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 Sea In The Blue House : 님을 위한 바다 展
2017.11.09 ▶ 2018.02.11
2017.11.09 ▶ 2018.02.11
전시 포스터
전혁림
통영항 300 x 600cm, 캔버스에 유채, 2005
전혁림
전시전경 2017
K현대미술관에서는 오는 11월 9일(목)부터 2017년 2월 11일(일)까지 특별기획전 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1세대 작가인 고 전혁림 화백의 존재가치에 주목하고, 21세기 한국 회화가 진일보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늘날 도시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서 ‘통영의 화가’ 전혁림의 작품을 다시 꺼내어 읽는 일은 얼핏 새삼스럽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서구와 일본 화단의 영향 속에서도 독자적으로 현대화의 길을 모색했던 작가를 한국의 사회문화적 변화의 맥과 함께 논하는 것은, 근래 여타의 전시 기획에서 찾아보기 힘든 만큼 특별하고 소중한 발돋움이 될 것이다.
전시의 제목인 에 나타나 있듯, 이번 K현대미술관의 전혁림 특별기획전을 장식할 대표작은 현재 청와대 인왕실에 소장, 전시된 <통영항>(2006)의 원작, <통영항>(2005)이다. 이 그림은 작가가 장장 91세의 나이로 통영 앞바다의 풍경을 그려낸 높이 3m, 폭 6m의 대작으로, 공개 당시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극찬을 받은 바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집권 중이던 노 전대통령은 한 매체를 통해 전혁림의 신작전 <구십, 아직은 젊다>의 개최소식을 접했고, 그 길로 사전 통지 없이 버스를 타고 미술관을 방문하였다. 노화백의 손을 맞잡은 자리에서 대통령은 “젊은 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통영 달아공원을 찾아 다도해를 내려다보며 마음을 위안받았습니다.”라고 고백하였다. 이에 전혁림이 4개월간 작업에 매진해 새로 그려낸 <통영항>(2006)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 전시된 후, 2009년부터는 자취를 감추었다가 2017년 봄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의해 인왕실로 복귀하는 지난한 과정을 겪게 된다.
학연과 지연 중심의 중앙 화단과는 일평생 거리를 유지한 채 독자적인 조형감각을 연마했던 전혁림은 1915년생으로, 그야말로 한국의 격동기를 체험한 세대의 일원이다. 남도의 지역성과 무한한 바다, 나아가 자연 전체의 보편성을 아우르는 성취를 거둔 그의 작품들은 모두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그려낸 다색화(多色畵, polychrome paint- ings)이다. 이는 전혁림이 그의 시대를 지배해온 서구의 추상사조나 일본풍의 단색화(單色畵, monochrome paintings) 열풍에 휩쓸리기를 거부하였으며, 어디까지나 “한국화가 전혁림”으로 자신을 정체화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그의 작업이 여러 세대를 아울러 미술계 바깥의 관객들과 청년 작가들에게까지 보편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까닭이다.
본 전시에서는 <통영항>(2006)의 원작뿐 아니라 그의 다른 버전인 <한려수도의 추상적 풍경>(2005), <기둥 사이로 보이는 한려수도>(2005) 역시 관객들을 찾아간다. 1000호가 넘는 이 대작들은 전혁림이 바다의 심연과 추상적 평면성을 융합하려 한 연구의 결과를 드러낸다. 더불어 높이 3.5m의 거대 도자기 작품인 <통영 항아리>(2005)부터 엽서 크기의 캔버스에 그려진 <누드>(2005) 연작까지 한 자리에 전시된다. 70여점에 이르는 다양한 규모와 매체의 작업들은 전혁림이 20세기 전반의 문화적 충돌과 혼성을 어떻게 개별적으로 체화하고 자신만의 예술로 승화하였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1916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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