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숙(Shin Eun-Sook)

1956년 출생

서울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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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말

시간여행

마음을 그릴 수 있고 조각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업을 시작한 이래 작품이란 무엇인지, 조각이란 것이 무엇인지,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존재는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며 작품에 나 자신을 담고자 긴 시간여행을 하고 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순간 순간들의 마음 상황을 표현하고자 상상의 공간을 설정하고 작품을 설치하곤 한다. 그 곳은 진리를 향한 마음의 여행 중 잠시 나의 영혼이 머물고 쉴 수 있는 희망의 세계이기를 바라며 삶의 시간과 공간의 상징물로 표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마음이라는 것은 항상 더 높은 곳에서 더 깊은 곳을 향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조각작품이라는 물체는 물질적인 실체라 그런지 그것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완성하였다고 해서 보면 그것이 아닌 것 같고, 억지 주장 같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아직도 마음과 작품이 일치하기에는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2010년 12월 개인전을 하며 전시 공간 전체를 하나의 만다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만다라>, <우주>, <시간여행자>의 돌 작품 속에 모니터를 설치하여 작품 하나하나를 구체화 시켰다. 또한 공간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기 위하여 전시장의 한 벽면에는 나의 시간여행을 상징하는 동영상을 상영하였다.
돌 작업을 주로 하던 내게 동영상 작업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긴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하며 항상 캠코더를 들고 다니며 서툴지만 직접 촬영을 하였다. 촬영한 것 중 가장 마음에 다가왔던 것은 강원도 쪽을 여행하며 만난 수 많은 터널이었다. 나의 정신세계는 항상 어디론가를 향해 가고 있고 그곳이 마음을 밝힐 수 있는 빛의 세계이기를 바란다. 그런 관점에서 터널은 나의 시간 여행의 주제와도 상당히 맞는 매력적인 소재가 되었다.
직접 촬영한 긴 터널의 이미지에 미립자 같은 수많은 별들의 생성과 소멸, 우주 원소인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끊임없는 순환 그리고 나의 삶의 기억들과 생각들을 상징하는 스틸 사진들을 오버랩 시키는 방식으로 현 시점의 나의 상황을 제시하는 동영상 <시간여행>을 제작했다.
조각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항상 머리를 떠나지 않는 또 다른 주제가 <만다라>이다. 나의 만다라는 불교적인 만다라라기 보다는 태극사상과 우주와 인간의 합일 그리고 작품과 자신과의 일체가 되기를 희망하는 심리적 상징체로서의 만다라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처님의 깨달음과 서원을 상징하는 수인을 작품에 직접 도입하였다. 손이 수려한 모델을 섭외하여 다양한 부처님의 수인을 약 일주일 연습시켜 촬영하여 편집하였다. 18개의 다양한 형상의 만다라와 함께 동영상으로 제작된 만다라는 나를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작업들을 통해 돌 작업과 함께 병행한 동영상의 도입 시도는 가장 원초적인 돌이라는 물질과 첨단의 미디어의 결합으로 새로운 형상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신하게 했다.

나 자신을 찾고자 시작한 작품들의 형상은 이미 많은 변화를 가지며 제작되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의 작품에 대한 주제는 크게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제작된 모든 작품들이 하나의 만다라로 완성되기를 희망하며 또 다른 형상을 찾는 긴 시간여행을 하고자 한다.

20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