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호리아트스페이스와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이하 호리아트와 아이프)가 격년으로 기획자 전시후원을 시작한다. 첫 후원 기획자는 배민영(40) 평론가로, 배렴가옥 기획전시 STAY, 나의오늘미술사 등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컨템포러리 아트로 풀어내왔으며,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작품들 간의 묘한 어울림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시를 보는 재미를 추구해왔다.
“왜 호랑이는 고양이가 되었나”는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호랑이를 주요 소재로 하되, 호랑이가 고양이과라는 사뭇 재밌는 사실을 근거로 한 비유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8인전이다. 의도적으로 유아적인 제목을 취했지만 곱씹게 되는 타이틀이다.
사실 호랑이는 절대 고양이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생물학적 분류로는 처음부터 '고양이과'였다. 또한 호랑이 띠도 있고 개띠도 있는데 고양이띠는 없다. 우리가 인식 속에서 특정 언어로 분류를 하고 영역을 허용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최근에는 10년 전과만 비교해도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면 그에 덩달아 애완용 호랑이랑 누워있는 것도 올라오는 현상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결국 우리의 생활모습과 인식이 변화하는 것이 실은 '호랑이가 고양이로 변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 같다.
미술시장에서의 인식도 최근 10년 간 많이 변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려운 시대, 새로운 관심으로 그림 시장이 20년 만에 활황인 지금 ‘호랑이 그림’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
이제 더 이상 호랑이가 산에서 내려오는 늠름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을 집에 걸어두지 않고, 더 힙한 호랑이 그림, 고양이 그림, 그리고 다른 동물과 식물들, 호랑이의 기운이 느껴지는 겨울 산의 그림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 큐레이션의 중요한 맥락이다.
연초 많은 작가들이 기복의 의미로 호랑이 그림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본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한 발짝 더 나아가 호랑이의 친근하고 귀여운 모습이 현대적 민화에서부터 팝아트까지 다양한 장르로 스며들고 고양이에서 산해경의 상상 속 동물까지 다양한 모습을 한 호랑이를 보여준다.
가령 손창은 작가의 ‘마복 馬腹’은 생김새는 사람의 얼굴에 호랑이의 몸을 하고 소리는 어린애 같으며 사람을 잡아먹는다. 그리고 ‘타위’는 사람의 얼굴에 양의 뿔, 호랑이의 발톱을 하고 있다.
늘 저수와 장수의 깊은 곳에서 노니는데 물속을 드나들 때면 광채를 발한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신령을 가졌거나 요괴로 묘사 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두려움을 바탕한 관점에서 쓴 선악이 없는 순수한 동물들을 악의 형태로 묘사해왔던 건 아닌지 늘 의심하게 된다. 작가는 “인간이 가장 나쁘고 악하다. 그러하기에 인간이 가장 강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강아지를 주로 그려 온 곽수연 작가와 닭을 주로 그려온 김경원 작가, 한복을 입은 여인의 일상을 그려온 신선미 작가, 팝아트로 유쾌하게 풀어내 온 서은선 작가 등은 호랑이와 고양이의 모습을 개성 넘치게 보여준다. 또한 숲을 대형 아크릴 작업 및 터프팅으로 작업해 온 박현지 작가와 산의 기운을 그려온 류갑규 작가의 최신 작업들이 산해경과 함께 시공간을 초월하는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은 고양이를 주인이라고 하기도 하고 사람이라고 하기도 한다. 신이라고 하기도 하고, 외계인이라고 하기도 한다. 혹자는 아기 호랑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 안에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그렇다면 모두 ‘틀린’ 생각일까? 어떻게 보면 모두가 맞는 말이다. (중략) 이렇듯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서열은 무의미하다. 종, 급, 장르보다 중요한 것은 신선함과 친숙함이다. 그것이 상상의 힘이다. 임인년 정월, 호랑이의 기운과 고양이의 귀여움 사이를 놀아보자.”
전시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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