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ng of Slant Rhymes 기울어진 각운들
2013.04.23 ▶ 2013.06.16
2013.04.23 ▶ 2013.06.16
차재민
Fog and Smoke HD video, color, sound, 20min, 2013, Courtesy of the Artist
홍영인
Heterogeneous Walking Embroidery and acrylic on scenic cotton fabric, 250 x 200cm, 2012, Courtesy of the Artist
윤향로
W/H single channel video(color, silent) , 00.02.48, 2012, Courtesy of the Artist
이미연
Bada 1,2,3 drawing on carbon paper, 22x28cm, 2008, Courtesy of the Artist
문영민
20130117 Oil on canvas, 38 x 45.5cm, 2013, Courtesy of the Artist
정은영
The Song of Phantasmagoria slide projection with 119 films and 4 projectors, dimension variable 00:04:00(looped), 2013, Courtesy of the Artist
국제갤러리는 오는 4월 23일부터 실험적인 태도와 폭넓은 상상력으로 무장한 한국 동시대미술의 촉망 받는 7명의 국내 신진 작가들의 그룹전 <기울어진 각운들>The Song of Slant Rhymes을 개최한다. <기울어진 각운들>은 국내의 전도유망한 젊은 작가 7인, 남화연, 문영민, 윤향로, 이미연, 정은영, 차재민, 홍영인이 참여하고 큐레이터 김현진이 기획한 전시이다.
국제갤러리는 앞으로 매년 1회씩, 향후 발전가능성 있는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장려하는 기획전시를 본격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그룹전 <기울어진 각운들>은 국제갤러리 2관 전시장내 기울어진 육중한 벽을 전통적인 화이트큐브에서 실험적인 공간연출에 따른 불안정한 간섭을 보여준다. 전시제목에 따른 각운의 의미는 대칭적 각운이 아닌 불완전운율을 상징함으로써 동시대의 작가의 존재가 지니는 사회적 관계 혹은 다소 어긋나있지만 여전히 울림으로 응답하는 모종의 긴장관계에 대한 메타포로 이해될 수 있다.
큐레이터이자 비평가로 활동중인 김현진은 7회 광주비엔날레(2008)의 공동 큐레이터, 네델란드 반아베 미술관의 게스트 큐레이터, 아트선재센터의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등으로 일했다. 대표 전시로는 “플레이타임-에피스테메의 대기실”문화역 서울 284(2012), “시선의 반격”전 L’appartement22(Rabat, 2010), “우발적 공동체” 계원 갤러리27(의왕시, 2007), "사동 30-양혜규" (인천, 2007)등이 있다. 최근 <정서영-큰 것, 작은 것, 넓적한 것의 속도>(현실문화, 서울, 2013)를 기획 및 공동 저술했으며, <큐레이터 본색>(한길, 서울, 2012), <가오시창- The Other There>(Timezone8, 베이징, 2009), <돌로레스 지니와 후안 마이다간>(Sala Rekade, 빌바오, 2007) 외 다수의 책에 글이 실려있다.
○ 기획자의 변_김현진
작가에게 작업을 하는 과정이라는 것은, 보고 느끼고, 사고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의 리듬을 하나로 집약하는 일이다. 큐레이터에게도 전시를 만드는 과정은, 개별 작품들의 리듬들을 엮이면서 공간의 리듬과 운, 즉 공간의 음율이 작품들의 요소와 내용들을 통해 어떻게 짜이는 지를 고민하는 과정이다. 또한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도 말해지도록 할 것인가라는 중대한 문제 때문에 기획을 한다는 것은 단지 작가와 작품을 고르는 일을 초월하여 바로 공간의 보이지 않는 영역을 탐색해야 하는, 바로 리듬과 각운, 율과 조의 짜임이라는 작곡의 과정, 혹은 어떻게 문법과 통사를 뒤틀어 새로운 리듬을 만들까 고민하는 시작(詩作)의 과정을 닮아있기도 하다. 이 전시는 주제나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비전으로부터 어떠한 제목이나 방향을 설정하여 전시를 기획하였다기 보다는 보다 추상적인 리듬이나 작업들의 운율을 떠올리며 마치 그것이 어떠한 새로운 움직임의 전조를 드러내는 공간이길 바라면서- 전시를 마치 시운을 만들듯, 혹은 음들을 가지고 작곡해 나가듯 만들어졌다.
바로 이 전시의 제목, “기울어진 각운들”은 이러한 전시 기획의 순간을 시적 공간에 비유하는 제목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딱 맞아떨어지는 운율보다도 더 복잡하지만 여전히 울림을 만들어내는 흥미로운 엇박의 각운을 드러내는 작가들을 언급하기도 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들의 작업이란 그들의 사회와 환경, 삶 속에 놓인 여러가지 조건이나 맞딱드려야 할 도전 역시 완벽함을 벗어난, 그리고 절대 완벽할 리가 없는 어긋나지만 여전히 상호 울림으로부터 오늘날 시각예술 작업은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바로 불완전한 각운(slant rhyme)으로 울리는 관계가 바로 사회 내 작가라는 존재들의 모습인 것이며, 이 전시는 이러한 영역의 은유를 시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전시에는 남화연, 문영민, 윤향로, 이미연, 정은영, 차재민, 홍영인 7명의 작가들의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인데, 우선 공간에는 큐레이터가 세운 길고 육중한 기울어진 벽이 등장하여 1층 공간을 가로지르며, 그 벽 위에 이미연 작가의 드로잉 80여 점이 벽에 매달리듯 설치될 예정이다. 드로잉 시리즈는 강이나 바다 조난 및 구조 현장의 보도용 기록 사진 등을 인터넷 등으로 찾은 후 그것을 먹지로 대고 베끼면서 일부분을 남기거나 지우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재구성한다.
남화연은 1층과 2층 공간에 새로 세워진 기울어진 벽에 응답하는 조각적 설치를 제안한다. 1층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할 수 있는 작업이 설치되며, 2층 기둥과 바닥 간의 관계를 1층 벽에 대한 잠정적 관계로 연결하는 구조물이 등장할 예정이다.
영화적 스케일과 퍼포먼스가 등장하는 비디오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차재민은 이번 전시에서 건설주의적 사회 내에서 도시 공간의 인공적 형성에 대한 관심으로 2012년 송도를 관찰하며 제작한
홍영인 작가는 한국의 전체주의적 사회 공간 내에서 목격되는 기묘한 풍경들을 재구성하거나 그러한 상황에 대한 알레고리적인 혼성 이미지들을 기계 자수 방식으로 제작해왔다. 작가의 이러한 작업들은 화려하고 과장된 바로크적 측면들을 드러내며, 이러한 특성은 섹스폰, 드럼, 콘트라베이스, 피리의 4명의 연주자들이 작가가 작곡한 리듬에 호응하여 즉흥 연주를 펼치는 오프닝 퍼포먼스, <광화문 사중주>로 이어질 예정이다.
회화 작가이자 비평가인 문영민은 양복 입은 중년 남성의 절하는 포즈를 작은 캔버스에 반복해서 그려내고 있다. 가부장적 사회 내의 의례(제사, 장례 등)에서 흔히 목격하게 되는 이 장면을 하나의 기호로써 반복 재생하는 사이, 하나의 같은 자세라고 여겨지는 그림들 사이에는 기묘한 시차와 미묘한 시선 차이, 결코 똑같이 재생할 수 없는 차연의 공간이 발생한다.
정은영은 지난 몇 년간 50-60년대 대중적 인기를 누렸으나 현재 쇠퇴 일로에 있는 여성 국극을 기록하고 연구해왔다. 다큐멘터리 영화로부터 최근 무대 극 형식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개인사적, 문화사적, 여성사적 사료가 될 수 있는 과거 국극 배우들의 사진 자료를 슬라이드 공간에 프로젝션으로 선보인다. 이 작업은 단순한 여성사에 대한 기록에서 나아가 여성이 남성을 연기함으로써 젠더적으로 퀴어 영역을 수행했던 여성국극의 혼성된 이미지들의 슬라이드 극장과 같은 설치가 될 것이다.
윤향로는 중산층 사회 내에 숨겨진 은밀한 폭력성과 권태, 성적 자극에 대한 탐닉을 다양한 작업 방식을 통해 드러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바라보는 이러한 차원들이 숨막히는 무대 장면에 대한 묘사를 담은 월텍스트 작업과 인터넷 안에 퍼져있는 다양한 성적 이미지들의 동영상들을 수집하여 재구성한 비디오 작업, 그리고 유명한 미국 히어로 만화들에서 인물과 배경 일부를 지우거나 오려낸 방식으로 제작된 80여 개의 평면 시리즈를 보여줄 예정이다.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에 가담하지 않겠다”라는 20세기 초 무정부주의자 엠마 골드만의 말처럼, 가장 불확실한 미래의 순간에 우리에겐 엇박이거나 불완전할지언정, 운율을 띄운 노래와 춤, 그리고 춤 추기 위한 리듬이 필요하다. 소리나 물리적 리듬이 없지만 그야말로 리듬과 운율의 세계이기도 한 미술 시각적 세계는 더 이상 고루한 예술 지상주의나 상업주의적 기제가 아니다. 이들은 바로 예술의 존재론적 운동을 구현하는 풍요로운 시적 세계이자 충돌과 조응의 역동적 세계, 그럼으로써 하나의 정치가 되는 잠재적 세계라고 할 수 있다.
1979년 서울출생
1968년 출생
1986년 서울출생
1978년 출생
1974년 출생
1986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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