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카・나라 시대(552~793)

일본미술사아스카・나라 시대(552~793)

대륙에서 불어온 문명의 바람

일본의 고대에 해당하는 아스카(飛鳥, 552~645)와 나라(奈良, 710~793]) 시대에는 중국과 한반도로부터 다양한 문물이 전해진다.
아스카시대에는 백제로부터 많은 불교문화가 전파돼 일본의 고대국가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귀족문화가 꽃핀 나라시대에는 당의 불교문화가 전래돼 불상과 사찰이 건립되는 등 일본 불교미술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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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타정토도>의 관음보살상, 7세기 말, 312.4×265.1cm

    일본 회화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알려진 이 그림은 <아미타정토도(阿彌陀淨土圖)> 혹은 <금당벽화>로 불린다. 이 그림이 있던 호류사 금당은 1949년 복원중 화재가 발생해 비천상을 제외한 벽화 대부분이 불에 타 현재는 사진으로만 당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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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류사 경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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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류사5층목탑

    7세기, 3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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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류사의 유메도노[夢殿], 724~794년

    일본최고의 팔각당으로 황위를 둘러싼 격렬한 싸움 끝에 몰살된 쇼토쿠 태자 일족의 원한을 풀기위해 창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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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토쿠태자상>, 아좌태자 作, 삼국시대 백제

    『일본서기(日本書紀)』에 의하면 이 그림은 597년 일본에 건너간 백제 제27대 위덕왕의 아들인 아좌태자가 그의 제자인 쇼토쿠 태자를 그린 것이다. 이 초상화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불교의 삼존불의 형태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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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동제 석가삼존불상, 623년, 좌측불상은 분실

    아스카 시대의 대표적 불상인 호류사의 금동제 석가삼존불상은 623년에 쇼토쿠 태자[聖德太子]의 명복을 비는 뜻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좌우대칭 구조에 다소 도식적인 옷처리, 긴 얼굴, 은행알 같은 눈매와 초생달 같은 입매를 갖고 있다. 이 작품은 양쪽에 보살들을 거느리고 옥좌에 앉아 있는 석가모니를 묘사하고 있으며, 뒤에는 커다란 후광이 석가모니와 보살들을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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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가여래상

    동에 금도금, 623년, 86.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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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가여래상 부분(본존상)

    일본불교조각사의 최초의 명작으로 꼽히는 호류사 석가여래상은 서원(西院)의 금당 중앙에 안치된 불상으로 623년 3월 쇼토쿠태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구라쓰쿠리 도리(鞍作止利 552~645)가 완성하여 공양한 삼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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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세관음보살입상, 호류사 유메도노[夢殿], 7세기 전반

    구세관음이라는 명칭은 법화경에서 유래하여 당대에 유행한 구고관음을 잘못 옮긴 가능성이 높다. 쇼토쿠 태자의 영상이라고 여겨지고 있으나 그 소재나 조성배경은 없다. 녹나무를 재료로 한 일목조(머리와 몸체를 하나의 나무로 조각한 조상법)로 표면에는 금박을 붙이고 금동투조제의 보관을 쓰고있고 보주형의 두광과 원형 연화대좌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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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조사천왕입상, 호류지 금당, 7세기 중엽

    순서대로 지국천(持国天), 증장천(増長天),광목천(広目天), 다문천(多聞天)으로, 7세기경 중국에서 완성된 무장형 사천왕상 초기 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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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류사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 일본 국보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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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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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 금동미륵반가사유상, 국보 제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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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마쓰 고분벽화, 7-8세기, 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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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영총벽화, 고구려6세기, 평남 용강군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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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천, 7세기말, 나라 호류지 금당 천장 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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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악2호분, 비천, 고구려, 황해도 안악군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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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국사찰로 건립된 도다이지의 금당(대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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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다이사 대불(비로자나불), 높이 16m

    불교를 장려했던 나라시대에 전국의 동(銅)을 모아 9년에 걸쳐 8번 주조해 만든 작품으로 백제인들도 참여했다는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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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쾌한 느낌의 야쿠시사 경내의 모습

    나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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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후쿠사

    백제후손인 후지와라 가문의 명복을 위해 건립된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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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수라상, 건칠조각, 153cm, 고후쿠사

    건칠기법이란 식기류나 불상 등에 삼베를 겹겹이 입힌 후 옻칠을 발라 굳히는 전통적인 칠 방법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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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조 나한상

    나라시대, 호류지 오주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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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상천(吉祥天)>, 8세기, 마포에 채색, 야쿠시사

    당나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그림은 짙은 채색화 기법으로 정교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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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하미인도

    나라시대, 종이에 먹과 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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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하미인도>, 9세기중엽, 돈황 제17굴 불벽(오른쪽)

    같은 주제를 그린 두 그림을 통해 일본 나라 시대의 회화가 당의 영향 아래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 Description

    일본의 고대에 해당하는 아스카(飛鳥, 552~645)와 나라(奈良, 710~793]) 시대에는 중국과 한반도로부터 다양한 문물이 전해진다.아스카시대에는 백제로부터 많은 불교문화가 전파돼 일본의 고대국가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귀족문화가 꽃핀 나라시대에는 당의 불교문화가 전래돼 불상과 사찰이 건립되는 등 일본 불교미술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한반도에서 이어진 불교미술, 아스카 시대

    통상 일본에 불교가 전래된 6세기 중엽부터 다이카 개신[大化改新]이 행해지기 이전인 7세기 중엽까지를 아스카시대로 부른다. 이 시기에는 불교전래에 따른 불교미술이 발달했는데, 당시의 불교문화는 일본 고유의 신도문화(神道文化)를 대체하였다. 

     

    이는 한반도 귀화인계인 소가씨[蘇我氏] 집안과 다른 일본계와의 치열한 정치적 투쟁 속에서 소가씨가 승리함으로써 성취된 것으로, 아스카 시대의 미술 문화 속에서 한국과의 친영성(親迎性)을 쉽게 발견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시대 미술에서는 중국의 육조시대와 한국의 삼국시대의 양식이 다수 발견되는데, 이는 대륙의 선진문물이 기존의 일본풍을 혁신시킨 결과이다.

     


    아스카의 대표 건축물, 호류사[法隆寺]

    아스카 시대의 대표적인 미술품은 대부분 불교와 연관돼 있으며, 이들은 호류사 일대에 집중적으로 보존돼 있다. 호류사는 일본 나라 현에 있는 절로 쇼토쿠종파[聖德宗派]의 총본산이며, 607년 쇼토쿠태자가 세웠다고 전해진다. 현존하는 목조건물로 기본구조는 서원(西院)과 동원(東院)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스카 양식을 띠는 서원은 금당(金堂), 오층목탑, 중문(中門), 회랑(回廊)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670년에 모두 불타고 8세기 초에 재건되었다고 한다. 이 절의 금당에는 <석가삼존상>, <약사여래좌상>, 유메도노[夢殿]의 <구세관음상>, <구다라관음상(백제관음상)>, <사천왕입상> 등 일본의 국보급 문화재가 수백여점이나 소장돼 있다. 특히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린 것으로 유명한 금당벽화는 한국의 석굴암, 중국 윈강 석불과 함께 동양을 대표하는 3대 작품으로 꼽힌다.

     

     

    호류사의 불상

    이 시기의 불상의 주류를 이루는 것은 도리[止利] 양식으로, 호류사 금당에 있는 금동제 석가삼존불상이 대표적이다. 도리 양식이란 아스카 시대부터 나라 시대까지의 일본 조각양식을 말하는데, 중국의 북위(北魏) 양식(386~534)에서 유래했다. 이 양식의 특징은 호리호리하고 우아한 몸매, 옷의 주름에 대한 강한 관심, 얼굴의 비율, 몸과 발의 관계에서 마치 웅크리고 앉은 듯이 묘사하는 경향 등을 들 수 있다.

     

     

    일본 국보1호, 미륵보살반가사유상

    7세기에 제작된 목조 불상인 일본 국보1호 고류사(廣隆寺) 보살반가사유상(弥勒菩薩半跏像)은 삼국시대의 불상과 거의 동일한 양식으로 제작되었다. 독일의 철학자 야스퍼스는 이 작품을 ‘완성된 인간의 이상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격찬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 국보83호인 ‘금동 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거의 흡사하다. 

     

    발굴 당시에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측됐으나, 이 보살상의 새끼손가락이 부러진 후 재질분석을 한 결과 우리나라 경상도 지방의 적송(赤松)으로 만들어진 것이 확인되었다. 보살상 뒷면의 명판에도 이러한 내용이 간략히 기록돼 있어, 삼국시대에 제작돼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 양식의 전래, 아스카 회화

    아스카 시대의 회화는 대륙의 화풍과 불교의 영향으로 고구려 고분벽화와 유사한 양식을 보여준다. 아미타정토국을 표현한 호류사 법당의 <비천당 벽화>와 <다카마쓰 고분벽화>는 고구려 벽화양식에 일본의 토착적인 요소가 반영돼 있어 일본의 고대문화가 한반도의 영향하에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불교로 구현된 귀족문화, 나라 시대

    일반적으로 나라시대[奈良時代]는 일본에서 나라에 수도가 있었던 710~784년을 말한다. 수도가 나라로 옮겨진 710년을 기점으로 하여 그 연호를 따서 670~710년을 하쿠호 시대[白鳳時代], 710~784년을 덴표 시대[天平時代]라고도 한다. 이 시기는 한국의 통일신라시대 전반기에 해당하며, 7~8세기 동양 전체가 그러하듯이 중국의 문물과 제도의 영향이 커 미술에서도 당풍(唐風)이라고 하는 큰 흐름의 영향을 많이 받던 때였다.

     

    이 시기에는 중앙집권체제가 갖추어져 천황이 실권을 쥐었으며, 불교문화와 미술이 전성기를 이뤘다. 따라서 왕권의 상징으로서 거대한 사찰이 조영되기도 했는데 나라의 도다이사[東大寺]가 대표적인 예이다.

     


    불교 건축

    나라 시대부터는 건축물과 함께 많은 조각 및 회화작품이 전해지고 있어 당시의 상황을 보다 손쉽게 엿볼 수 있다. 전기인 하쿠호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고후쿠사[興福寺]와 야쿠시사[藥師寺]와 그 절의 동탑이 있다. 후기인 덴표시대에는 당나라 승려 감진(鑑眞)에 의해 도다이사의 산가쓰도[三月堂]·쇼소인[正倉院], 도쇼다이사[唐招提寺] 금당 등이 세워져 동양 전체에서도 드물게 7~8세기의 건축미를 보여준다.

     

     

    조각 및 회화

    나라시대 전반기에는 초당(初唐)양식이 성행했으며, 후반기에는 성당(盛唐)양식이 풍미했다. 특징으로는 기법에서 건칠(乾漆)을 많이 쓴 것과 신장상(神將像)들의 얼굴이 매우 사납다는 점 등이다. 야쿠시사의 삼존불이나 성관음상이 당 양식을 대표하며 고후쿠사[興福寺]의 팔부중상(八部衆像)은 일본이 새롭게 성취한 우아한 당풍을 잘 보여준다. 

     

    회화 역시 중국 당나라와 고구려의 영향을 받아 불교미술이 발달했으며, 경전의 내용을 그린 불화가 다수 제작되었다. 당나라 회화 양식의 영향을 받은 일본 나라시대의 회화를 가리켜 ‘가라에[唐繪]’라고 한다. 에인가쿄[繪因果經], 법화당 근본만다라(根本曼茶羅) 등은 고식을 잘 전하고 있으며, 쇼소인의 공예품에 그려진 그림들도 당시의 국제적 교류를 잘 말해주고 있다.

     

     

    뮤움 미술사연구팀 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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