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그리기 : figure 2 figure
2010.03.31 ▶ 2010.04.28
2010.03.31 ▶ 2010.04.28
김동유
The Method of Collections oil on canvas, 151.5x210cm, 1994
김동유
An ede the face oil on canvas, 145.5x199.6cm, 1986
김동유
Butterflies-Lee Joong Seop Acrylic on Canvas, 162.2x130.3cm, 2000
김동유
Butterflies-Persive Bodhisattva 리넨에 아크릴채색, 190×122cm, 2003
김동유
Buddha & politicians Oil on Canvas, 227.3x181.8cm, 2010
김동유
Che Guevara & Fidel Castro Oil on Canvas, 227.3x181.8cm, 2009
이토록 구상에 집착한, 천착한 작가가 또 있을까? 대중적인 인물들의 얼굴을 조합해 만든, 환상적인 더블 이미지로 유명한 작가 김동유의 작업은 한마디로 지독한 그리기다. 김동유는 지난 25년 동안 인물과 사물, 즉 대상이 지닌 구상성(具象性)에 대해 주목했다. 시류의 변화도 있었고, 지칠 법도 하고, 유행에 따른 세속적 유혹도 있었으나, 미동도 하지 않고 구상 형식을 파고들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김동유의 작업을 학생시절로부터 최신작에 이르기까지 주요작품 중심으로 망라하고자 노력했다. 관람편의와 전시구성상, 김동유의 작업을 크게 3시기로 구분했다. 전시장이 3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
첫째 시기는 고교시절의 작품을 포함한 1987년부터 1998년 이른바 '얼굴' 작업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기로 이른바 '구상연구(Study on Figuration) 시기'다. 둘째는 1999년부터 2004년 사이의 '점으로 만든 이미지(Dotted Image) 시기'로 꽃, 별, 나비 등이 집적, 반복되면서 하나의 매력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셋째 시기는 'The Face_Homage'로, 김동유를 일약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르게 만든 대중적인 스타, 혹은 유명인의 얼굴을 이중적 방식으로 담아낸 작업들이 집중 제작된 시기다. 거칠지만, 김동유가 걸어온 작가적 궤적과 구상 화력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경제개발 시대에 태어나, 격동의 세기를 관통한 전형적인 386세대 김동유는 현대소비사회의 물살을 온 몸으로 훑으며 지나왔다. 김동유는, 산골 소년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때묻지 않은 자연과 더불어 자라왔다. 물감을 구하기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김동유는, 연필과 종이 등 간단한 도구를 가지고 눈에 보이는 자연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기 시작했다. 가지고 싶고 되고 싶은 대상과 인물들도 담아냈다. 대학 진학 후, 도시 유학 시절 경험한 현대소비사회와 그 속에 가득한 세속적 욕망과 유혹의 미끼들은, 일종의 문화충격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경험은 이후 그의 작업 전체에 걸쳐 자유롭고도 치밀한 불완전함으로 녹아 들었다.
김동유는 붓을 통해 역사 속 주요 인물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명화, 명화 속 인물 그리고 숭고함을 가장한 정치인, 도시 일상에서 만나는 하찮은 사물, 한때 미디어의 총아였던 LP음반 자킷, 자신의 바람과 세속적 욕망들을 반영한 오브제들을 세밀하게 탐색했다. 그 과정에서 목도하고 경험한 전통과 현대와의 갈등, 엇갈리고 헛갈리는 아우라(aura)는 시각적 유희 등과 같은 특유의 작가적 상상이 투사된 다양한 이미지로 구체화되었다.
김동유의 경험과 생각은 대부분 반복에 의한 집적, 혹은 생성, 증식으로서의 멀티플 개념과 구조로 화면에 드러난다. 반복과 집적. 김동유의 작업, 지독한 그리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살기 위해서는 반복이 필요하다. 그러나 반복은 잉여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삶은 구하고 욕망하던 대상과 자신의 결핍이 완전하게 채워지는 데서 끝난다. 모두에게 꿈이 필요한 이유다. 어린 시절 꾸었던, 이루지 못한 하늘색 꿈. 마치 신기루와도 같은 이루지 못한, 이루지 못할 꿈은 김동유의 작업에서 반복으로 드러난다. 건조한 사막과도 같은 인생,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는 삶. 김동유는 인간의 세속적 욕망을 또다른 회화적 허구로 승화시킨다. 허구는 새로운 역사와 주체를 생산해내는 동인이다. 역사는 시작과 끝이 있는 직선구조가 아니라, 앞선 것을 다르게 반복하는 순환구조이기 때문이다. 규칙과 불규칙, 절묘한 완성으로서의 미완성. 이것이 역사를 이룬다. 김동유의 회화를 이룬다.
이번 전시는 해외 경매시장에서 고가의 낙찰가를 기록하며 언론의 자극적 주목을 받았던 김동유 작가를 작가로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리매김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흔히 상업적인 작가로 대중에 알려져 있고, 또 그렇게 알고 있는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화가 김동유를 정확하게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환하게 웃고 있는 김동유의 얼굴을 바로 바라보자. 옛말 하나 틀린 것 없다. 과연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지독한 화가 김동유. 그의 지독한 그리기, 행복한 그리기를 따라 들어가 보자.
학예연구실장 박천남
1965년 충청남도 공주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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