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말

박지혜는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교에서 순수미술실기 및 현대미술비평으로 학사학위와 동대학원 순수미술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작가는 관계와 그 상호성에 대한 고민을 작업으로 펼친다. 개인과 집단 그리고 사회 속 다양한 관계 내에 잠복하고 있는 심리적 흔적을 발견하고, 이러한 흔적들을 영상이나 콜라주 작업을 통하여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현상들에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조합하여 만들어낸 상황과 그 안에서 발생되는 갈등의 여러 형태들을 시간성과 공간성을 의도적으로 제한한 장치 안에서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사유를 시각화 시키는 작업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제한된 시공간에서 벗어나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하여 다차원적인 시공간을 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작가는 인천에 잔재해 있는 여러 적산가옥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한다. 적산가옥들을 장소와 ‘비장소’가 뒤섞인 과도기적 공간으로 인식하여, 남겨진 공간에서의 역사적, 정치적, 사회학적 흔적들을 단순히 가시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심리적, 물리적으로 단절된 공간의 직관적 흔적 읽기를 시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편향된 의미를 도출하기 보다는 다양한 것들이 혼재되어 있는 공간의 장소적 혹은 비장소적 의미를 확장시켜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