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진
24 Windows Oil Color, Digital Image on Canvas, 232x348x4cm, 2012
장화진
Empty Space - 5 Acrylic Color, Digital Image on Canvas, 72.5x72.5x4cm, 2012
장화진
Empty Space - 6 Acrylic Color, Digital Image on Canvas, 72.5x72.5x4cm, 2012
장화진
Ghost Image (From Sungnyemun) Wine Rack, Mixed Media, Silk Screen Image, Plexi Glass, Led Light, 101x111x56cm, 2010
장화진
Interior Space (from Ganghwaeup Chaple) - 2 Oil Color, Digital Image on Canvas, 112x162x4cm, 2010
장화진
Red Brick House - 1 Oil Color, Digital Image on Canvas, 112x162x4cm, 2010
장화진
Red Brick House - 1 Oil Color, Digital Image on Canvas, 224x164x4cm, 2012
장화진은 90년대 <가장자리(Edge)>시리즈와 2000년대 <틀>과 <창문>시리즈를 통하여 회화에서 프레임이 갖는 의미 등 현대미술의 개념을 평면 및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여왔다. 작가는 문, 액자 시리즈 작업들을 통해 ‘틀은 본래 새롭게 구성되고 규정지어지지만 언젠가는 깨지고 해체되어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러한 틀에 대한 의미와 관심은 역사적 건축물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작가는 1996년 중앙청 건물의 해체와 철거를 보면서 틀의 개념을 건축물에서도 발견하게 되고, 작업의 소재는 건축물들로 확장된다.
역사적 건축물에 대한 관심은 중앙청 건물의 철거를 시작으로, 숭례문 프로젝트와 서대문 형무소 등 다양한 역사적 공간에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집단과 개인의 기억을 평면과 설치작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작가가 더욱 집중하고 있는 한국 근현대사에 의미있는 공간(서대문 형무소, 강화도 성공회 성당 등)들을 대상으로 하며, 이들 건축 공간의 변용을 통해 역사와 기억의 굴절을 진단하는 작업들을 선보이게 된다. 또한 건축물들 뿐만 아니라 작가가 과거 집중했던 틀과 문에 이어서 간판, 타일, 커튼과 같이 건축물의 부분들에서도 이러한 기억과 역사의 파편들을 찾아내고 있다.
장화진은 회화의 평면성과 창틀로 대변되는 '바운더리'의 관계에 주목하면서도, 한국의 역사적 공간과 이 공간들이 가진 집단과 개인의 기억들의 다양한 매체와 조형언어로 시각화한다. 지난 백년간 몇번씩 허물어지고 다시 지어지는 건축적 아니러니 속에서 파편화된 개인의 정서적 체험을 다시 살려내며, 동시에 공간 속에 머물렀던 100여년 간의 기억의 빛과 그림자를 표현하여 한국 현대사의 흐릿한 기억들을 은유적으로 끄집어내고 있다.
조선총독부 프로젝트 (2004)
작가 자신의 경험과 사회와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의 괴리감, 경계에 대한 충격은 2004년 성곡 미술관 전시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작가는 정치적 목적에 의해 인위적으로 등장하고 소멸되는 건축물, 그리고 그 속에서 방황하는 개인의 기억 사이의 괴리감을 일깨우고자 1996년 철거된 조선총독부 건물의 실측 도면과 미니어처를 재현하였다. 사라진 건축물의 설계도면을 제시함으로써, 수많은 복원으로 훼손된 건축물의 원형의 이미지로 되돌려 놓으려는 시도는 광화문과 남대문 작업으로도 이어진다.
광화문과 숭례문 프로젝트 (2000/2010)
건축물을 집단과 개인의 기억의 저장소라고 보는 작가는 조선총독부 건물에 이어 광화문을 통해서, 지난 몇백년간 다양한 논리와 이유로 허물어지고 지어지는 건축적 아이러니를 집어낸다. 구한말에 촬영된 원판 사진들로 겹겹이 중첩되는 사진필름의 레이어와 백열전등으로 구성된 광화문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설치물은 몽환적 분위기로 필름의 레이어만큼 수많은 기억들을 재현하려는 듯하다. 또한 2008년 화재로 사라진 숭례문을 광화문 작업과 유사한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작가는 사라진 것에 대한 개인과 집단의 정서적 체험을 다시 환기시키고 보호하려한다.
서대문 형무소와 강화도 성공회 성당 프로젝트(2008/2011)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가는 건축물이 가지는 역사와 개인의 기억의 재구성뿐만 아니라 건축이 가지는 시선의 통제를 목도하게 된다. 즉 건축은 기억의 저장소이자 통치와 지배의 도구라는 것이다. 특히 서대문 형무소를 보면서, 미셀 푸코가 <감시와 처벌>에서 주장한 ‘판옵티콘’의 실제를 목격했다고 한다. 작가는 이러한 지점을 공교롭게도 종교 건축물에서도 느낄수 있었는데, 감시의 주체는 전혀 다르지만 외부로의 감시와 통제의 시선을 형무소뿐만 아니라 종교 건축물에서 포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서대문 형무소와 강화도 성공회 성당의 파사드를 유사한 방식으로 재현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회 성당의 경우, 건축물 파사드의 강직된 이미지와는 달리 그 내부의 이미지들은 따뜻하고 부드럽게 묘사하고 있다.
건축의 파편들 : 간판, 창, 문, 타일
역사와 도시환경이 만들어내는 건축물 외에도 작가는 도시의 개발과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간판이나, 문 그리고 바닥의 타일까지도 집중하고 채집하며 이를 이미지화 한다.
창과 문에 대한 그의 관심은 이미 90년대 <틀>과 <창문>시리즈 등에서도 선보여졌었고,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90년대부터 촬영해온 도심의 간판들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결과물이 전시된다. 청계천의 낡은 간판에서 찾아낸 표어 세트인 ‘맑고 푸르게’는 청계천의 의미를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자연스럽게 마모된 형상에서 작가는 마치 추상과 구상의 절묘한 조화를 체감했다.
또한 덕수궁 정관헌과 이화여대 본관과 대학원 건물의 바닥에 깔려있던 타일을 모티브로 제작한 작품들도 선보이는데, 타일 이미지를 담고 있는 작은 캔버스 수백개를 전시장 바닥에 놓아 매체적으로는 설치로 확장되며, 작품은 원래 타일과 같은 시점에 위치하게 된다. 작가는 조금씩 닳아 없어지면서도 묵묵하게 역사의 현장을 지켜오는 것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그의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1949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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