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아트포럼리 신진작가전 steam#3 -my place유소라展
2010.07.03 ▶ 2010.07.25
2010.07.03 ▶ 2010.07.25
유소라
room 혼합재료, 36.5x52cm, 2010, 개인소장
유소라
gorgeous room 혼합재료, 25.6x35.7cm, 2010, 개인소장
유소라
gorgeous room2 혼합재료, 54.1x39.1cm, 2010, 개인소장
유소라
my room 4,5,6,7 혼합재료, 각36.5x52cm, 2010, 개인소장
유소라
욕심부린것들:쓸만한 TV 혼합재료, 45x32x32cm, 2010, 개인소장
몇 주 동안 치우지 않은 방, 옷이 겹겹이 쌓여있어 앉을 수 없는 의자, 부엌, 공간을 채우는 물건들. 그런 사소하고 평범한 장소를 왜 그리고 있는가. 나의 커피 잔에 당신이 꼭 관심을 가져 주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누가 읽기를 바라며 일기를 쓰는 사람은 없다. (미니홈피 다이어리라면 좀 다르겠지만) 나의 그림들은 일기와도 같다.
다만 日에 따른 기록이 아니라 장소, 또는 사물에 대한 기록이다. 우리 집, 나의 방, 작업실의 내 책상, 내 자리, 나의 서랍. 어떤 날이든 상관없이 그 자리에서, 그곳에 내가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나의 장소로써 나를 품고 있다. 나의 소소한 욕심들로 채운 공간이, 공간을 채운 어떤 것들이 그곳에 내가 있었다고 증명하고 있다.
욕심은 애정에 비례 한다. 慾心과 欲心. 慾心은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지만 欲心은 ‘하고자하는 의욕’이란다. ‘나의 것’들을 만들어내고 그것에 애정을 담아 ‘나의 장소’를 만들어 나가는 시작이기에, 나는 욕심을 긍정적인 에너지, 일상 그 자체로 표현한다.
때로는 소소한 욕심이 정말 분수에 맞지 않아 크고 버겁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것은 같은 크기의 애정인 것이다. 버거운 것들 속에 있지만 즐거워 보이는, 욕심이 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다.
처음으로 나의 집을 방문한 사람이 어질러진 나의 방을 보며 집에 대한 나의 애착을 조금이라도 이해 할 수 있을까. 이곳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전혀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이 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내가 아무리 설명한들 그대로 느낄 수 있을까. 어질러진 더러운 방의 리얼리티가 아니라, 삼성이나 스타벅스 같은 리얼리티가 아니라,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장소’에 대한 나의 마음이다.
이 물건이 어떤 의미가 있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물건에 어떤 사연이 있냐고 물으면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라 해도 긴 수다를 떨 수 있을 것이다. 그 물건에, 나의 그림에 담긴 것은 ‘의미‘라기 보다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보잘것없고 부끄러운 물건도, 감당하기 버거운 욕심도 모두 구석구석에 따뜻한 시선과 이야기가 담긴 나의 일상이다.
■유소라
1987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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