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혜
Organic Geometry inkjet print, 40x40cm_black, 2014
홍승혜
Organic Geometry inkjet print, 40x40cm_white, 2014
“돌이켜 보면, 나는 늘 돌이켜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과거는 주어졌고 미래는 한없이 불확실하다. 결국 이것은 시간의 흐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시간에 의해 변화하는 모든 것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국제갤러리는 한국의 대표적인 중견작가 홍승혜의 개인전 <회상回想>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97년부터 시작된 작가의 ‘유기적 기하학(Organic Geometry)’ 프로젝트를 반추해보는 자리로서, 일련의 대표적인 작업들과 이를 위해 사용되었던 방법론을 총체하여 오래된 흑백영화처럼 무채색의 '회상'의 공간을 도모한다.
컴퓨터 포토샵을 이용하여 작업을 하는 작가는 프로그램의 기본단위인 픽셀의 결합과 축적을 통해 이미지를 구현한다. 작가는 이 사각의 그리드를 고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순열, 조합, 반복, 분해하여 새로운 이미지로 증식시키며, 유기적이면서 역동적인 움직임을 부여한다. 또한 논리적인 그리드의 조형적 안정감 속에 분절을 가미함으로써 불안한 질서와 불협화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홍승혜의 이미지는 모니터에서 탄생하여 실재 공간으로 나와 다양한 일상적 영역으로 확장되는 등 조형적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이번 전시는 그간 수행해 왔던 다양한 시도들, 즉 시공간의 레이어를 넘고[Over the Layers], 분절과 결합을 거듭하고[Debris], 그리드의 안과 밖을 넘나들고[On & Off], 음악적 질서를 수용하며[Musical Offering], 끊임없는 프레임을 갱신해왔던[All about Frames] 과거의 작업들을 형태와 소재의 변형을 거쳐 보여준다.
1층 전시장에는 작가의 과거 대표작들이 크기와 재료를 달리해 그레이 스케일(gray scale)로 변주되고 있다. 1997년 초기 컴퓨터 드로잉에 기초한 실크스크린 작업들은 잉크젯 프린트로, 2000년 서랍모양의 알루미늄 패널 작업은 실재 가구로 재현되고, 2004년 벽화 <회상>은 다시 알루미늄 패널로 구현되어 평면과 입체 사이를 유희한다. 2008년 <파편>의 벽부조들은 바닥으로 내려와 건축적 면모를 띠게 되며 텍스트 조각
2층 전시장에는 지난 10여년간 제작된 6편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더 센티멘탈 The Sentimental >시리즈를 흑백으로 전환해 한데 묶은 대규모 영상설치 작업 <6성 리체르카레 Ricercare a 6>를 선보인다. 바흐의 모음곡 <음악의 헌정>이 원전인 이 곡은 독립성이 강한 두 개 이상의 멜로디를 결합, 대결시키는 대위법을 기초로 한 푸가로서, 이 작곡법은 작품에 재적용 되고 있다. 각각 다른 시기의 센티멘탈리티를 한자리에 모은 이 뮤직 비디오들은 서로 충돌하며 언뜻 불협화음을 만들지만 잠시 후 그 불협화음 속에 각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번 국제갤러리 개인전 <회상回想>에 선보이는 '유기적 기하학'의 여러 변주들은 각자가 전시를 구성하고 있는 개별 그리드가 되어 하나의 전시 안에서 위계 없이 재생, 복제, 증식되고 있다. 이는 각 작품이 구성요소가 되어 전시 자체가 거대하고 역동적인 하나의 작품으로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이며, 작가가 진행해 왔던 유기적 진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홍승혜는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2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로 건너가, 1986년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86년부터 현재까지 2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국내외 기획 단체전에 참여했다. 1997년 국제갤러리 개인전 <유기적 기하학>을 시작으로 컴퓨터 픽셀의 구축을 기반으로 한 실재 공간의 운영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1997년 토탈 미술상, 2007년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59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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