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극장 (DMZ Theater)
2021.08.20 ▶ 2021.10.03
2021.08.20 ▶ 2021.10.03
전시 포스터
수르야×정연두
강화 평화극장 2021, 팔렛트, LED조명, 전기장치, 나이론줄, 페트병, 550x210x210cm. 작가소장
수르야×정연두
DMZ 극장 2021, 퍼포먼스 장면
수르야×정연두
DMZ 극장 퍼포먼스 장면, 2021
수르야×정연두
DMZ 극장 2021, 퍼포먼스 장면
수르야×정연두
열쇠극장 2021, 팔렛트, 전기모터, 철물구조, 폴댄스봉, 알루미늄선, 직물모빌조각, 로프, 클라이밍 기어, 550x310x150cm. 작가 소장.
수르야×정연두
DMZ 극장 2021, 퍼포먼스 장면
수르야×정연두
DMZ 극장 퍼포먼스 장면, 2021
수르야×정연두
DMZ 극장 퍼포먼스 장면, 2021
수르야×정연두
금강산극장 2021, 팔렛트, LED조명, 전기장치, 거울, 장미수정, 180x150x150 cm. 작가 소장
정연두
DMZ 극장-강화 평화극장 2021, C-print, 101x78 cm. 작가 소장
수르야×정연두
DMZ 극장 퍼포먼스 장면, 2021
정연두
DMZ 극장-오두산 통일극장 2021, C-print, 60x46 cm. 작가 소장
정연두
DMZ 극장-도라극장 2021, C-print, 60x46x(2). 작가 소장
정연두
DMZ 극장-멸공극장 2021, C-print, 60x65 cm. 작가 소장
정연두
DMZ 극장-철원 평화극장 2021, C-print, 66x96cm. 작가 소장
정연두
DMZ 극장-승리극장 2021, C-print, 47x36cm. 작가 소장
정연두
DMZ 극장-칠성극장 2021, 솔벤트 프린트, LED 라이트 박스, 130 x 600 cm. 작가 소장
정연두
DMZ 극장-을지극장 2021, C-print, 47x36 cm. 작가 소장
정연두
DMZ 극장-금강산극장 2021, C-print, 66x96cm. 작가 소장
정연두
DMZ 극장-고성 통일극장 2021, C-print, 47x36cm. 작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비무장지대(DMZ)의 다양한 역사적‧장소적 맥락을 전시, 퍼포먼스 등을 통해 살펴보는 《DMZ 극장》을 8월 20일부터 10월 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서울관 개관이래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프로젝트 전시를 선보여 온 국립현대미술관은 8전시실에서 전시와 함께 배우가 직접 관람객과 호흡하는 퍼포먼스가 결합된 이색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작가 정연두와 연출가 수르야가 협업하여 선보이는 《DMZ 극장》은 사진, 오브제,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비무장지대가 지닌 분단과 전쟁의 이데올로기적 맥락이나 생태적 보고(寶庫)로서 특징을 넘어선 의미와 서사의 확장을 시도하는 일종의 다원예술 프로젝트이다.
《DMZ 극장》은 2017년부터 동부전선에서 서부전선에 이르는 13개 전망대를 50여 차례 방문하며 촬영한 사진과 군인 인터뷰, 전쟁과 분단에 관한 일화, 전망대 주변에 얽힌 설화 등을 바탕으로 한 오브제와 드로잉 그리고 이를 무대 삼아 진행되는 배우들의 퍼포먼스 등 44점으로 구성된다. 특히 7명의 배우들이 참여하는 퍼포먼스는 음악, 조명, 영상 등과 어우러져 전시장에 설치된 오브제와 상호작용하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DMZ의 현실, 역사, 전설 등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강화 평화극장>은 형형색색 페트병을 이어 만든 오브제를 구명대 삼아 바다를 건너온 키 작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오두산 통일극장>은 북한 황해북도 기정동 선전마을의 지붕 없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상에 대한 상상을 사진, 초록색 천의 오브제 및 퍼포먼스로 구성한 것이다. <도라극장>은 휴전 후 포로 교환을 했던 도라 전망대 근처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소재로 하여 만남과 헤어짐을 내용을 담고 있다. <승전극장>에서는 한국전쟁 승리의 큰 공을 세웠던 군마(軍馬) ‘레클리스’의 실화를 풀어냈으며, <상승극장>은 1974년 최초로 땅굴이 발견된 상황을 사진에서 출발하여 오브제 작품과 배우의 몸짓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뒤이어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었던 고지전(高地戰)을 비롯하여 DMZ 주변 지명에 얽힌 이야기가 <열쇠극장>의 사진, 오브제 및 퍼포먼스의 내용을 구성한다. <멸공극장>에서는 피난민들 사이에 떠돌았던 구전 설화에서 출발하여 민들레 벌판을 형상화 한 오브제를 배경으로, 전쟁고아로 버려진 후 지뢰를 밟아 영원히 살게 된 민들레 할머니의 생애가 펼쳐진다. <철원 평화극장>에는 인간이 떠난 후 남과 북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생명체 두루미의 서사가 담겨 있다. <승리극장>에서는 대북 확성기와 초소를 형상화한 오브제를 수직으로 설치하고 화강(花江)의 여신이 치열했던 전투를 상기시키는 퍼포먼스를 수행한다. <칠성극장>은 군인들이 총 대신 오색의 풍선을 들고 관광을 위해 평양에 입성하는 장면의 연출 사진과 오브제를 선보인다. <을지극장>은 금강산 일만이천 봉우리를 채우는 마지막 7번째 봉우리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가칠봉’과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보여준다. <금강산극장>에서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바탕으로 날개옷을 입은 선녀처럼 분장실에서 무대로 날아오르는 배우를 위한 공간과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고성 통일극장>에는 DMZ에 서식하는 멧돼지, 곰, 고라니 등 야생 동물에 관한 신화가 스며들어 있다.
전시 기간 동안 전시실에서는 13개 전망대의 이름과 관련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퍼포먼스는 9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 매주 수ㆍ토요일 16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며 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변동될 수 있음). 또한 ‘DMZ 안보 관광’*의 형식을 빌려온 1인 퍼포먼스 <안보인 관광>이 화~일요일 11시, 13시, 15시에 각각 진행되어 DMZ의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안보 관광’은 전쟁, 학살, 재난의 현장을 찾아가는 여행프로그램으로, 전쟁과 분단과 관련된 현장을 둘러보며 안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DMZ 극장》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무장지대의 풍부하고 역동적인 이야기들을 예술적 실천으로 재해석하여 보여주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라며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적 생성지대로서 비무장지대의 의미와 서사가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및 퍼포먼스 소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8전시실에서 펼쳐지는 《DMZ 극장》은 동부전선에서 서부전선에 이르는 13개 전망대를 촬영한 사진 작품과 각 전망대에 얽힌 현실 혹은 우화를 함축한 조형 오브제, 그리고 이를 무대 삼아 진행되는 배우들의 퍼포먼스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전시 작품과 퍼포먼스는 도라 전망대, 승리 전망대, 열쇠 전망대 등 각 전망대의 이름을 따라 <도라극장>, <승리극장>, <열쇠극장> 등으로 이름 붙여졌다.
바다를 건너온 키 작은 남자, 화강의 여신, 민들레 할머니, 경주마 레클리스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가운데, 작가들이 5년 여 동안 DMZ 주변 전망대를 돌며 수집한 다양한 구전 설화와 공적·사적 서사들이 사진과 오브제 설치 중심의 전시와 배우 및 연주자가 참여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종횡무진 펼쳐진다. 이를 통해 관객은 DMZ에 대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거대 서사가 놓친 또 다른 이야기, DMZ의 대안 서사를 만나게 된다.
1〈강화 평화극장〉
북한의 임진강과 남한의 한강이 만나 먼 바다로 흘러가는 길목 강화도. 이곳은 밀물과 썰물의 흐름을 이용해 바다를 건너오는 사람들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강화극장>을 구성하는 형형색색 페트병 오브제와 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퍼포먼스는 페트병을 이어 만든 오브제를 구명대 삼아 바다를 건너온 키 작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오두산 통일극장〉
오두산 통일 전망대에서는 북한 황해북도 기정동 선전마을이 보이는데, 선전마을인 만큼 실제로 사람들이 모두 거주하는 곳이라기보다는 남한에 보여주기 위해 일부 연출된 장소이기도 하다. 해서 지붕조차 없는 건물들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두산 통일극장>은 지붕 없는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대한 상상을 기반으로 한다. 군인 트럭 타이어에 군모와 총을 연결하고 그 위에 초록색 천을 덮어 나팔꽃 모양의 유연한 천 오브제를 전시장에 설치한다. 배우들은 공연 시 이 천을 자유롭게 펼치고 닫는다. 초록색 천은 오두산 전망대 앞의 푸른 물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지붕 없는 마을의 비 오는 어느 날의 흥겨운 일상을 상상케 하는 매개체이다. 배우들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어 비 오는 날, 행복하게 천 놀이를 하는 선전마을 사람들의 일상을 퍼포밍한다.
3〈도라극장〉
휴전 후 포로 교환을 했던 도라 전망대 근처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소재로 하여 만남과 헤어짐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전쟁 후 남북 간에 단 한 번의 포로 교환이 있었고, 양쪽의 포로들은 남한과 북한 중 한 곳만을 선택하여 넘어갈 수 있었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한번 건너가면 영영 돌아올 수 없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도라극장>을 구성하는 오브제는 두 개의 팔레트 판과 서로를 당기는 황금색 밧줄이다. 이를 배경으로 쇼 마스터의 극적 대사와 남북 이산가족 만남 시 오고 간 실제 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키 큰 남자와 키 작은 남자 사이의 줄다리기 퍼포먼스가 전시장에서 펼쳐진다.
4〈승전극장〉
<승전극장>은 한국전쟁 당시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은 누이의 의족을 마련하기 위해 아끼던 경주마 ‘아침해’를 미군에게 팔았던 한 소년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이 경주마는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하나인 네바다 전초 전투에서 탄약 보급소로부터 산 정상까지 50여 회 왕복하며 무거운 탄약을 실어 나르는 등, 승리의 큰 공을 세우고 ‘레클리스’(reckless, 거침없는)라는 이름의 유명한 군마(軍馬)로 거듭난다. 그리고 1997년, 『라이프』(Life)에서 선정한 미국 100대 영웅으로 등극하기에 이른다.
5〈상승극장〉
상승 전망대의 장소는 1974년 구정섭 중사가 피어오르는 수증기를 통해 대한민국 최초로 땅굴을 발견한 곳이기도 하다. 전시장에 설치된 곡괭이와 연통 형태의 긴 오브제는 남과 북을 통과하는 땅굴을 상징한다. 텅 비어있는 굴 구멍에서 터널을 뚫고 나온 듯한 배우의 퍼포먼스는 땅굴이 암시하는 긴장이 아니라 터널 끝의 희망을 유추하게 한다.
6〈열쇠극장〉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었던 고지전(高地戰)을 비롯하여 DMZ 주변 지명에 얽힌 설화가 오브제의 내용과 형태를 구성한다. 수많은 포탄 투하로 인해 하얀색 탄약재가 고지를 덮은 모양이 백마의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백마고지’, 전쟁 중 포탄이 너무 많이 떨어져 봉우리가 아이스크림처럼 흘러내렸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아이스크림 고지’, 전쟁의 요충지이자 가장 높은 산인 ‘오성산’, 고래를 닮은 ‘고왕산’, 톱니처럼 이어진 뾰족뾰족한 모양의 ‘악어턱 능선’, 수컷 닭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계웅산’, 두 개 봉우리가 도드라진 ‘낙타봉’, T 자 모양의 ‘티본 능선’, 화채 그릇을 닮은 ‘펀치볼 마을’ 등이 움직이는 오브제 모빌로 설치되었다.
7〈멸공극장〉
<멸공극장> 오브제 및 퍼포먼스는 한국전쟁 발발 후 피난민들이 이동한 평야 지역인 민들레 벌판의 구전 설화에서 출발한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난민들은 들판을 통해 이동하였는데, 지뢰를 밟아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피난민들 사이에서 ‘먼 들에 가지 마라, 먼 들에 가지 마라’라는 이야기가 떠돌았고 이것이 지금의 민들레 벌판으로 구전 변형된 것이라 한다. 민들레 벌판 형상의 오브제가 전시장에서 설치된 가운데, 전쟁고아로 버려진 후 지뢰를 밟아 영원히 이곳에 살게 된, 흙이 되어 버린 민들레 할머니의 이야기가 퍼포먼스로 펼쳐진다.
8〈철원 평화극장〉
한반도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정치, 군사의 요충지였던 철원. 일찍이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가 도읍지로 삼았던 곳이다. 1919년 3.1운동 이후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이며, 백마고지 전투와 철의 삼각지대 전투, 저격능선 전투 등, 한국전쟁 발발 후에는 가장 치열한 전투가 진행되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한국의 극적 역사를 품고 있는 철원 평화 전망대 근처 두루미는 인간이 떠난 후 그 곳에 남아 남과 북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생명체이다. 두루미를 상징하는 한 명의 배우가 긴 봉을 따라 하늘로 힘차게 오르는 몸짓은 고통과 죽음을 지나 행복을 염원하는 퍼포밍이다.
9〈승리극장〉
승리 전망대 주변에 흐르는 유명한 강의 이름은 ‘화강(花江)’으로, 강변에 꽃이 많이 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대북 확성기와 초소를 형상화한 오브제가 수직으로 설치된 가운데, ‘화강의 여신’이 그 위에 앉아 전망대 주변에서 일어났던 치열한 고지전과 각종 지형과 설화를 설명하는 퍼포먼스를 극적으로 수행한다. 사상자들의 피가 흘러 강물을 붉게 물들였다고 하는 ‘피의 능선’, 하얀색 탄약재가 고지를 덮은 모양이 백마의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백마고지’ 등을 설명하는 화강 여신의 언어적 수행성은 당시 치열했던 전투를 우화적으로 상기시킨다.
10〈칠성극장〉
평양에 최초로 입성한 육군 7사단 칠성부대. <칠성극장>은 군인들이 총 대신 오색의 풍선을 들고 전투가 아닌 관광을 위해 평양에 입성하여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을 연출한 사진 작품에서 출발한다. 이에 더해 개량 한복을 차려 입은 소녀가 평양의 어느 광장에서 자유로이 페달을 밟을 자전거 한대가 전시장에 놓여있다. 관광을 목적으로 평양을 방문하게 될 날을 꿈꾸어볼 수 있을까?
11〈을지극장〉
<을지극장>의 서사는 가칠봉에서 시작한다. 가칠봉이란 금강산 1만 2천 봉을 채우기 위해 마지막으로 더해진 7번째 봉우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서 북녘을 보면 선녀 폭포라는 아름다운 폭포가 보인다. 1970년대에 북한군이 대남 심리전의 일환으로 이곳에서 북한 여군들이 목욕하도록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고, 이러한 도발에 상응하여 남한도 1992년 가칠봉 정상에 수영장을 짓고 미스코리아 수영복 심사를 열게 했다는 설도 있다. <을지극장>에는 대남 대북 심리전의 주요 매체인 ‘소리’를 상징하면서도 부대마다 있는 급수 타워를 연상시키는 ‘핸드팬’이 철골구조의 수직 오브제 맨 위에 자리 잡고 있다.
12〈금강산극장〉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깃든 감호라는 호수를 형상화한 투명한 물방울 모양의 오브제 위에 거울이 놓여있다. 선녀와 나무꾼 설화에서 선녀는 아이 셋을 안고 업고 다리에 끼고 하늘로 날아가 버린다. 배우들에게 분장실은 세상과의 인연을 잠시 내려놓고 무대라는 또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날아 올라갈 준비를 하는 곳이다. <금강산극장>의 거울과 물방울 설치물은 바로 이 분장실에 자리 잡고 있다. 긴장과 흥분 속에서 무대로의 승천을 준비하는 배우들을 위한 곳이다.
13〈고성 통일극장〉
DMZ의 동쪽 끝에는 금강산과 해금강이 가까이 보이는 고성이 위치한다. <고성 통일극장>에는 금강산에 서식하는 멧돼지, 곰, 고라니 등, 야생 동물들에 관한 신화가 스며들어 있다. 한 달에 한 번, 모닥불 주변에 모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상상 속의 동물 이야기를 모닥불을 형상화한 반짝이는 오브제와 야생 동물 탈을 쓰고 공연을 펼치는 배우들의 몸짓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정연두(1969~)
미술작가 정연두는 <보라매 댄스홀>(2001)과 <상록타워>(2001)로부터 <내사랑 지니>(2002), <원더랜드>(2004)를 거쳐 <로케이션>(2004~2010),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2007), <수공기억>(2008), <시네매지션>(2010), <공중정원>(2011) 등에 이르기까지 사진, 영상, 퍼포먼스, 공연 등의 다양한 매체를 오가며 진실과 허구, 과거와 현재, 마술과 현실 등의 경계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지속하면서, 현실 속에 숨어있는 허구성, 자본주의 사회의 판타지를 예술로 날카롭게 질문해왔다. 2014년 이후 정연두의 작업은 사회ㆍ역사적 층위로 보다 확장되는데,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재난과 관련한 작업 <블라인드 퍼스펙티브>(2014), 프랑스 이민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타자의 문제를 되짚은 <여기와 저기 사이>(2015~), 2차 세계대전 전쟁에 대한 경험과 기억을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재구성한 <고전과 신작>(2019), DMZ를 삶의 면면들이 내면화된 연극적 공간으로 재해석하고 신화적 레이어를 덧붙인
수르야(Surya, 1969~)
연극연출가 수르야는 2006년부터 대학로를 중심으로 연극 공연을 올려 왔다. 삶의 본질적인 신비를 관객과 느끼고 공유하는 것이 가장 큰 감동이라는 믿음 하에 수르야는 대화 위주의 전통적인 장면 재현뿐만 아니라 움직임, 소리, 이미지 등의 추상적인 감각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업을 해왔다. <수공기억>과 <시네매지션>에 이어
1969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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