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국동완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드로잉 25주) 한지에 흑연, 56 x 44 cm, 연작 41점, 2020
김허앵
한여름의 산책 캔버스에 유채, 72.5 × 116.3 cm, 2018
윤향로
:)◆30F-4 Epson UltraChrome inkjet, acrylic, and oil on canvas, 91 × 73 cm, 2020
이채연
가족을 위한 축복 한지에 분채, 65 × 65 cm, 2021
한상아
낯선 질량 종이에 먹, 49 × 49 cm, 2020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2022년 6월 8일부터 6월 29일까지 주제기획전
국동완은 모태 안에서 평균 40주 동안 성장하는 태아를 1주에 한 장씩 총 41장의 자유연상 드로잉으로 그려낸다. 그의 아티스트북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에는 드로잉 연작과 이 그림을 받아 적은 텍스트가 함께 수록됐다. 그림과 글은 독립적인 서사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영향을 준다. 40주의 시간을 통해 성장을 거듭하는 수정체는 계속해서 세포의 분열을 거듭하며 성장하게 되는데, 이것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좋든 나쁘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합쳐졌다 쪼개지기를 반복하는 과정과 같다.
김허앵은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을 거쳐 한 아이의 양육자가 된 후, 그 안에서의 일상을 소재로 삼은 회화 작업을 2020년부터 선보인 바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는 출산 이후 신체의 극심한 변화와 노화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낮은 레벨의 게임을 영원히 플레이하는 것과 같이 반복적인 돌봄의 일상을 살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지친 순간마저도 자신만의 경쾌한 색으로 흥미진진하게 포착하여,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그의 몸에 대한 관심은 인간을 넘어 동물과 식물에까지 확장되며, 생명의 의미에 관해 숙고해보게 한다.
윤향로는 동시대 이미징 기술을 기반으로 추상 회화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2020년 선보인 <캔버스들> 시리즈는 크게 세 층위로 나뉘어 있는데, 가장 아래에는 미술사적 맥락, 그다음에는 작가 개인의 작업 방향, 그 위에는 개인사적 맥락이 담겼다. 헬렌 프랑켄탈러의 카탈로그 레조네에는 그가 과거 올드마스터의 작품을 전유한 시리즈가 소개돼 있다. 이러한 내용을 발췌해 앱손울트라크롬 잉크젯으로 출력하고, 그 위에는 에어브러쉬를 사용한 아크릴로 다른 레이어를 얹은 뒤, 아들의 드로잉을 얹어 작가이자, 여성이자, 또 부모로서의 태도를 보여준다.
이채연은 민화의 형식을 활용해 정물, 풍경, 인물 등을 그린다. 출산 이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민화를 배우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해당 기법을 이용해 작품을 제작한다. 작가는 ‘파’를 자신을 상징하는 대상으로 활용해 자화상을 다수 그려왔다. 비교적 저렴한 식재료 이면서도 또 주재료를 돋보이게 해주는 부재료인 파는, 여리지만 동시에 단단한 모습을 드러낸다.
한상아는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법한 평범한 사건과 감정이 공상과 혼재하며 나타나는 낯선 풍경을 그린다. 다층의 먹으로 물들인 작가의 서사는 부모로서, 또 여성 작가로서 정체성을 확립할 때 마주하는 불안과 희망을 은유적으로 담는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자 또한 작가로 살아가면서 겪는 낯선 분투의 이야기를 담았다. ‘낯선 합장’과 ‘공탑’은 네 가족이 된 이후 누리게 되는 행복과 함께 드리워진 불안에 관한 작품이다. ‘오늘도 무사히’ 보내기를 바라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아슬아슬한 탑을 만들게 됐다. (글. 기획자 최정윤)
1979년 출생
1986년 서울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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