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연: 자르뎅 시크릿(Jardin Secret)

2014.12.13 ▶ 2014.12.19

스페이스 비아트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로 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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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4년 12월 13일 토요일 0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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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기연

    fleurir Acrylic on canvas, 116.8x91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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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eurs matinales Acrylic on canvas, 116.8x91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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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기연

    blossom3 Acrylic on canvas, 30x30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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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ssom2 Acrylic on canvas, 30x30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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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ssom Acrylic on canvas, 30x30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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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Blanket Acrylic on canvas, 65.1x50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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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o Eyes Acrylic on canvas, 130.3x162.2cm,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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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tallation view_Space B.ART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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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tallation view_Space B.ART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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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tallation view_Space B.ART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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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tallation view_Space B.ART 2014

  • Press Release

    어른 아이는 과연 어디에서 살게 될까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큐레이터


    어린 아이다. 동물의 커다란 눈을 가진 이 아이는 굳게 입을 닫고 사람의 시선을 외면한 채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어쩌면 시선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아무도 없는 공간에 있어 바라볼 대상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고립된 공간. 그 속에서 아이는 어떤 외부와도 관계 맺지 않고 그저 그렇게 자리하고 있다. 증명사진이 그러하듯, 이 아이는 자신이 그저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온갖 호기심과 관심어린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어야 할 아이가 이렇듯 무심한 표정으로 있는 건 분명 이상 징후다. 도대체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아이는 구기연 작가 바로 자신의 다른 모습이다. 어린 시절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아름다운 세계만 보고 자란 아이가 어른 세계의 매정하고 가혹한 환경을 접했을 때 그 충격은 엄청났을 것이다. 아이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회귀해버렸고 그 아이의 고통은 해소되지 못하고 불안과 소외로 전이되어 버렸다. 그렇게 움츠러든 아이는 더 이상 세계와 대면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이 만든 방에 스스로를 가둬버렸다. 그런데 이 아이의 에고(ego)는 욕구에 충실했던 유아의 이드(id)와 구기연 작가라는 수퍼 에고(super ego)사이에서 항상 줄타기를 한다. 어른 세계에서 한 번 쓴 맛을 본 터라 어지간해서는 외부와 관계 맺으려 하지 않지만 그 기억은 오롯이 몸속에 남아 있다. 온전하게 외부와 차단하려 한 공간이지만 그녀의 기억에 따라 붙은 가혹한 현실 세계는 아이로 하여금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경험하게 한다.

    구기연에 의해 창조된 아이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게임 속 캐릭터와 존재론적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현실 영역의 타자(게이머)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게임 속 캐릭터와는 확실히 대조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아이에게는 가상성이라는 캐릭터의 존재론적 속성과 사회의 혹독함을 체험한 어른 아이라는 경험적 속성이 동시에 존재한다. 아버지로 표상되는 현실 사회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 그 가혹함에 놀라 과거의 시간으로 회귀한 아이. 현재에 순응할 수 없어 미래의 시간을 과거에 묶어버린 마법의 아이. 현재와 미래의 시간을 몸에 새겨 넣고서 과거의 시간이라는 가상의 공간으로 숨어버린 아이. 이렇듯 구기연의 아이는 자신을 타자화 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존재다. 나르시시즘(Narcissism)이 단순히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타자화 하여 끊임없이 응시하면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구기연의 작업은 나르시시즘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구기연의 개인사는 19세기말 유럽의 사회사와 맞닿아있다. 19세기 유럽은 산업의 급속한 발달로 위기감과 불안 심리가 만연했는데 이런 이유로 내면 세계에 집중하는 상징주의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다. 상징주의는 비합리성을 추구하고 직관과 인간의 내면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자아탐구에 집중하는 나르시시즘과 자연스레 겹치게 된다. 그래서 구기연의 아이가 어른 세계에 적응하지 못해 과거의 시간으로 회귀하고 자아탐구에 집중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나르시시즘의 등장 배경에는 항상 가혹한 현실 세계에 대한 거부 또는 외면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 예술이 자아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작가의 창조성을 강조하고 예술이란 무릇 작가의 독창적인 산물이 되어야한다는 풍토와 맞닿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풍토는 오늘날 현대미술계에서 그 의미가 상실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구기연의 자아 탐구가 과연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할 문제다.

    다행히 그녀의 작업은 고립된 아이의 모습만을 담는 방식에서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예컨대 (2013)은 자아탐구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나르시시즘이 의미 있는 것은 나를 타자화 하고 타자화 된 나를 끊임없어 응시하고 관찰하는 점에 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두 아이는 모두 작가 자신을 상징하고 있다. 다른 곳을 응시하는 두 존재는 서로에게 무관심한 듯 보이지만 뒤쪽 아이의 손이 턱을 괸 아이의 등을 어루만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동일시 된 존재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것은 타자화 된 자신을 적극적으로 인지하고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구기연의 작업은 단순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으로 고립되어 들어가는 병리적인 나르시시즘과는 구별된다. 2014년 신작에서 등장한 다양한 배경들이 여전히 이상적인 공간을 상징하고 있으나, 진공의 공간을 벗어나고 있음을 알려주는 징후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것이 유의미성을 획득하려면 현실의 적극적인 지움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현실을 지워 나간다는 것은 현실의 문제를 없앤다는 뜻이다. 현실의 삭제는 결과적으로 이상화된 세계를 향해 나아가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상화된 세계가 아니라 지워지는 현실이다. 삭제해야할 것은 현실의 모순이지 현실 부정이라는 행위 자체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아이가 앞으로 어디에서 살아갈지 궁금하다. 벨기에 상징주의 화가 페르낭 크노프가 만들어 낸 모호한 이상향에 이 아이도 살 수 있을까.

    전시제목구기연: 자르뎅 시크릿(Jardin Secret)

    전시기간2014.12.13(토) - 2014.12.19(금)

    참여작가 구기연

    초대일시2014년 12월 13일 토요일 06pm

    관람시간11:00am - 06:00pm

    휴관일월요일 휴관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스페이스 비아트 Space B.ART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로 7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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