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일상의 낯선 풍경
2017.10.26 ▶ 2017.12.14
2017.10.26 ▶ 2017.12.14
AMC Lab 개관展
낯익은 일상의 낯선 풍경
AMC Lab이 첫 번째로 전개하는 <낯익은 일상의 낯선 풍경>은 예술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우리 스스로에게 묻고자 기획되었다. 일분일초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트랜드 역시 빠르게 형성되고 사라진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지만, 동시에 무분별한 정보가 넘쳐나면서 뉴스들은 빠르게 잊혀진다.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정작 그 기록들은 온라인 상에서 수많은 공유를 통해 마치 허공을 떠도는 듯한 허무감을 주기도 한다. 급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쳐가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서적과 앞으로의 전진을 외치며 핑크빛 미래를 준비시켜준다는 자기 계발서가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이 시대에 예술은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가질까?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이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는가’라는 방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예술이 짊어지고 있는 다양한 역할 중에서 AMC Lab은 일상속에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을 발견하게 하는 예술의 힘을 그 첫 번째로 소개하고자 한다. 본 전시에 참여하는 세 명의 동시대 현대미술 작가들은 각각 회화, 동양화, 사진, 필름 등을 통해서 자신만의 시각 언어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국적도, 성별도, 나이도, 작업 매체도 다른 이 세 명의 작가들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낯익은 일상을 낯설게 만드는 힘에 있다.
자신만의 고유한 회화적 화법을 구축해가는 오병재(b. 1974)는 이 세상을 구성하는데 ‘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회화작품이 작가가 보는 시선을 따라 대상을 그려낸다면, 오병재는 ‘함께 바라보기’에 초점을 둔다. 작가의 시선 뿐 아니라 타인의 시선의 존재를 의식함으로써 바라본다는 개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다양한 시선이 공존하는 사회를 지향한다. 그의 작품들은 빌라, 책장 등 우리가 일상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역원근법’을 사용함으로써 작품 속 대상들은 마치 캔버스를 넘어 확장해 뻗어나갈 듯이 펼쳐져 있다. 63 스카이 아트 미술관 (2015), Space BM (2014), 노암갤러리 (2011), 금호미술관 (2006), 아트 스페이스 풀 (2005) 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2016년에는 홍콩 PMQ에서 개인전
이은실(b.1983)은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물과 인간, 동물을 동양화적 기법으로 표현하는 작가이다. 언뜻 보면 현대적으로 해석한 세련된 동양화이지만 이은실의 작품은 우리가 동양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손쉽게 무너뜨리며 한동안 그 낯선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고고함과 교양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동양화에 대한 기대는 전통가옥의 곳곳에서 대범하게 성교를 하는 동물들의 행위를 통해 완전히 사라진다. 전통과 권위가 중시되는 동양화에서 이은실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성적 행위와 배설 행위를 과감하게 드러내면서 금기와 터부에 대한 선을 넘나든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은실이 사회적 제약, 경직된 체계에 대해 자극적인 요소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에로스가 넘치는 산수화에서부터 무기력한 성기, 그리고 성교하는 호랑이까지 등장하는 그녀의 작품에는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소와 동양화의 전통적 화법을 고수하면서 현대적인 터치를 담고자 하는 젊은 동양화가의 의지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다. 뉴욕 두산 갤러리 (2016),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2010), 아트 스페이스 풀 (2009)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금호미술관, 워싱턴 D.C.의 American University Museum, 리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 그룹전에 참가했다. 서울대학교 동양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사진, 비디오,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홍콩 출신의 작가 실라스 퐁(b. 1985)은 일상생활에서 간과되는 사소한 것들에 주목해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전철역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공공장소는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체득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포착하고 화면을 잠시 정지시킴으로써 이들의 시간을 정지시키기도 하고, 엘리베이터 문 앞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 안에 탄 사람들의 시간을 훔쳐 판매하기도 한다. 일상을 기록하는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속도와 시간을 유지하겠다는 작가의 다짐은 고스란히 관람객들에게 전염되고, 그의 작품을 마주하는 이들 역시 잠시 멈춰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퐁은 홍콩침례대학에서 학사, 홍콩중문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Academy of Media Arts Cologne 에서 수학하였다. 부산 홍티아트센터 (2016), 홍콩 독일문화원 (2016), Gallery Exit (2011)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City Gallery Wellington, Soka Art Center, Saatchi Gallery London, 아트 스페이스 풀 등에서 그룹전에 참여하였으며, Dresden Cynetart (2013),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2011), Liverpool Biennial (2010) 등에 참여하였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전공의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AMC Lab presents its very first exhibition, Up Close Yet Unfamiliar. This exhibition is curated to question what art means to people. In this fast-changing, modern society, new trends form and disappear quickly. News from half a world away is instantaneously delivered through SNS, but due to the massive flood of available information, it is easily forgotten. In addition, many people record their daily lives through SNS, but these records are shared tremendously online, making them eventually meaningless. What does art mean in an era in which both spiritual healing books, which comfort stressed-out people, and self-improvement books, which provide tactics to become better equipped for the future, are found in best-seller book rankings?
Everyone has different answers to the following questions: what is art and what does art mean to them. AMC Lab would like to show how art makes people rethink their routines. The artists participating in the Up Close Yet Unfamiliar exhibition are different ages, nationalities, and genders, and although they have developed their own visual languages through different mediums, such as painting, oriental painting, photography, and film, they share one thing in common: all their works transform mundane life into unexpected scenes.
Byung Jae Oh(b.1974) believes that the world is formed by perspectives, not by objects. In many cases, objects are interpreted solely from an artist’s viewpoint. However, Oh focuses on “looking at things together with other people.” Because the artist considers others’ viewpoints in addition to his own, Oh provides a new understanding of the concept of “looking at things,” therefore pursuing a society in which various perspectives coexist. He takes subjects from a daily life such as red brick houses and bookshelves. The subjects in his works are likely to spread out beyond the canvas as he employs the drawing technique of reverse perspective. These characteristics give his paintings an unreal effect. Oh has held solo shows at the 63 SKY ART Gallery (2015), Space BM (2014), Noam Gallery (2011), Kumho Museum of Art (2006), and Art Space Pool (2005). In 2016, his solo exhibition, Unfolding Spaces, was held at PMQ, Hong Kong. He has also participated in group exhibitions at major galleries and museums, including the Seoul Museum of Art, Doosan Gallery, and Park Ryu Sook Gallery. Oh received his BA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received a MA in Fine Art from Goldsmiths College, University of London.
Eunsil Lee(b.1983) is a remarkable contemporary ink painter who often uses Korean traditional buildings, humans, and animals as her subject matter. At first glance, her works are sophisticated, contemporary ink paintings with a modern twist. Typically, ink paintings are symbols of loftiness and refinement and emphasize tradition and authority. Lee combats viewers’ stereotypes concerning ink paintings with scenes that expose social taboos, such as depicting sexual and excretory activities and organs, encouraging the audience look deeply at her unfamiliar scenes. For example, when viewers must face animals’ bold intercourse in front of traditional Korean houses, their existing beliefs about ink paintings are challenged. These provocative factors are not the only approach Lee employs to expose social restrictions and rigid hierarchy. From erotic landscapes and impotent genitals to sexual intercourse between tigers, she attempts to include elements that reveal her identity as a female artist. Lee uses traditional techniques to show a young ink painter’s contemporary touch. Eunsil Lee has held solo shows at the Doosan Gallery New York (2016), Project Space SARUBIA (2010), and Art Space Pool (2009). She has also participated in notable group exhibitions at museums, including the Kumho Museum of Art, American University Museum (Washington D.C., USA), and Leeum Samsung Museum of Art. She received both a BA and an MA in Fine Art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Silas Fong(b.1985) from Hong Kong works with various mediums, including video, installation, and photography. He identifies and reveals overlooked details in everyday life, and thus public spaces, such as elevators, escalators, and subway platforms, become spaces for unusual experiences. For example, Fong captures pedestrians on escalators and pauses the screen, as if stopping their time. His attempt to retain his own pace and time by recording everyday life is contagious to viewers. When an audience encounters his works, they also pause for a moment and look back on their daily experiences. Silas Fong has held solo exhibitions at the Hong-ti Art Center in Busan (2016), Goethe-Institut Hong Kong (2016), and Gallery Exit in Hong Kong (2011). He has participated in group exhibitions at international galleries and museums, including the City Gallery Wellington, Soka Art Center, Saatchi Gallery London, and Art Space Pool. He has also participated in international exhibitions, including Dresden Cynetart (2013), the 11th Seoul International New Media Festival (2011), and Liverpool Biennial (2010). Silas Fong currently works as an Assistant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Photography at Chung-Ang University, Korea.
1983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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