상적인 소재의 작품들로 서구의 영향을 받으면서 근대미술의 근간을 형성
한다. 세밀하고 정교한 채색화에서부터 주관적인 거친 표현의 유화에 이르기까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계미술사에 동참하려는 시기이다.
박수근(1914~1965)은 강원도 양구(楊口)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하고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1932)에 입선하여 화단에 등장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풍경은 주관적 감정으로 파악한 대상이 아니라 독립된 완전한 객체로서의 대상이다. 때문에 박수근의 그림은 부동의 기념비적 형식이 되었고, 화강암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처럼 움직일 수 없는 정이 느껴진다. 이 작품은 복숭아를 소재로 그린 박수근의 몇 안 되는 정물화 중 하나로 안정된 구도와 함께 매우 표현적인 묘사력을 보여준다. 이 작품과 똑같이 1957년에 유채로 그려진 정물화가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제작년도를 1957년 전후로 추정할 수 있다.
남관(1919~1990)은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도쿄의 다이헤이요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55년 파리로 건너가 아카데미 드 라 그랑 쇼미에르에 입학하여 전후 추상미술의 열기에 빠져 들었다. 그러나 그는 추상적인 기법과 주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한국인 화가로는 처음 <살로드메>(1958)에 참가했고 <망통국제비엔날레>(1966)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화가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1955년 남관이 파리로 건너갔을 때, 파리에서는 앵포르멜 운동이 정점에 달하고 있었다. 앵포르멜은 기하학적 추상(차가운 추상)과는 다르게 서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특히 작가는 두터운 마티에르와 형태의 왜곡을 바탕으로 격정적이고 표현주의적인 추상을 보여 주었다. 이런 당시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겨울창>이다.
Ⅱ. 1950년대 이후 한국미술은 국전을 중심으로 아카데믹한 양식을 이어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서구의 미술사조들을 직접 수용하여 앵포르멜, 추상표현주의, 실험미술 등 다양한 양식들을 선보인다.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한 추상적 표현이 나타나고, 오브제 사용으로 평면과 입체가 혼용되기도 하고,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등 작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하여 나가게 된다.
김용철(1949~ )은 사진과 텔레비전 화면을 활용하여 비판적 시대정신을 제시하는 작품을 제작했다. 1970년대 말 군사정권의 유신체제 당시 20대 후반이던 작가는 정권에 의해 통제되어 본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신문과 TV에 주목했다. 그리고 사진 매체, 실크스크린과 페인팅 기법이 복합된 회화 형식을 통해 말 못하는 당시의 상황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제시했다. 이러한 경향은 1977년 ‘신문을 읽고, 그 신문을 구겨서 버리는’ 과정을 기록한 사진 연작 <이것은 종이 입니다>로 시작해 1982년까지 ‘포토 페인팅’이라는 사진매체를 기본으로 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지속되었다. 4개의 패널로 된 이 작품은 제1회 <청년작가 81전>에 출품되었다. 흑백사진으로 인화된 TV 위에 신문을 보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TV 브라운관(당시 TV는 흑백방송)의 이미지로 등장하고, 활자가 깨끗이 지워져 백지화된 신문에는 ‘민중의 삶과 의식을 통제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여러 도로교통 표시판을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삽입하여 확장된 비판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문범(1955~ )은 1970년대 일상 사물의 드로잉으로 미니멀리즘에 근간을 두었던 것에서, 1980년대에는 붓의 흔적이 남아있는 화면과 오브제의 결합으로, 90년대에는 변형 캔버스와 오일스틱화 그리고 자동차 도료를 이용한 모노크롬적 화면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작가의 는 1990년대 작가의 오브제 작업 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우주공간 속의 인간은 매우 작고 힘없는 존재'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유한하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무겁지만 잘 휘는 납판을 사용해 한 번 고정되면 절대로 변화가 없고 수동적인 허약함이 있는 MDF와 병치시키고 있다. 십진법에서 하나 더 많은 열한개의 긴 직사각형의 MDF 나무를 다섯 개, 여섯 개로 분리하여 바닥에 띄워 설치하고 정사각형보다 덜 단단해 보이는 직사각형 형태의 두 납 오브제를 나무 사이에 배치시키고 있다. 납의 색깔과도 잘 어울리는 붉은색 나무들은 바닥을 의지하지 않고 불안하게 떠 있어 다시 한번 연약함을 드러낸다.
Ⅲ. 20세기 말부터 오늘날까지의 현대미술은 부문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더욱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바뀌어 간다. 작가는 개인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 구현하기도 하고, 새로운 담론을 담기도 한다. 형식적으로 두드러지는 특징은 비디오, 컴퓨터, 인터넷 등 최신 기술을 사용한 작품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급격히 변화하는 현대미술의 주요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윌리엄 켄트리지(1955~ )는 남아프리카 출신의 비디오 작가로 미술과 영화, 연극 분야에서도 활동해 왔다. 그는 특권층인 백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인종차별을 반대했던 부모의 영향을 받아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선을 갖게 되었다. 그는 목탄 드로잉들을 섬세하게 삭제하거나 수정하여 스톱 모션으로 촬영한 후, 연속적으로 필름을 영사하여 애니메이션 형태로 완성된 드로잉을 보여준다. <나는 내가 아니고 그 말은 나의 것이 아니다>는 총 8개의 프레그먼트로 되어 있는 비디오 작품이다. 작가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오페라 <코>의 감독을 맡아 자신이 직접 제작하게 되는데, 이 오페라의 배경 이야기를 비디오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니콜라 물랭(1970~ )은 사진과 비디오, 조각을 넘나들며, 그의 작품은 현실과 공상 과학의 중간쯤에 놓여 있어 극단성을 띠지 않는다. 시뮬레이션과 리얼리즘을 혼합하여 황폐하고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그는 관람자를 상상할 수 없는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작품을 위한 수수께끼 같은 제목들은 영상의 난해한 특성을 더욱 강조한다. <웜드워>는 예산상의 문제로 건설이 중단된 북한의 유경호텔을 배경으로 한 남자가 그 건물 속에서 탐색하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다. 작가는 지구상에 존재하지만 가장 비현실적으로 비춰진 북한을 배경으로 다수의 작품을 제작했는데, 이 작품 또한 그 중 하나다. 작가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가상 세계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작품의 제목도 무의미한 단어로 새롭게 바꾸고 있다.
진기종(1981-)은 노동집약적인 수작업으로 동시대 사회현안과 근접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진부할 법한 주제를 유쾌하게 가공하는 손재주를 가졌으며, 미디어를 탁월하게 활용하는 작가다. 동시대적 사회현안을 다루되 이를 심각하지 않고 유쾌하게 틀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작가의 방식은 보는 이로 하여금 여러 번 주제를 곱씹어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On Air’시리즈는 TV라는 가장 대중적인 소재를 이용해 내용을 편집, 구성한 것으로 미디어 방송국의 일방적 소통과 조작 사이에 실재하는 현실과 가상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 중
1961년 출생
1911년 경북 청송출생
1970년 프랑스출생
1955년 출생
1914년 강원도 양구출생
1955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출생
1981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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