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안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자아”
현대 우리의 문화는 자궁이 말라버렸다는 말을 들을 만큼 정체성의 개념이 사라져가는 것 같다. 그림은 그 사회나 시대의 가치관과 철학이 담겨있다. 서양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 전개된다. 현대미술은 서구의 논리의 수용과정에서 우리의 전통적미의식과 가치가 무너지고 잊혀져가는 현실도 무감각하게 받아들인다.

이승안 작가는 서구의 물질(아프리카 사막의 얼룩말)과 이미지를 한국의 전통적인 색상과 이미지로 재구성하여 한국화 속의 제한된 소재의 틀을 벗어나 새로움을 창조했다. 그녀는 내용보다 시각적인 구성에 충실했다. 서양적 물질 즉 사막에서 무리 생활을 해야만 하는 얼룩말이 홀로 방황하는 모습에서 정체성을 생각하고, 흰색과 검정색의 줄무늬에서 한국적 색감을 찾아냈고, 말발굽에서 동양적 전각을 찾아내어 화면의 한 구성요소로 사용했으며, 사막이라는 공간보다는 동양적 여백으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자아의 모습에 집중 되도록 구성하였다.

작가는 보여주기를 통해 감상자로 하여금 정체성을 인식하도록 하는데 충실했다. 이를테면 작품에서 부재한 테이블의 다리, 외로운 조류의 모습, 벽에 걸려있는 하나의 의상, 기울어진 물병, 홀로 방황하는 얼룩말 등의 보여주기는 원래 있어야 할 것들이 부재한 것들을 지적하면서 정체성을 찾아가야 할 것을 관람자로 하여금 느끼게 한다. 특히 그녀는 한국적 색감(오방색)을 찾고자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드렸다. 바탕에 분채를 사용하여 적게는 7 번에서 14 번 이상의 반복적인 중첩을 통해 사라지고 생성시키면서 한국적 색을 찾았다. 결국 작가는 서구의 사막에서 무리생활을 하는 물질적인 요소와 한국의 전통적인 오방색과 동양의 정신적인 여유가 결합하여 한국화의 제한된 틀을 벗어나 새로움을 창조하였으며, 또한 현대미술의 결여된 정체성의 회복에 충실한 작품이다.
- 줌갤러리 관장 전순원

전시제목이승안 개인전

전시기간2010.11.03(수) - 2010.11.09(화)

참여작가 이승안

관람시간10:00am - 07:00pm

휴관일없음

장르회화와 조각

관람료무료

장소줌갤러리 ZOOM GALLERY (서울 마포구 서교동 384-13 영창빌딩 1층)

연락처02-323-3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