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섭(Lee0 Ii-Sup)

1969 출생

서울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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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말

경주, 작업 노트 - 2010.9

무엇이 무엇으로 향하는 것이 보일 때,
그리고 그 앞에 도달해 있음을 알아차릴 때
질긴 속살의 딱지가 떨어지는 것 마냥 아프고도, 반갑게 설렌다.

나이 든, 큰 돌이 이제 막 움직이려 한다.
꿈쩍도 할 것 같지 않던, 말없는 생명체의 움직임 앞에 숨죽인 탄성.

나에게 경주(慶州)는 재미지고 무거운 친구이다.
서로를 받아들이는 시간은 사람의 관계보다 길었다.
서로 다른 언어가 있다는 것을 보는데 시간이 걸렸고,
그것의 매개(媒介)를 찾는 시간도 필요했으며, 더디 진행되었다.

젊은 날의 대화는 끝났다.
정확히 말해 나이 드는 속도는 내가 더 빠르다.

그동안 나누고 간직한 우리의 대화를 보여주게 되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