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Byun Shi-Ji )

1926년05월29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출생 - 2013년06월08일

서울에서 활동

작가 프로필 이미지

소개말

변시지(1926~2013)는 제주출생의 작가로 주로 제주의 바람과 바다와 말을 그린다.
한 마리의 바닷새와 돌담의 까마귀와 쓰러져 가는 초가와 소나무 한 그루와 마침내 이 모든 것을 휘몰아치는 바람의 소용돌이.
그의 이러한 풍경 속에는 어김없이 구부정한 한 사내가 바람을 마주하고 서 있는데, 이러한 변시지 회화의 기본 구도 속에는 형언할 수 없는 비애와 고독감이 고즈넉하게 녹아 있다.
화면 전체가 장판지색 혹은 건삽한 황토빛으로 처리되어 있고, 풍경과 인물은 먹선의 고졸(古拙)한 맛과 역동성(力動性)이 함께 어울려 장대한 대자연의 율동으로 형상화된다.
제주에서 출생하여 어려서 일본으로 건너가 미술수업, 23세에 일본의 광풍회전(光風會展) 최고상을 수상하여 화제를 모았던 그는 귀국하여 서울대, 서라벌예대, 교수를 역임하다 다시 제주로 돌아간다. 실로 40여년만의 귀향이었다.

변시지의 그림은 얼핏 보기에 제주의 풍물이 시적으로 처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갈매기와 바닷새와 쓰러져 가는 초가, 바람 혹은 태양을 마주하고 망연히 서 있는 사내 - 이 소재들은 그러나 인간존재의 근원적 상황을 드러내기 위한 부수적인 소도구일 뿐 제주풍경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풍물시가 아니다.
풍경으로 처리된 변시지의 인물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우수이고 그 표현의 저돌성은 모두 아름답고 개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