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신
Memory No 22 Lithograph, 140x100cm, 2007
정희경
La Transparence II mezzotint, 30x40cm, 2009
안세은
Disposable Identity Sticker & Coins, 가변설치, 2010
김종숙
기억 c-print, drawing on canvas, 90x60cm, 2010
임선희
Landscape in the Drama Acrylic on Canvas, 66x120cm, 2009
김홍식
그 날 이후의 기록_20090210 Embossed work & Ink on Stainless steel, Lenticular screen on Light box, 3면 각 55x110x4cm, 2009
조혜정
CONTINUUM:WHAT THEY REMEMBER FROM THE LOST Video Installation, 2009
이주은
사이로 바라보다 Resin on Digital Print, 120x120cm, 2009
사전적 의미의 ‘기억’은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내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삶에서 어떤 종류든지 경험이라는 것을 하게 되며 그것은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3월 31일부터 4월22일까지 Gallery CHA에서 열리는 ‘Beyond the Memory’전에서 여성 작가 8인은 각자의 경험과 그것에서 비롯된 기억들을 관람객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기억은 선명하기도 하고 때로는 흐릿하기도 합니다. 경험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그 선명도는 다르지만 기억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합니다.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기억들은 아득해서 꿈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되짚어보기도 하고 너무나 정확하게 어떠한 사건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권오신 작가의 ‘Memory’연작 시리즈는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 가보았을 법한 마을을 몽환적인 느낌의 석판화로 보여줍니다. 중고등학교 때 견학했던 민속촌 같기도 하고 전래동화의 배경이었을 법한 마을은 보는 이에게 처음에는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작품을 보면 볼수록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줍니다.
동판화의 일종인 메조틴트 기법을 사용하여 밀도감 있으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정희경 작가의 ‘작품은 미묘한 명암의 차이에 의해 드러나는 섬세함이 보여지는데 어두운 공간에서 드러나는 내면적인 이미지는 어렴풋한 기억으로 다가와 상상력을 일깨워줍니다.
안세은 작가의 ‘일회용 자아’는 버려진 병뚜껑들을 모아 잔잔한 느낌으로 원과 물결무늬를 이루는 가운데 조형성을 보이는 설치 작품입니다. 작가는 잊혀지고 하찮게 여겨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조형물로 형상화 시켰습니다. 살면서 한번쯤은 자기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로 느껴졌던 그런 흐릿한 기억을 우리 모두는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주은 작가의 작품은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사물의 부분을 사진으로 담아 프린트한 후 그 위에 에폭시 레진을 입히는 방법으로 작가의 소소한 주변의 사물에 대한 기억을 담았습니다. 작품에 서 보여지는 사물의 일부분에 대한 이미지는 우리가 보고 느끼고 경험한 내용을 모두 기억 속에 담아내지 못하고 때때로 파편으로 존재하는 우리의 기억의 일부분을 보는 듯합니다.
김종숙 작가의 ‘일상의 기억’은 아파트와 논이 공존하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한 때 이러 한 풍경은 서울근교에서 많이 보았던 풍경이나 이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논이 있었던 자리는 이제 고층 상가와 아파트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작가에게는 일상의 기억이었지만 이제는 도시개발의 한 장면으로 역사의 기록이 되었습니다.
임선희 작가는 TV드라마를 동시대의 은유적 공간으로 보아 이를 작품으로 형상화합니다. 드라마의 스토리는 다양성과 혼성성을 바탕으로 하고 시대상을 반영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그 주인공에 자신을 대입해보거나 주인공을 둘러싼 여러 상황에 대해 지인들과 열렬한 토론을 벌인 경험을 우리 모두는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는 우리의 일상의 새로운 내러티브가 되기도 하기도 합니다.
김홍식 작가의 ‘그날 이후의 기록’은 3면의 제단화 형식으로 스테인레스 스틸과 렌티큘러 작업이 조합된 구성으로 숭례문 참사를 기억하며 제작한 작품입니다. 국보1호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숭례문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어버린 그 참사의 현장은 지금 재건의 장소로 변화되었고 상처를 딛고 일어나려는 의지의 기운을 표현하는 역사적 사건과 도시에 대한 기억이자 기록입니다.
조혜정작가의 ‘CONTINUUM: WHAT THEY REMEMBER FROM THE LOST’는 개인적인, 사회적인 통증을 기억하며 그 때의 심정을 담은 영상물입니다. 지인의 죽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 용산참사 등 통증으로 기억되는 사건들을 동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공유하고 있습니다. 가슴 아팠기에 더 선명한 기억들. 그 기억들을 통해 현재의 삶을 각성하고 감사하며 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인지된 정보는 감정과 결합되어 각 자에게 기억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해석 됩니다. 주관적으로 저장된 기억이기에 8인의 작가는 작가의 언어로 재해석된 각기 다른 모습의 기억을 보여주며 기억 너머로 보여지는 세상을 담았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우리 각자가 가진 일상의 기억, 특별한 기억 등을 더듬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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