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Floating Portrait

2023.12.07 ▶ 2023.12.30

갤러리 나우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16 (신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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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관

    Ruined portrait_03 80.3x65.1cm(25F), Oil on line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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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관

    Ruined portrait_01 72.7x53cm(20P), Oil on line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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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관

    Ruined portrait_10 45.5x60.6cm(12P), Oil on line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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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관

    Ruined portrait_02 72.7x53cm(20P), Oil on line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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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관

    Ruined portrait_11 53x40.9(10P), Oil on linen, 2023

  • Press Release

    Floating Portrait

    내게 있어선 인물화를 그린다는 것은, 누군가의 내면을 그리는 것이 아닌, 조금은 다른 지점에서 시작한다. 바로 누군가를 둘러싸고 있는 표피화 되어 버린 현상을 그리는 것이다. 시간의 축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변화하는 인간들의 피드백은 ‘유행’ 또는 ‘신드롬’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내가 바라보는 세계는 날마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으며, 조금도 그 곳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을 목격한다. 왜냐하면 이 웨이브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자신의 도태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설적으로 유행과 신드롬에 민감하게 변화하는 자신을 감각적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 아래에서 우리가 고정되어 있다라고 믿고 있는 소위 ‘정체성’을 ‘그린다’ 라는 것이 헛된 소망일 뿐 있음을 추론할 수 있지 않겠는가? 어쩌면 내부가 아닌 철저히 외부(표면)만을 표현하는 것이 차라리 솔직한 행위일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려진 표피는 스크린 위에 잔상처럼, 그저 흐르는 표피일 뿐이다. 이러한 인지에서 누군가를 ‘그린다’ 라는 행위는 그저 산만함의 바다 위에 부유하는 표피를 그리는 행위이며, 그 궤적만이 그림에서 남을 뿐이다.
    - 김 병 관


    갤러리나우는 회화와 미디어아트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중 문화의 아이콘을 재현과 유연한 변형의 방식을 통해 표현하는 작가 김병관의 개인전 를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명화>,<미디어>,<카툰>으로 구분되는 그의 작업 중 <미디어>시리즈 24여 점과 여러 캐릭터가 변모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 드로잉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병관의 작업은 그가 성장하면서 자신을 무의식적으로 지배했던 매스 미디어의 영향에서 시작되었다. 강하고 거부할 수 없는 미디어의 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자신을 들여다 보며 그는 대중문화의 힘을 인정하고, 작가의 특권인 무한한 표현 의지를 담보로 대중 문화의 소재를 지배하며 유희하기로 의도했다. 작가는 자크 라캉의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문장에 동의하며, 자유롭게 가질 수 있는 성격의 결인 ‘욕망’조차도 결코 자유롭게 가질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한다. 대신 견고한 대상을 유연하게 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색의 온도를 유지함으로써 그만의 미감을 완성한다.

    작업 과정은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시각적 자료를 기반으로 대상을 모노톤으로 재현한 후 물감을 뿌리거나 문지른 뒤 흘러내리는 선을 방치하여 작업의 종료의 골든 타임을 위해 면밀하게 관찰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의 화면은 순간 집중력과 이를 뒷받침할 필력을 필요로 하며 추상과는 관계없는 우연의 의도를 극대화시킨다. CG에서 물체를 빨리 움직이게 하여 줄무늬가 나타나게 하는 효과인 모션 블러(Motion Blur) 형상도 그의 화면에서 주목할 점인데 그의 이러한 조형 감각은 서양화를 전공하고 가상 공간에서 빛과 오브제의 관계를 다루는 애니메이션 TD(Technical Director)로서의 경험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회화에서 ‘물아일체(物我一體)’란 스케치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캔버스(화면)-붓(도구)-화가(화자)’가 하나가 되어 가장 직접적인 매체로서의 성격을 비유적으로 드러내는 단어로 종종 언급된다. 마치 실수를 한 것 같은 그의 터치감은 회화의 수행 과정 중에 페인터로서 가장 ‘김병관’답게 하는 붓질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주고 그 붓질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관람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그가 이러한 회화의 본질적인 성격을 활용하며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대상을 둘러싸고 있는 표피화된 현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변화하는 대중들의 피드백은 유행이나 신드롬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난다. 이를 외면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사회적으로 도태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지만, 반대로 유행하는 이미지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이미지가 무의식적으로 주입된 것임을 반증하기도 한다. 이는 본질적으로 대중 문화의 아이콘에서 보여지는 견고한 ‘정체성’이 사실 ‘허무함’과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적어도 그에게 순수하게 대상을 그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순수한 그리기’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한 그의 작업이지만, 표피에 부유하는 듯 훼손된 이미지는 아티스트이자 대중의 한 사람인 ‘김병관’의 또 다른 ‘정체성’을 대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관능의 깊은 표면
    김웅기

    “금강”의 시인 신동엽은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했지만, 불행히도 김병관은 껍데기만 그린다. 껍질을 제거한 알맹이조차도 다시 껍데기로 그려버린다. 그림의 물질적 표면은 매끈하지만, 시각적으로는 끈적끈적하고 울퉁불퉁하다. 대중 문화 아이콘의 속살이 여물지않은 딱치처럼 겉으로 드러난 듯하다. 껍데기를 벗긴 알맹이 표면을 능숙한 붓질과 섬세한 터치로 겉이지만 속처럼 보이도록 그렸기 때문이다.

    미키마우스를 그리든 오드리 햅번이나 라퀠 웰치를 그리든 구체적 부위는 실루엣은 유지하지만 얼굴이나 신체의 구체적 부위는 어김없이 뭉게지거나 왜곡된다. 게다가 그가 그린 아이콘들은 분위기랄까 기운 혹은 감각의 더듬이 같은 것을 난잡하게 흘리거나 내뿜고 있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처럼, 눈 앞에 있기는 하나 딱히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나 홀로그램처럼 보이기도 하다. 노이즈가 생긴 아날로그 티브이 속이나 버그가 난 컴퓨터 모니터 속에서 튀어나온 가상현실 속에서 존재하는 여신처럼 보이는 것이다. 일그러지고 훼손되어도 여전히 아이콘은 아이콘으로서 불멸의 존재감을 내뿜기야 하지만, 왠지 텅 비어 있는 형태라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목소리가 육체에서 이탈되고, 디지털로 복제된 이미지가 편재하는 시대에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 스스로를 위장하는 이미지야말로 이 시대정신(zeitgeist)의 현신처럼 보이는 것이다.

    실체로부터 이탈하여 디지털로 끝없이 복제되고, 그 복제가 끝없이 돌아다니는 시대에서 작가가 제 아무리 개입을 하여 그 무한 증식의 고리를 끊어 내어도 복제 이미지는 적당히 변형, 증식되어 흘러 다닌다. “끝이 없는 것을 아는 한없이 복잡한 표면의 놀이(Mark Taylor)”인 것이다. 도리어 그 개입의 결과는 역설적으로 불변과 불멸의 신화=자연으로 남게 된다. 감추어진 것도 없고, 아무 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이미지의 의미만이 변형되어 영속하는 것이다. 기호 결합이 인과관계처럼 파악되어 우연에 의한 내포적인 의미가 외연적 의미로 드러나는 것이다

    김병관도 워홀처럼 대중 숭배의 대상인 아이콘을 작품의 소재로 차용하지만, 그 형식을 손을 사용해서 조작해서 채운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을 통해서 사람이나 사물을 보는 행위는 사물을 직접 보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게 의미가 부여되어, 보는 행위 자체를 변화시킨다. 현실 자체가 화면을 통해 보는 이미지와 점점 더 닮아가고, 급기야 그림을 그리는 자신이 곧 이미지와 분리되기 힘든 경험을 하게 되고, 자신의 존재를 자기가 그린 이미지를 통해서만 현실적으로 점차 느끼는 것이다. 이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화면을 통해 지각된 이미지가 자신의 신체를 통해 재구성되는 이미지를 통해서 자신을 확인하는 지각적 과정이 수반된 결과로 인한 것이다. 즉 화면으로 지각된 이미지가 신체를 통해서 변형되고 재현되는 그 행위 자체가 미적인 과정의 정신적 과정이나 그 생산이 되는 것이다. 가상이 현실보다도 더 현실적이라는 하이퍼리얼리티(hyper=reality)를 넘어서서 그 리얼리티 자체가 오히려 새로운 가상이 되어서 새로운 익숙함을 창출시키는 것이다.

    김병관이 가상을 가상으로 되돌리면서 만든 작품들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디에나 있는 이미지에 포섭된 김병관이 새긴 김병관 자신이 주체로서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다. 이 주체의 정체성은 김병관 내부에 있는 것도 아니고 김병관이 당연하게 받아들여 흡수했던 대중문화 속에 흩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주체의 외부에서 내면에 흡수된 다양한 이미지들이 대상화되어 작품의 소재로 사용되고, 그것이 다시 어떤 식으로는 반복적 방법을 통하여 다시 재대상화되어 페인팅을 매개로 하여 가공하는 과정 속에 예술가가 예술을 수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만 그 과정의 결과로 나타난 작품을 보면서 김병관의 유령같은 주체의 출몰과 활약 그리고 그 흔적을 음미할 따름이다.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화가인 김병관은 2012년 CJ E&M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공동 기획한 의 파이널리스트 선정자로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서울, 스위스 등에서 14회의 개인전과 서울시립미술관, 소마미술관, 토탈미술관 외 19여 회의 그룹전을 통해 영상과 회화 작업을 선보여왔다. <명화>,<미디어>,<카툰>연작으 요약되는 그의 회화 작업은 2015년 런던의 현대미술관인 사치갤러리에서 운영하는 사치아트(saatchiart.com)와 2016년 스위스 베른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주목받은 이후 현재까지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시제목김병관: Floating Portrait

    전시기간2023.12.07(목) - 2023.12.30(토)

    참여작가 김병관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일,월 휴무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나우 Gallery Now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16 (신사동) )

    연락처02-725-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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