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Sunwoo Kim)

1988년 서울 출생

서울에서 활동

작가 프로필 이미지

소개말

꿈을 잃어버리고 획일화 되어가는 사람들과 사회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해 나가고 있으며, 거기서부터 시작한 고민들을 스스로 날기를 포기해 멸종의 비극을 겪은 도도새를 통해 이야기 하는 김선우 작가입니다.

Q.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남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인근 해역에 위치한 모리셔스라는 작고 아름다운 섬에 살던 도도새들은 원래 날 수 있는 새들이었지만 먹을 것이 풍부하고 천적이 없는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굳이 날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고, 결국 날개가 퇴화되어 닭이나 오리처럼 날 수 없는 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15세기 포르투갈 선원들이 탐험을 하던 중 이 섬을 발견했을 때 그들의 운명은 정해져있는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새임에도 불구하고 날지 못해 너무나도 쉽게 잡혀버리는 그들에게 조롱이라도 하듯 ‘도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도도’는 포르투갈어로 ‘바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1681년, 마지막 남은 도도새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유일하게 증명해주는 것은 모리셔스의 포트루이스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도도새의 뼈다귀들 뿐 입니다.

도도새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전에는 머리는 새이고 몸통은 인간은 ‘새 인간’을 그려왔습니다. 유명한 소설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인간이 가진 모순 중의 모순은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는 행태라고 이야기 합니다. 자유에 대한 문제는 지금까지 살아온 저의 삶을 통틀어 가장 크게 고민해 왔던 문제였고, 자유의지를 가진 우리는 왜 진정 자유롭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 왔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사람들의 모습이 자유를 잃고 부자유스러운 인간의 몸 속에 갇힌 새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새 인간’으로 그려왔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는 도도새가 겪게 된 비극이 다소 각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새 인간’과 마찬가지로 현대인들이 마치 하늘을 나는 법을 망각한 도도새와 같다고 느껴왔기 때문입니다. 사회는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끊임없이 어떤 기준과 프레임을 제시하고 사람들이 그 속에서 안주하도록 유도합니다. 심지어는 행복의 기준이나 사랑의 형태와 같은 것들 까지도.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 날개를 버린 도도새는 현대인들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대인들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 조금씩 자유를 포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도도새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자유의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도도새에 대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풀어나가게 된 계기는 일현미술관에서 주최한 일현 트래블 그랜트라는 공모였습니다. 작가가 계획한 여행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저는 2014년 공모에 최종 합격해 도도새가 멸종했다고 알려진 모리셔스 섬으로 직접 떠나 2015년 7월 5일 부터 8월 5일까지 한 달 간 머물 수 있었습니다. 현지에 머무는 동안 도도새에 대한 자료수집, 드로잉, 인터뷰 등을 비롯한 리서치를 수행하였으며, 그것들을 토대로 지금까지 현대인과 현대사회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Q.주로 사용하는 작업방법과 나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제 작품에는 정글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합니다. 모리셔스를 방문했을 당시, 빽빽한 정글로 둘러싸인 그 섬에서 존재하지 않는 도도새를 찾아 나섰던 행위는 제게 있어 마치 끝나지 않는 숨바꼭질을 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기 때문입니다. 작품 이미지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정글 속 도도새들은 이러한 경험을 투영하고 있으며, 정글이라는 장소가 가진 속성이 현대인들이 삶을 영위해가는 도시와 무척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기 쉽고, 어떤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정글과도 같은 이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가 어디로 가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쉽게 휩쓸려가곤 합니다. 거대한 정글과도 같은 도시 속에서 벌어지는 욕망의 레이스 속에서 과연 사람들은 자신이 욕망하는 것이 진정으로 욕망했던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작품 속 이미지 여기저기에 보이는 도도새들은 이 정글과도 같은 현대 사회에서 헤매는 개개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