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ezvous M - BE NOT SEEN

2019.01.03 ▶ 2019.01.20

갤러리 마롱

서울 종로구 북촌로 143-6 (삼청동) 갤러리 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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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9년 01월 06일 일요일 04: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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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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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하나

    Rendezvous M_방관된 고통(overlook the agony) Oil on canvas, 130.3 x 162.2 cm,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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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하나

    Rendezvous M_마스킹(masking) Oil on canvas, 116.8 x 91 cm,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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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하나

    Rendezvous M_안락의 구속(fetter of comfortable) Oil on canvas, 145.5 x 112 cm,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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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하나

    Rendezvous M_환각(hallucinosis) Oil on canvas, 91 x 116.8 cm, 2018

  • Press Release

    독백 : 날것의 나를 만나는 방식
    홍경한(미술평론가)

    우린 저마다의 삶의 환경이나 개인적 스토리, 처해진 상황과 사건 앞에서 심리적, 외면적, 관계적 이면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나와 진실한 존재로서의 나는 일정한 거리감을 지니고, 타인의 시선에 자신의 정체성 혹은 자아를 억제한 채 보이는 것/ 보여질 것에 초점을 둔 ‘상징’과 ‘기호’에 길들여진 삶을 산다.1) 어찌 보면 ‘화장’(化粧)도 그 상징과 기호 중 하나이다.

    작가 주하나의 작품 속 주인공은 ‘화장하는 여인’이다. 여기서 여인은 일차적으론 작가 자신을 지정하고 있으나 사실상 주체성을 상실한 모든 이들을 대입해도 큰 무리는 없다. 왜냐하면 화장은 보편적 당대 미적 기준을 암시하면서 스스로를 감추며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수정된 자신’이자, 외적 드러남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도구로서도 기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그림 속에서 화장하는 여인들은 화장이라는 꾸밈을 통해 표정을 은폐하며 마음을 위장한다. 만남/관계를 앞두고 제의처럼 진행되는 과정2)을 통해 내가 아닌 상대를 향한 상징을 끝없이 재생산하는 여성을 보여준다.
    물론 그의 그림에는 실존은 타인에 의해 가능함을 이해하면서도 때론 그것이 실존을 지배하는 경향에조차 저항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무게가 더 크다. 사회적 계약의 주체인 개인이 정작 주체양도라는 비의도적 양태에서 언제나 자유롭지 못하는 오늘을 가리키는 것이라 해도 무리는 없다.

    따라서 이 여성들은 단순한 조형을 넘어 무기력한 인간, 결핍 혹은 거세당한 존재3)를 드러내는 부호에 해당된다. 작가 개인에겐 스스로조차 실재인 냥 인지되고 인식된다고 착각하는 정직한 독백이면서 현실과의 괴리를 인정하는 미적 고백4)이다. 특히 타인의 지배로부터의 해방과 그들로부터의 진정한 독립은 그의 그림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다.5)
    타인에 의한 존재인식과 의도하지 않은 소외를 담고 있는 주하나의 여러 작품 중, (2018)과 (2018)은 2018년 연작 (2017-2018) 가운데서도 시각에 의존하기 보단 감각으로 표현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립스틱이나 거울 등의 화장도구들이 등장하지 않음에도6) 자의반 타의반 분리된 존재, 구속된 존재, 대등한 존재로 위치하고픈 작가의 불안한 감정7)이 선명하다. 그러고 보면 뭔가 투박한 듯 응어리진 존재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형국이다.

    여타 작품들도 맥락 면에서는 동일하다. (2017)이나 (2017)처럼 일부 과거 작품은 화려한 색깔에 선명한 배경을 하고 있으나, 최근 작업들은 왜곡되고 뒤틀린 형태를 하고 있는 선들의 뒤엉킴으로 인한 초조와 불안, 무채색의 우울함 등이 <방관된 고통>, <분리된 감정>, <수치의 껍데기>, <안락의 구속>, <침체> 등과 같은 작품들에서도 변함없이 드러난다. 더구나 나를 위시한 우리와 사회라는 미시적 혹은 거시적 측면으로 확장 가능한 부분 역시 균등하게 배어 있다.
    하지만 구체적 사물을 통해 직접적인 설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친절한 반면 의미전달은 단선적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이는 액면 그대로 노출된 제목만 봐도 그렇고 순수의 모습으로 치환된 의미로의 무채색이라는 설정 역시 어떤 계산이 깔려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만큼 ‘나는 이렇게 절실하다’는 뜻일 수도 있으나, 안타깝게도 이해와 공감은 다른데다 때론 그 의도의 적극적인 피력이 오히려 군더더기가 될 수 있음은 놓치고 있다.
    특히 에곤 실레나 루시안 프로이트 등의 작가에게서 유추되는 형식의 유사성은 독자성을 희석시킴과 동시에 변별력 차원에서 또한 향후의 과제로 남는다. 이어, 나를 둘러싼 것들로부터 온전한 해방을 위해 경주한다지만 이성과 논리가 우선되는 흐름은 여전히 표현이 아닌 ‘그리다’에 멈춰 있음을 살피게 한다.(이와 같이 주하나의 작품에서 엿보이는 몇몇 부분, 다시 말해 빤히 읽히는 조형적 논리와 형식의 유사성 등은 완성도와 깊이를 위해 앞으로 고민해야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공동체라는 틀 속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언급하고, 억제되는 욕망과 인정받으려는 욕구, 그에 비례해 감소하는 주체성에 관한 주하나의 서술은 동시대를 영위하는 우리에게 생각해볼 여지를 제공한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착용하는 페르소나, 자신마저 본질을 외면하는 형식주의는 언급할 가치가 있다.
    이처럼 주하나의 그림은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기이자 매일 매 시간 깨트리기 어려운 자아성에 대한 불안함을 대신하는 대리물이라고 할 수 있다.8) 무엇보다 주체로서 개인에 대한 자각이 녹아 있으며, 궁극적으로 ‘나’라는 존재성의 검증에 있음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비록 개인적인 내레이션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사회라는 단단한 거푸집과 나를 이을 경우 많은 이들이 겪는 자아의 문제와 그에 따른 자책감과 소외감9) 등을 안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화두자체는 의미가 있다. 타인의 관점에서 해석되는 나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용기 없는 나, 주변을 배제한 독립적인 나를 위한 몸부림에 대한 나름의 기록 역시 작가에겐 무가치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화두를 전개하는 데 있어 경험과 주관적 의식을 작품 속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고스란히 이입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감정과 충동이 현실이라는 외계와의 중개자 역할을 하는 그림으로 사회적으로 관계 맺는 모든 것에 의한 내부의 마찰과 갈등을 보다 직접적으로 다루는 시도도 요구된다.
    그러려면 굳이 구상에 얽매일 이유가 없으며 매체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다. 즉, 내용에 따른 조형방식은 얼마든지 유동적-개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유동과 개방이야말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발굴하는 것이자 ‘나’를 ‘나’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예술로 내면의 본질적인 자아를 찾는 효과적인 길일 수 있다. “치장과 거품을 걷어낸 나를, 그저 그 자체의 나를, 날것의 나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말이다. ■



    1) 특히 한국 특유의 정치적‧역사적‧문화적 배경 아래 싹튼, 낡고 오래된 모더니티는 여전히 우리 주변을 배회하면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고 행동양식에 대한 무비판적 습속을 하나의 이념처럼 주사하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나’에 대한 진정한 발견은 어렵고 고되며, 그만큼 상징의 거세 또한 힘들어진다. 이와 관련해 작가는 작가노트에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나를 찾는 방해요소가 무엇인지, 근거없는 이유들로 스스로 나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나의 목을 조이며 비로소 이유를 찾았다. 바로 ‘수치심’이었다. 이 수치심은 나 스스로를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 가두었다. 그것은 타인의 인정을 구걸하는 인격을 형성하기도 했다.”

    2) 화장을 하는 과정은 한편으로 자각 없이 꾸밈의 필요성을 무의식적으로 재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3) 작가는 “나는 존재하기 위해 ‘나’ 자신을 외면했다.”며 “티끌 같은 존재감은 나를 숨 쉬게 하고 목을 졸랐고, 그렇게 그들의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 나의 세상에서 ‘나’는 죽어갔다.”는 말로 화장이 존재에 관한 것임을 말한다.

    4) 여기서의 고백은 “나를 포장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 보이기 위한 정신으로 위장하고 언어를 치장하고 지식에 거품을 얹었다. 진정한 삶도, 진정한 관계도 점점 나에게서는 멀어져 가고 있었다. 외로움과 허기만이 깊어갈 뿐이었다. 그 무의미함을, 그 허기진 시간을 유의미함과 충만함으로 채우기 위해 캔버스 위에 나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라는 문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5) 이는 “그들의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 나의 세상에서 ‘나’는 죽어갔다.”와 같은 작가의 고백에서 확인가능하다.

    6) 이 말은 화장이라는 구체적 행위를 묘사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관계의 불균형과 그 자체로의 ‘나’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화장이라는 기호 외에도 날 것의 나를 적시하는 방법 역시 없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7) 개개인이 어떤 방식으로든 구속될 때 그 원인이 반드시 외부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때론 자발적 선택에서도 이뤄진다. 우린 이러한 상황을 매일 마주하면서도 경계하진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정당성을 옹호한다.
    
8) 작가는 “‘나’는 이제 살고 싶다. 나의 자아 속에 온전히 존재하고 싶다. 스스로를 객관화시키는 데에서 오는 ‘수치심’에서 벗어나고 싶다. 주관적인 시선으로 온전히 나를 바라보고 싶다.”는 말로 자아성에 대한 두려움을 대신하고 있다.

    9) 이 부분은 작가의 작가노트에 적힌 문장을 읽으면 쉽게 이해된다. “어렴풋한 기억이 남아있는 시절부터 어른들의 비교하는 언행은 나를 점점 세뇌시켜 타인의 틀이라는 작은 상자 속에 가두었다. 그때부터 나는 스스로 타인과 나를 저울대 위에 올려놓았다. 그럴수록 자기혐오, 자기합리화, 자기분노에 잠식되어 갔다. 하염없이 타인을 좇는 시선에 ‘나’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한 시간을 반복하며 나의 세상
에서 내 자신은 철저하게 소외되어갔다.”


    주하나 작가노트

    ‘그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로 인식되고 있을까?’ 지금까지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관심사였고 삶을 지탱하는 모티브였다.
    그들은 나를 제외한 모두였다. 그 모두에게 인정받기를 원했다.
    그저 찰나의 관계일지라도.
    그런 무의미한 시간 속에서 나는 허울에 집착하고 그것을 전부로 삼았다. 나를 포장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 말 그대로 의미가 없었다.
    보이기 위한 정신으로 위장하고 언어를 치장하고 지식에 거품을 얹었다.
    진정한 삶도, 진정한 관계도 점점 나에게서는 멀어져 가고 있었다.
    외로움과 허기만이 깊어갈 뿐이었다.
    그 무의미함을, 그 허기진 시간을 유의미함과 충만함으로 채우기 위해 캔버스 위에 나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가득한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고찰을 가시화하여 직접 대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행위.
    그 연속적 행위와 가시화된 내면을 보면서 계속되는 의문과 허기짐이 느껴졌다.
    캔버스 안에서만큼은 그토록 배제하고자 했던 타인의 시선에서 진정으로 해방되었을까?
    갖가지 색채로 채워진 캔버스 위의 나를 보며 아직도 다 내지 못한 용기와 마주했다. 나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던 수많은 미사여구를 빼기로 했다.
    치장과 거품을 걷어낸 나를, 그저 그 자체의 나를, 날것의 나를 만나기 위해 색채를 뺀 나를 캔버스 위에 올렸다.
    그 일련의 과정을 통해 더 깊숙한 곳에 있던 나를, 외면했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 한다. 받아들이려 한다.
    그 시선이 타인에게도 향할 때 잣대를 버리고, 있는 그대로 그들을 수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2018년 10월

    전시제목Randezvous M - BE NOT SEEN

    전시기간2019.01.03(목) - 2019.01.20(일)

    참여작가 주하나

    초대일시2019년 01월 06일 일요일 04:00pm

    관람시간11:00a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

    관람료무료

    장소갤러리 마롱 Gallery Marron (서울 종로구 북촌로 143-6 (삼청동) 갤러리 마롱)

    기획갤러리 마롱 (Gallery Marron)

    주최갤러리 마롱 (Gallery Marron)

    주관갤러리 마롱 (Gallery Marron)

    후원갤러리 마롱 (Gallery Marron)

    연락처02-720-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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