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진 - The Allurement of Flowers

2008.10.30 ▶ 2008.11.16

석갤러리

대구 중구 봉산동 1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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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08-10-30 1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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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ess Release

    송호진은 사진이 인간의 미메시스(mimesis, 모방)적 욕망의 충족만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사진이 가지고 있는 조형성과 미적 가치를 고민하고 사진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관심을 가져왔었다. 송호진의 근작도 이러한 맥락에 있다. 최근, 그는 화려하게 피어있는 꽃을 사진에 담아내는데 몰두하고 있다. 이전 작업들이 인간의 성(性)에 대한 다양한 사고와 시선들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면 최근의 작업은 이전보다 더욱 치밀하면서 은유적으로 인간의 욕망에 대해 표현하고 있다.

    송호진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라는 대상의 본질을 탐구하고 상징화를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피사체인 꽃을 과감하게 근접 촬영하여 그것이 가지고 있는 섬세함과 조형적 아름다움을 살려내고 있다. 각각의 이미지 속에 맑게 투영된 꽃은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피어난 유한한 생명의 상징으로서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러나 송호진은 정물 사진의 표현처럼 꽃을 단순히 옮겨 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기법적인 측면에서 정물사진과 다른 일련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는 사진의 평면성을 거부하고 사진의 공간성을 표출하기 위해서 독특한 방법으로 작품을 전시한다. 즉, 그는 여러 장의 유리 사이에 인화지를 넣고 그 유리를 액자에 끼운다. 이때 인화지는 접착제와 같은 매체를 사용하지 않고 유리에 압착된다. 동일한 방법으로 유리를 덧붙이게 되면 사진은 입체적인 영상과 같은 효과를 가지게 된다. 그는 이러한 방법으로 사진이 보여주었던 3차원의 환영(illusion)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공간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 독특한 방법은 작품의 꽃을 신비롭게 한다. 송호진은 여기에 백색의 여백으로 작품 배경을 처리하였다. 그 결과 신비로운 분위기의 꽃과 백색의 여백은 화려함과 공허함이라는 이중적 이미지를 표출한다. 이것은 주제의 은유적 장치로 작동한다. 그는 이 은유적 장치를 통하여 감상자와 작품 사이의 대화를 이끌어낸다.

    우리는 신기하고 묘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작품으로부터 미메시스적 욕구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화려한 자태가 영원한 꽃의 매력에 빠져든다. 그리고 우리는 이 ‘꽃’으로부터 영원의 시간을 탐닉하게 된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보면서 자신이 영원히 살 수 없는 유한한 존재임을 알기에 다른 존재의 시간이라도 멈추고 싶어 하는 욕망이 발동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름다운 꽃을 사진으로 담거나 피어있는 꽃을 말리기도 하고 마른 나뭇가지에 조화를 붙여 살아있는 꽃나무처럼 보이도록 한다. 그러나 송호진은 이러한 우리의 행위가 덧없음을 지적한다.

    그의 작품에서 꽃은 욕망의 표상이면서 영원의 시간을 드러내는 존재이다. 꽃은 그것이 유한한 존재이기에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우리는 화려하게 피었다가 곧 시들어버리는 꽃으로부터 생명의 신비를 함축적이고도 명확하게 읽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꽃이 지듯이 모든 생명체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새로운 생명을 위해 사라진다. 씨앗에서 싹이 트고 꽃을 피우고 죽음으로써 새로운 생명체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꽃을 통하여 영원의 시간은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자연의 질서 안에 영원의 시간은 그렇게 존재한다. 인간도 자연의 질서 안에서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인위적으로 시간을 소유하거나 붙잡을 수 없지만 내 존재 가치를 증명하듯 유한한 우리의 삶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엮을 수 있다. 이렇게 송호진의 ‘꽃’ 연작은 인간의 욕망에 대한 심오한 발언이면서 우리를 삶에 대한 자기반성으로 이끌고 있다.

    서희주 (철학박사)

    전시제목송호진 - The Allurement of Flowers

    전시기간2008.10.30(목) - 2008.11.16(일)

    참여작가 송호진

    초대일시2008-10-30 18pm

    관람시간10:00am~18:00pm

    휴관일일요일

    장르사진

    관람료무료

    장소석갤러리 SEOK GALLERY (대구 중구 봉산동 134-12 )

    연락처053-427-7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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