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representation
2011.11.25 ▶ 2011.12.23
초대일시ㅣ 2011-11-25 18pm
2011.11.25 ▶ 2011.12.23
초대일시ㅣ 2011-11-25 18pm
박기일
Plastic Memory 3 Acrylic on canvas, 146x89cm, 2011
박기일
Plastic Memory Acrylic on canvas, 194x112cm, 2011
박기일
Plastic Memory 4 Acrylic on Canvas, 80x53cm, 2011
윤상윤
Sub bike Oil on Canvas, 90x65cm, 2011
윤상윤
Sub bike2 Oil on Canvas, 130x162cm, 2011
윤상윤
Protem9 Oil on Canvas, 112x193cm, 2011
사람이 ‘보는’ 행동, 즉 시각적 감각은 인간의 그 어떠한 감각보다 강렬하다. 현대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엄청난 시각적 정보를 접하게 되는데 이는 과거 사람들에 비해 몇 십 배나 많은 수이기도 하다. 이렇게 많은 시각적 정보들은 보여주는 사람의 의도에 맞추어 생성, 편집되기도 하고 대량생산 되기도 한다. 우리가 접하게 되는 수많은 이미지들은 우리가 자의적으로 혹은 원초적으로 보고싶어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보여주는 사람의 욕망이 담겨있는, 타의적이고 의도된 이미지일 가능성이 많다.
사물이 가진 본질성은 “언어의 순환”을 통해 혹은 “이미지 복제”란 행동을 통해 사물이 본연에 가진 순수성에서 그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다. 인간의 ‘보는’ 행동, 즉 무척 원초적이고 자의적인 행동이 이제는 더 이상 자의적, 혹은 선택적일 수 없다는 얘기다.
박기일(b. 1981)은 모형 장남감인 피규어(Figure)시리즈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인간의 시각에 의해 파생되는 다양한 현상에 주목해왔는데 그동안 선보인 마스크(Mask)시리즈와 기계(Complex)시리즈, 엔진(Engine)시리즈에서도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전작에서 소재가 되어 왔던 마스크, 기계, 엔진은 캔버스에 마치 사진처럼 그려진 작품이었다. 사진처럼 그려졌다고 하여 극히 리얼하고, 완벽하게 묘사되는 극사실주의를 고수한다는 입장은 아니며 작가는 자신의 시각이 비친 사실성만을 그려내고자 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피규어 시리즈는 시중에 나와 있는 피규어가 아닌 작가가 선택한 특정 인물(스티븐 잡스, 데미안 허스트 등)들이며, 그 인물과 관련된 사물들을 함께 배치하여 그려낸 작가만의 피규어로, 피규어라는 형식의 특성만을 작업에 이용하였다.
“...(중략)...박기일의 작업은 시각적 재현에 대한 욕망이라는 단순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본다는 것, 무엇인가를 관찰한대로 평면에 옮겨 갖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망. 원시 예술의 발생과 함께 이야기되는 이 전통적인 동기는 이 동시대 작가에게도 역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회화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대상에 대한 소유욕을 충족시킬 수 있었던 인류의 영리한 발명품일 것이다. 어떤 물리적 상처도 남기지 않은 채 오로지 시신경의 힘만으로 대상을 갈취하는 방법...(중략)...”
- 유혜인 ‘소유한 것을 다시 소유하는 방법’ 中
어떠한 소재에 대한 반복적인 접근은 그 대상에 대한 소유욕, 욕망을 드러내는 방법일 수 있다. 위의 글처럼 박기일은 자연스러운 자신의 욕망을 회화란 매체를 통해 독창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윤상윤(b. 1978)의 작업은 “개인과 군중”, “개인과 도시”, “자아와 군중”, “개체와 주변풍경”, “군중과 주변사회” 등이 등장한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개인”은 작가자신이거나 주변지인 혹은 동물 하나를 지목하여 중심에 위치하고 그에 대립 혹은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초현실적 주변풍경이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회상의 한 장면인 듯 기묘하다. 이처럼 작가는 자기정체성의 영역과 자기 에고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다양한 이미지들을 통해 보여준다. 명확히 구분 지을 수 없는 영역에 대한 해석과 경계는 현대인이 지극히 공감하는 현재이며 과거이다.
작가들은 다양한 사회에 적응해가면서,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고민,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문제의식을 드러내곤 한다.
윤상윤은 “…(중략)…그룹이 공유하는 정체성은 곧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룹이 형성한 패러다임을 위협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곧 정체성에 대한 거부, 권력에의 대항이기 때문에 개인의 개성은 점점 다듬어져가고 평범해진 정체성만 남는 상황이 현대사회구조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일반화된 개념과 정체성으로 인해 익명화된 개인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현대사회의 단점을 말하기보단 익명화된 주변인물과 함께 자신도 안정적인 사회적 노선에 위치하고픈 마음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인다. 윤상윤은 새로운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겪어야 하는 고독의 상황을 화면구성의 직접적인 요소로 연출한다. 주로 캔버스의 중앙에 위치하는 인물은 수많은 자전거 속에서 홀로 서있거나, 책상 위에서 사색하는 등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1981년 경기도 부천출생
1977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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