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일
He 5 inkjet print, 156x169cm, 2009
이기일
히식스 He 6 inkjet print, 156x216cm, 2009
이기일
Papa’s Band and OB’s Cabin Mixed media, 860×420×490cm, 2009
이기일
Label inkjet print, 105x105cm, 2010
새로운 패러다임 긋기
때때로 사람들은 무언가에 의해 망각된 시간의 저편으로 서서히 스며들어가는 야릇한 기분에 휩싸일 때가 있다. LA 다운타운의 허름한 호텔 로비에 세월만큼이나 고풍스런 피아노가 놓여 있고 사람들의 시선이 멈춘 그 시점, 언제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하고 신비로운 시간으로 사람들은 제각각 빨려 들어간다. 이기일은 2007년 LA 전시에서 다운타운의 유서 깊은 과거의 공간을 현대적인 갤러리 공간에 재현함으로써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였다. 입구에 들어선 순간 사람들은 어느덧 과거의 공간으로 스며들어 지금 현재를 잊고 과거의 그 순간으로 돌아가 잠시나마 과거와 조우한다. 작가는 지나간 시간 속 위대한 스토리를 현재에 재구성하여 시공간을 초월한 공간에 그들을 초대한다.
과거의 시간 속 의미 있는 것들은 역사로 남겨지고 그 역사를 증명하기 위한 전달자로서 작가 이기일은 미래의 대중문화예술 매개자이다. 잊혀져 가는 과거의 사료를 토대로 현재의 기록들을 집대성하는 그는 과거로의 여정을 통해 그가 역설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다.
“Papa’s Band and OB’s Cabin”은 최근 몇 년간 작가의 실험적, 탈 미술적 범주의 진행형 프로젝트이다. 혹자는 왜 미술인이 미술 문화 공간 안에 대중 음악의 역사를 전시로 재현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그의 독창적인 발상은 그러한 비판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그 신호탄이 되는 전시가 <괴짜들: 군웅할거 한국 그룹사운드 1960-1980>이다. 이 전시는 과거 한국 그룹사운드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집약하고 과거의 영광을 현재로 재현해서 미래의 문화 유산으로 남길, 중요한 아카이브 전시라 할 수 있다. 대중 음악의 오랜 역사에 비하면 이와 같은 시도가 때 늦은 감이 있으나 한국 대중문화의 발자취를 기록하고 각 시대를 재조명하여 그 위상을 드높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원대한 포부의 희망찬 시발점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동일한 관점으로 바라볼 때 이기일의 두 번째 프로젝트
그의 야심 찬 마지막 단계의 희망 프로젝트는 그룹 사운드의 메카인 영국 리버풀에서 한국 그룹사운드 1세대의 공연을 선보이려는 것이며, 그러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과감히 도전하고 잊혀져 가는 것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며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가는 이기일의 프로젝트들은 현재 그 스스로 던지는 화두이며 어찌 보면 시대를 초월한 그의 철학이 아닐런지…..
문화(=예술)의 범위가 포괄적이며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범주로 확산되어가는 이 시점에 문화의 하위 개념들을 가르는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고 각각의 개체로 구분 짓는다는 것이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와중에 작가 이기일은 이러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뜨리고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독립 큐레이터 이진영
이은우: 손길 모양 The Shape of Touch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23.10.24 ~ 2024.05.05
전통, 잇다 가로지르다
무안군오승우미술관
2024.02.24 ~ 2024.05.05
고슈가 Go Suga: All Go
갤러리 그림손
2024.03.27 ~ 2024.05.06
박현옥: The moment of spring (봄의 순간)
매스갤러리
2024.04.11 ~ 2024.05.08
시몽 부드뱅 개인전: 두 가지
대안공간 루프
2024.04.12 ~ 2024.05.11
지역원로작가 김정숙: 나의 에세이
포항시립미술관
2024.01.23 ~ 2024.05.12
댄 리: 상실의 서른 여섯 달
아트선재센터
2024.02.16 ~ 2024.05.12
우제길 초대전: 빛 사이 색
전남도립미술관
2024.03.05 ~ 202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