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 - AMOR FATI

2016.06.28 ▶ 2016.07.22

키미아트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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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ㅣ 2016-06-28 1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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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진기

    Assemblage(아쌍블라주) Mable, 350x150x530m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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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진기

    Fiat Lux(빛이 있으라) Marble, 1800x1800m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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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진기

    New moon Italian Marble, 300x120x350m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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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진기

    Shadow in the cracks(균열, 그림자) Basalt, 1100x900x2050mm, 2016

  • Press Release

    조각적 속박, 또는 해방 : 백진기의 근작들

    "모든 미술이 견고함과 수직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라면 이는 형태 자체가 중력에 맞서는 싸움이기 때문인데 이것은 결속된 전체인 하나, 즉 게슈탈트로서 온전히 남아있으려는 투쟁이다" (Robert Morris, 1966)

    과거에 로버트 모리스는 중력의 지배를 받는 지상에서 미술(특히 조각)의 존재 조건으로 견고함과 수직성을 거론한 적이 있다. 중력에 굴복하여 바닥에 누워있는 것, 깔려있는 것은 그 자체 인간의 주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주목의 대상이 되려면, 그리고 유의미한 어떤 것이 되려면 조각은 수직으로 일으켜 세워져야 한다. 물론 그 수직의 상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려면 조각은 충분히 견고하고 단단해야 한다. 견고하게 곧추 선 조각, 그것은 직립하여 보행하는 인간의 지각조건에도 부합했다. 이것을 미술사가나 비평가들은 게슈탈트(Gestalt) 또는 형태(form)라고 부른다. 이렇게 게슈탈트나 형태를 추구하는 조각을 우리는 '형태로서의 조각(sculpture as a form)' 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형태로서의 조각'에 동의할 수 없는 작가들이 있다. 그 견고한 수직의 형태가 지나치게 완전무결해서 변화의 가능성을 차단한다고 보는 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형태로서의 조각'이 너무 일찍 '완성'의 상태에 도달하여 그 완성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고 보는 작가들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이런 작가들은 게슈탈트와 형태를 긍정하기보다는 부정하는 쪽에서 반-형태(anti-form) 또는 비정형(formless)의 조각을 실천한다. "작품은 내가 나를 찾아나가는 수단이고 방법"이며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내 생각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지 어떠한 무엇으로 귀결된 것이 아니다"(작업노트, 2016)라는 견지에서 작업하는 백진기 역시 이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둥의 붕괴」(2015)에서 이 작가는 수직의 단단한 대리석 기둥의 물성을 공격하여, 또는 그 부피를 덜어냄으로써 여전히 견고하고 수직적이나 더 이상 '형태'라고 단언할 수 없는 어떤 상태를 얻어냈다. 그런가하면 대리석보다 좀 더 단단한 현무암 기둥이 '균열의 상태'에 처한 「균열, 그림자」(2016)는 수직으로 높이 쌓아올린 (기둥의)외형이 붕괴에 직면해 있음을 나타낸다. 이런 작업들은 '외형', 곧 형태의 '풍만한 안정감'을 훼손하면서 상부와 하부를 연결하는 기둥의 본래적 기능 자체를 무력화한다. 그것은 이 작가에게 지금까지 자신을 지탱해온 어떤 세계가 균열, 또는 붕괴 상태에 있음을 나타낸다. 흥미로운 것은 균열, 붕괴의 상태에 있긴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그것들이 기둥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그것은 "완전히 파괴된 그로테스크, 또는 완전 날 것의 상태는 아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백진기의 작업은 지금 여기에 현존하는 틀을 유지하면서 그 틀의 무게를 상당히 덜어내고 그럼으로써 그 틀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방향에서 육면체(입방체)를 파 들어간 「모든 방향들로부터 From all directions」(2015)에서 "육면체의 모든 면은 숨겨진 부분 없이 드러나 있고 안과 밖으로부터 모든 것들을 흡수하고 뱉어내는"(작업노트, 2016) 상태에 있다. 새기고 파내어 얻은 여백, 구멍들은 그것이 꽉 채워져 있을 때 상상할 수 없었던 내부와 외부의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어쩌면 그로부터 새로운 (재)구축이 가능할지 모른다. 「월식」(2015)이 "새로운 빛의 도래를 알리는 전조"인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백진기의 근작들에는 확실히 돈 애즈(Dawn Ades)가 다다(Dada) 두고 언급했던 "재구축이라는 위대한 과제에 선행하는 파괴적이지만 정화하는 떨림(cleansing convulsion)"이 존재한다.

    그런데 낡은 세계의 붕괴에 뒤따른 (재)구축은 어떻게 가능할까? 조각 작업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부산물들, 작은 돌들을 아상블라주(assemblage) 형태로 결합한 「빛이 있으라 Fiat lux」(2016)는 흥미로운 사례다. 이 작업에서 작가는 바닥에 흩어져 있는 버려진 작은 돌들에 구멍을 뚫고 거기에 지지대를 삽입하여 일으켜 세웠다. 이것은 바닥에 수평으로 깔려 있는 돌들에 수직성을 부여하는 작업이면서 동시에 부분들을 연결하여 '전체'를 얻는 구축(construction) 작업이다. 갖가지 형태, 갖가지 크기, 갖가지 색채의 돌 1000개는 일정한 높이에서 서로 맞물려 '원형'이라는 전체형태를 형성한다. 이 경우 돌들(부분들)을 하나하나 세워 맞물리게 하는 작업은 매 순간 예외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돌의 크기나 형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것들을 하나하나 일으켜 세우면서 서로 맞물리게 하여 전체 형상을 얻는 작업은 매 순간 다소간 즉흥적이고 임기응변적인 대응을 필요로 한다. 전체 형상(원형)는 예정되어 있으나 그 부분들을 연결하여 그 전체 형상을 얻는 과정은 언제나 예측불가인 것이다. 이것은 죽음이 예정되어 있으나 살아서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순간순간을 채워 나가야 하는 인간의 존재 양태(실존)에 대한 은유에 해당한다.

    삶의 매 순간에 달성한 성취들, 의미들이 언제나 잠정적이고 연약한 것과 마찬가지로 「빛이 있으라」에서 매 순간, 그리고 마침내 달성된 형상들은 잠정적이고 연약해 보인다.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조각 작품들처럼 수직성을 지니지만 중력을 이겨내고 굳건히 서있는 것처럼 보이기보다는 무중력 상태에서 붕 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매끈한 전체 형상(원형)을 구현하지만 견고하고 단단해 보이기보다는 일시적, 잠정적 결합체처럼 보인다. 마찬가지로 몸이 관여하는 모든 방향에서 점을 찍듯 새김질(carving)을 반복하여 얻어낸 형상들-「Buttefly effect」(2015), 「Neo Pointage」(2015), 「빛과 그림자」(2016)-은 주어진 조건에 주체/작가가 능동적으로 개입하여 얻어낸 최선의 형상들이다. 그것은 매순간 최선을 다하여 살아온 인간이 지금 자기 삶에 부여하는 '삶의 의미'와 같은 것이다. 작가에 따르면 그것은 '아모르 파티(amor fati)', 곧 (가혹한) 운명에 대한 사랑으로 칭할 만한 것이다. 글 앞부분에 나는 백진기의 작업을 반-형태(anti-form) 또는 비-정형(formless)의 조각으로 지칭했는데 지금 다시 보면 그의 조각에서 형태(form)에 덧붙을 접두어(접미어)로는 반(反anti-)이나 비(非-less)보다는 재(再re-), 간(間inter-), 또는 변(變trans-) 같은 것이 좀 더 적절한 것 같다. ■ 홍지석조각적 속박, 또는 해방 : 백진기의 근작들

    "모든 미술이 견고함과 수직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라면 이는 형태 자체가 중력에 맞서는 싸움이기 때문인데 이것은 결속된 전체인 하나, 즉 게슈탈트로서 온전히 남아있으려는 투쟁이다" (Robert Morris, 1966)

    과거에 로버트 모리스는 중력의 지배를 받는 지상에서 미술(특히 조각)의 존재 조건으로 견고함과 수직성을 거론한 적이 있다. 중력에 굴복하여 바닥에 누워있는 것, 깔려있는 것은 그 자체 인간의 주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주목의 대상이 되려면, 그리고 유의미한 어떤 것이 되려면 조각은 수직으로 일으켜 세워져야 한다. 물론 그 수직의 상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려면 조각은 충분히 견고하고 단단해야 한다. 견고하게 곧추 선 조각, 그것은 직립하여 보행하는 인간의 지각조건에도 부합했다. 이것을 미술사가나 비평가들은 게슈탈트(Gestalt) 또는 형태(form)라고 부른다. 이렇게 게슈탈트나 형태를 추구하는 조각을 우리는 '형태로서의 조각(sculpture as a form)' 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형태로서의 조각'에 동의할 수 없는 작가들이 있다. 그 견고한 수직의 형태가 지나치게 완전무결해서 변화의 가능성을 차단한다고 보는 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형태로서의 조각'이 너무 일찍 '완성'의 상태에 도달하여 그 완성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고 보는 작가들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이런 작가들은 게슈탈트와 형태를 긍정하기보다는 부정하는 쪽에서 반-형태(anti-form) 또는 비정형(formless)의 조각을 실천한다. "작품은 내가 나를 찾아나가는 수단이고 방법"이며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내 생각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지 어떠한 무엇으로 귀결된 것이 아니다"(작업노트, 2016)라는 견지에서 작업하는 백진기 역시 이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둥의 붕괴」(2015)에서 이 작가는 수직의 단단한 대리석 기둥의 물성을 공격하여, 또는 그 부피를 덜어냄으로써 여전히 견고하고 수직적이나 더 이상 '형태'라고 단언할 수 없는 어떤 상태를 얻어냈다. 그런가하면 대리석보다 좀 더 단단한 현무암 기둥이 '균열의 상태'에 처한 「균열, 그림자」(2016)는 수직으로 높이 쌓아올린 (기둥의)외형이 붕괴에 직면해 있음을 나타낸다. 이런 작업들은 '외형', 곧 형태의 '풍만한 안정감'을 훼손하면서 상부와 하부를 연결하는 기둥의 본래적 기능 자체를 무력화한다. 그것은 이 작가에게 지금까지 자신을 지탱해온 어떤 세계가 균열, 또는 붕괴 상태에 있음을 나타낸다. 흥미로운 것은 균열, 붕괴의 상태에 있긴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그것들이 기둥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그것은 "완전히 파괴된 그로테스크, 또는 완전 날 것의 상태는 아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백진기의 작업은 지금 여기에 현존하는 틀을 유지하면서 그 틀의 무게를 상당히 덜어내고 그럼으로써 그 틀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방향에서 육면체(입방체)를 파 들어간 「모든 방향들로부터 From all directions」(2015)에서 "육면체의 모든 면은 숨겨진 부분 없이 드러나 있고 안과 밖으로부터 모든 것들을 흡수하고 뱉어내는"(작업노트, 2016) 상태에 있다. 새기고 파내어 얻은 여백, 구멍들은 그것이 꽉 채워져 있을 때 상상할 수 없었던 내부와 외부의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어쩌면 그로부터 새로운 (재)구축이 가능할지 모른다. 「월식」(2015)이 "새로운 빛의 도래를 알리는 전조"인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백진기의 근작들에는 확실히 돈 애즈(Dawn Ades)가 다다(Dada) 두고 언급했던 "재구축이라는 위대한 과제에 선행하는 파괴적이지만 정화하는 떨림(cleansing convulsion)"이 존재한다.

    그런데 낡은 세계의 붕괴에 뒤따른 (재)구축은 어떻게 가능할까? 조각 작업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부산물들, 작은 돌들을 아상블라주(assemblage) 형태로 결합한 「빛이 있으라 Fiat lux」(2016)는 흥미로운 사례다. 이 작업에서 작가는 바닥에 흩어져 있는 버려진 작은 돌들에 구멍을 뚫고 거기에 지지대를 삽입하여 일으켜 세웠다. 이것은 바닥에 수평으로 깔려 있는 돌들에 수직성을 부여하는 작업이면서 동시에 부분들을 연결하여 '전체'를 얻는 구축(construction) 작업이다. 갖가지 형태, 갖가지 크기, 갖가지 색채의 돌 1000개는 일정한 높이에서 서로 맞물려 '원형'이라는 전체형태를 형성한다. 이 경우 돌들(부분들)을 하나하나 세워 맞물리게 하는 작업은 매 순간 예외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돌의 크기나 형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것들을 하나하나 일으켜 세우면서 서로 맞물리게 하여 전체 형상을 얻는 작업은 매 순간 다소간 즉흥적이고 임기응변적인 대응을 필요로 한다. 전체 형상(원형)는 예정되어 있으나 그 부분들을 연결하여 그 전체 형상을 얻는 과정은 언제나 예측불가인 것이다. 이것은 죽음이 예정되어 있으나 살아서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순간순간을 채워 나가야 하는 인간의 존재 양태(실존)에 대한 은유에 해당한다.

    삶의 매 순간에 달성한 성취들, 의미들이 언제나 잠정적이고 연약한 것과 마찬가지로 「빛이 있으라」에서 매 순간, 그리고 마침내 달성된 형상들은 잠정적이고 연약해 보인다.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조각 작품들처럼 수직성을 지니지만 중력을 이겨내고 굳건히 서있는 것처럼 보이기보다는 무중력 상태에서 붕 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매끈한 전체 형상(원형)을 구현하지만 견고하고 단단해 보이기보다는 일시적, 잠정적 결합체처럼 보인다. 마찬가지로 몸이 관여하는 모든 방향에서 점을 찍듯 새김질(carving)을 반복하여 얻어낸 형상들-「Buttefly effect」(2015), 「Neo Pointage」(2015), 「빛과 그림자」(2016)-은 주어진 조건에 주체/작가가 능동적으로 개입하여 얻어낸 최선의 형상들이다. 그것은 매순간 최선을 다하여 살아온 인간이 지금 자기 삶에 부여하는 '삶의 의미'와 같은 것이다. 작가에 따르면 그것은 '아모르 파티(amor fati)', 곧 (가혹한) 운명에 대한 사랑으로 칭할 만한 것이다. 글 앞부분에 나는 백진기의 작업을 반-형태(anti-form) 또는 비-정형(formless)의 조각으로 지칭했는데 지금 다시 보면 그의 조각에서 형태(form)에 덧붙을 접두어(접미어)로는 반(反anti-)이나 비(非-less)보다는 재(再re-), 간(間inter-), 또는 변(變trans-) 같은 것이 좀 더 적절한 것 같다. ■ 홍지석

    전시제목백진기 - AMOR FATI

    전시기간2016.06.28(화) - 2016.07.22(금)

    참여작가 백진기

    초대일시2016-06-28 18pm

    관람시간10:00am~19:00pm

    휴관일일요일

    장르선택하세요

    장소키미아트 KiMi Art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47 )

    연락처02-394-6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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