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마치 시대(1336~1573)
일본미술사무로마치 시대(1336~1573)
선종미술과 수묵화풍의 인기
일본의 남북이 통일된 무로마치 시대는 교토의 지역 구분에 따른 무신문화와 서민계급의 대두에 따른 서민문화가 동시에 형성되었다.
전기에는 수묵화가 인기를 끌었고, 후기에는 정원․다도․꽃꽃이 등을 취미로 하는 왕조문화와 장식적인 민중문화가 함께 발전했다.
특히 여러 화파(畵派)가 등장해 일본 근세 회화의 기초를 확립했다. 대표작가로는 덴쇼 슈분, 셋슈 토요, 셋손 슈케이, 가노 모토노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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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동산수도> 중 '동경산수도', 셋슈 토요, 15세기 후반, 족자종이에 수묵
이 작품은 셋슈의 진(眞) 양식과 초(草) 양식, 즉 경직된 필선과 부드러운 필선의 두 가지 수묵화 양식 중 전자에 속하는 그림이다. 일본 수묵화에서는 진체(眞體), 즉 해서(楷書)체와 초서(草書)체의 속성을 회화의 필치에 적용해 ‘진’ 양식 또는 ‘초’ 양식으로 부른다. 산, 바위, 나무 등 모든 형태를 짙은 필선으로 단단하고 정확하게 정의해 놓고 최소의 선염(渲染;한쪽을 진하게 칠하고 다른 쪽으로 갈수록 엷게 칠하는 일)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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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형식의 건물인 ‘긴카쿠사[金閣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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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안사의 쿄요치[鏡容池]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지정된 료안지의 정원이다. 료안사 경내로 접어들면 ‘쿄요치’라는 큰 연못이 있는데, 이 연못의 이름은 ‘얼굴을 비추어보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선종사상을 드러낸 대표적인 일본식 정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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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안사의 돌로 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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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재독서도
전(傳) 슈분, 15세기 중엽,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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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묵산수
셋슈 토요, 1495년, 종이에 수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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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노 하시타테(天橋立)>, 셋슈 토요, 1502~1506, 종이에 수묵담채
우리나라와 마주보는 해안의 명승지 실경을 묘사한 그림으로, 셋슈는 이 넓게 펼쳐진 경치를 실제로 그 장소에 가서 보고 그린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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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츠라 릿큐우 정원의 ‘아마노 하시타테’, 1647년 완성, 교토소재
이 명승지는 에도시대 1647년경에 완성된 카츠라 릿큐우의 정원에도 재현될 만큼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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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칠현도(竹林七賢圖) 병풍(오른쪽)
셋손 슈케이, 16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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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칠현도(竹林七賢圖) 병풍(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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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도>, 가노 모토노부, 종이에 수묵담채
가노파의 특징인 시원한 화면에 펼쳐지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구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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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본의 남북이 통일된 무로마치 시대는 교토의 지역 구분에 따른 무신문화와 서민계급의 대두에 따른 서민문화가 동시에 형성되었다. 전기에는 수묵화가 인기를 끌었고, 후기에는 정원․다도․꽃꽃이 등을 취미로 하는 왕조문화와 장식적인 민중문화가 함께 발전했다. 특히 여러 화파(畵派)가 등장해 일본 근세 회화의 기초를 확립했다. 대표작가로는 덴쇼 슈분, 셋슈 토요, 셋손 슈케이, 가노 모토노부 등이 있다.
선종과 함께 발달한 미술
무로마치[室町時代] 시대 역시 무사 정권시대로서 엄격함과 격식이 요구되었다. 이 시대는 아시카가 쇼군[將軍]들이 중국이나 한국과 외교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대륙문화의 영향이 크게 나타났으며, 중국에서 전래된 임제종(臨濟宗) 중심의 선종이 크게 선호됨에 따라 선종문화가 크게 성행하였다.
이 시대는 크게 기타야마[北山] 문화시대와 히가시야마[東山] 문화시대로 나누는데, 전자는 1392~1467년으로 전통 귀족문화와 새로운 선종문화의 결합시대라고 할 수 있으며, 후자는 1467~1573년으로 선종문화가 지방에까지 널리 퍼지고 지방의 다이묘[大名]들의 세력이 커져 센고쿠 시대[戰國時代]가 되었던 시기였다. 선종문화의 확산은 미술에도 큰 영향을 미쳐 중국의 선종화와 같은 송·원대의 수묵화 화풍이 크게 성행했으며, 선사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늘어났다.
또 중국식 물건으로 가득 찬 ‘쇼인즈쿠리[書院造]’라는 서재 형식의 건물이 등장했고, 참선에 도움이 되는 정원·다도·꽃꽂이 등이 발달했다.
서재형식 건물과 정원미술의 발달서재형식의 건물인 쇼인즈쿠리가 등장하는 것이 무로마치 건축의 특색인데, 대표적인 예는 아시카가 요시미쓰[足利義滿]의 은퇴 후 사저인 긴카쿠사[金閣寺]이다. 이 건축물은 전통양식과 쇼인즈쿠리 양식이 잘 결합되었다. 긴카쿠사 안의 부속건물인 도구도[東求堂]는 전형적인 쇼인즈쿠리풍으로 정원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편, 이 시대 건축에서 정원은 빼놓을 수 없는 한 요소로 선종문화의 일환인 ‘가레산스이[枯山水]’라고 하는 자연의 단순함과 추상미를 추구하는 정원들이 나타났다.
료안사[龍安寺]와 다이센인[大仙院]의 정원이 특히 유명하며 깨달음에 도움이 되는 형상을 갖추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교토의 료안사는 ‘가레산스이 정원’이 있는 유명한 사찰로 이 정원은 크고 작은 15개의 돌들을 5개의 군(群)으로 배치하고 바닥에는 메마른 산수를 상징하기 위해 하얀 모래를 깔아 조성했다.
수묵화풍의 발달
그간 성행했던 불교미술은 선종문화의 발달로 쇠퇴했으며, 그 대신 회화 특히 중국식 수묵화가 발전했다. 수묵화는 처음에 선사들에 의해 도석인물화(道釋人物畵)가 많이 제작되었으나 곧 중국식 수묵 산수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슈분[周文]과 셋슈[雪舟]로 대표되는 이 수묵 산수화는 중국 그림이 대량 유입함에 따라 새로움을 추구하던 승려들에 의해 유행하게 되었는데 셋슈는 중국 명초의 양식까지 흡수하여 우수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슈분과 셋슈 외에도 분세이[文淸], 아미파[阿彌派]의 여러 화가들, 그리고 셋손[雪村] 등 많은 화가들이 중국의 남송이나 원, 그리고 명초의 화풍에 가까운 수묵화를 남겼다. 한편 일부 화가들이 이러한 중국화풍 대신에 일본적인 감각과 구도·기법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쇼군들의 지원으로 점차 세력화되어 갔다.
이들을 가노파[狩野派]라 부르는데, 가노 모토노부[狩野元信]로 대표되는 무로마치 시대의 가노파들은 근경에 큰 소나무를 배치하고 나무 위에는 새들을 그리며 후경에 폭포나 무경(霧景)을 두는 매우 단순한 구도에 힘찬 선처리 그리고 정신성보다는 시각적 효과를 추구하는 등 다른 수묵화가와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나중에는 바탕을 금박으로 처리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들은 다음 시대에 화단의 주류가 되었다.
대표작가- 덴쇼 슈분[天章周文, 14세기말(?)~1444/48]
일본의 수묵화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그는 중국의 화법을 따르는 초기 수묵화가들과 철저한 일본식 화법으로 소재를 다루는 그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후기의 수묵화가들 사이의 과도기적 단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슈분은 교토의 쇼코쿠사[相國寺]에 들어갔는데, 이 절은 그의 스승인 조세쓰[如拙]와 뒤에 슈분의 가장 훌륭한 제자가 된 셋슈[雪舟]의 본거지였다. 1403년경 직업화가가 되었으며 그해 조선으로 건너갔다. 이듬해 귀국한 뒤에는 아시카가 바쿠후[足利幕府, 1338~1573]가 임명한 궁정화가로서 그림에 관한 일을 관장했다. 또한 수묵화를 공식적인 회화 양식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 셋슈 토요[雪舟等楊, 1420~1506]
무로마치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로, 일본 수묵화의 대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중국 수묵화를 일본의 예술적 이상과 미적 감수성에 맞는 것으로 발전시켰다. 산수화와 선종 불화(禪宗佛畵), 새·꽃·동물로 장식한 병풍화 따위를 많이 그렸다. 그의 화풍은 구상의 강렬함뿐 아니라 힘차고 격렬한 필치로도 유명하다.
-셋손 슈케이[雪村周継, 1504~1589]
일본 수묵화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15세기의 화가 셋슈[雪舟]의 화풍을 이은 많은 화가들 중에서 가장 탁월하고 개성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조동종(曹洞宗) 승려로 당시 예술 활동의 중심지였던 수도 교토[京都]에서 멀리 떨어진 혼슈[本州] 북부에 살면서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다.
15세기 전반기에 활약한 수묵화가 슈분[周文]의 그림을 공부한 뒤 1533년부터 셋슈의 그림을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두 거장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셋손 슈케이(본명은 사다케 헤이조)’라 이름 지었다. 그의 화법은 슈분보다 셋슈에게서 더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셋슈처럼 풍경화에 뛰어나 대담한 필치로 역동적인 표현을 구사했다.
-가노 모토노부[狩野元信, 1476~1559]
일본화의 거장인 그는 가노파[狩野派]의 시조인 아버지 마사노부에 이어 아시카가 바쿠후[足利幕府, 1338~1573]의 어용화가(御用畵家)로서 아시카가 가문이 선호하던 중국풍의 수묵화 기법을 계승했다. 그러나 일본 고유의 야마토에[大和繪]를 전문적으로 그린 도사파[土佐派]의 창시자 도사 미쓰노부[土佐光信]의 양자이기도 했던 그는 중국적인 수묵화의 힘찬 필치와 야마토에의 장식적인 요소를 결합하여 새로운 양식을 창출했다.
이 양식은 특히 대작(大作)에 알맞았으며 실제로 이후 300여 년간 일본 미술계를 풍미했다.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했던 그는 산수화·인물화·화조도 등에 뛰어났다. 교토 레이운인[靈雲院]의 미닫이에 많은 그림을 그렸다. 원래 미닫이문에 그렸던 몇몇 작품은 족자로 보관되어 있다. 이중에는 역시 레이운인에 소장되어 있는 〈사계화조도(四季花鳥圖)〉도 있는데, 이 작품은 에이토쿠[永德, 1543~1590]와 산라쿠[山樂, 1559~1635]로 대표되는 후기 가노파의 기념비적인 장식적 화풍을 보여주고 있다.
뮤움 미술사연구팀 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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