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박진화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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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화
전시장
잊고 싶은 기억 때문에 괴로웠습니다.
잊으면 안 될 일을 망각하기도 했습니다.
현모양처를 주입받으며 할머니가 둘인 것에 의문을 품지 못한 유년이 있었습니다.
내 삶은 가치를 외면하거나 훼손해야 하는 모순이었습니다.
'가치를 찾는 나'와 '안주하려는 나' 사이의 싸움이었습니다. ‘누군가의 나’였던 나는,
‘나’로 살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이제 이기적 가치로 소외당하는 것들에 화두를 던지며 나를 찾습니다.
그림의 제목인 [우리는....]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생각해 보고싶은 문제에 접근해 보았습니다.
바탕의 주재료로 흙과 모래를 사용합니다.
쇳가루를 부식시켜 시간의 개념을 넣기도 합니다.
날것의 질료는 본질에 대한 나의 태도이자 접근이며 자연에 대한 경외의 표현입니다.
자연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순환 속에 기생과 공생하는 인간관계와 닮았습니다.
얼굴, 샴쌍둥이, 별자리, 그물, 새, 잎사귀, 꽃, 계단, 바코드, 집 등은
오브제로서 작업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다중의 각도로 중첩되어 얼굴로 표현됩니다.
구멍 난 가슴을 안고 사는 현대인으로 구체화되기도 합니다.
불완전한 형태의 표현으로 인간 실상과 허상을 드러냅니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질문을 남깁니다.
그저 질문을 만들어 낼뿐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의 작업은 잊으면 안 될 망각에 대한 저항입니다.
‘나다운 나’를 사는 삶의 지향점과도 동일합니다.
할머니가 둘인 것에 의문을 품었더라면...
사회의 기준에, 잊게 되는 것들에 더 많은 의문을 품고 치열하게 맞섰더라면...
내가, 당신이, 사회가, 세상이 조금이라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돌아봅니다.
질문 안에는 나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당신도 있습니다.
그림에 더욱더 당황스러운 의문을 남기며 깊고 넓게 펼쳐가려 합니다.
“내 작업들이, 선하고 공의로운
가치가 실현되는 세상에
환희의 깃발이 되기를 꿈꾸며”
- 전시를 앞둔 어느 날,
나는 무엇을 왜 그리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
1966년 인천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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